배우 김영애가 불꽃 같은 삶 속 진솔한 연기를 남기고 사랑하는 이들 곁을 떠난 지 벌써 7년이 흘렀다.
1970년 MBC 공채 3기 탤런트로 데뷔한 김영애는 당시 한혜숙, 고 김자옥과 안방 트로이카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세련된 외모에 극에 몰입하는 타고난 연기로 팬들의 큰 사랑을 받았고 1986년부터 수년간 오뚜기 모델로 지내며 따스한 엄마 이미지를 구축했다.
2000년대엔 사업가로도 이름을 날렸다. 2002년 황토팩 사업으로 크게 성공을 거두었고 그 시기 잠시 연기 활동을 접기도 했다. 하지만 2007년 고발 프로그램의 보도로 사업이 실패하자 김영애는 충격과 스트레스로 2012년 췌장암 치료를 받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때에도 그의 연기 열정은 식지 않았다. 투병 사실을 숨긴 채 MBC '해를 품은 달' 촬영을 감행했기 때문. 김수현, 한가인, 전미선 등과 함께 열연을 펼치며 시청자들을 홀렸는데 드라마가 대성공하는 걸 본 뒤 9시간의 대수술을 받았다.
그의 진심이 통한 걸까. 김영애는 췌장암이 완치돼 이후 꾸준히 드라마와 영화를 넘나들며 작품 활동을 이어갔다. 영화 ‘변호인’, 드라마 SBS ‘내 사랑 나비부인’, MBC ‘메디컬 탑팀’, SBS ‘미녀의 탄생’, MBC ‘킬미힐미’, JTBC ‘마녀보감’, SBS ‘닥터스’ 등에서 변함없는 존재감을 자랑했다.
2016년 8월 27일부터 지난 2월 26일까지 54부작으로 방송된 KBS 2TV 주말극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에서는 최곡지 역으로 시청자들을 브라운관 앞으로 끌어당겼다. 하지만 이 때 췌장암이 재발했고 김영애는 투혼을 발휘, 병원에서 외출증까지 끊어가며 촬영 의지를 불태웠다.
드라마는 높은 시청률과 화제성을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두었지만 김영애는 이를 유작으로 남기고 눈을 감았다. 스스로 자신의 인생을 정리하기 시작했고 2017년 4월 9일 오전, 가족들이 보는 가운데 생을 마감했다. 그의 나이, 아직 연기 열정을 더 불태울 수 있는 67세였다.
많은 선후배 동료들, 가족들과 팬들의 눈물 속 김영애는 영면에 들었다. 그리고 어느새 7년이란 시간이 지났다. 그럼에도 여전히 많은 이들은 ‘해를 품은 달’ 속 대왕대비 윤씨를, ‘변호인’ 속 최순애를, ‘애자’ 속 엄마를 기억하고 있다. 고 김영애는 하늘의 별이 됐지만 그가 남긴 연기는 변함없이 빛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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