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가 트레이드로 영입한 뒤 장기 계약을 맺은 장신 우완 투수 타일러 글래스노우(31)가 단 88구로 14탈삼진 경기를 했다. 90구 미만으로 14개의 삼진을 잡은 최초의 투수로 이름을 남겼다.
글래스노우는 10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타깃필드에서 펼쳐진 2024 메이저리그 미네소타 트윈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등판, 7이닝 3피안타 무사사구 14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다저스의 6-3 승리를 이끌었다.
1회 미네소타 1번 에두아르도 줄리엔을 루킹 삼진 잡고 시작한 글래스노우는 2~3회 2개씩 삼진을 뺏어내며 빠르게 K를 늘렸다. 4회에는 카를로스 코레아, 알렉스 키릴로프, 바이런 벅스턴을 3타자 연속 삼진 처리하며 KKK 이닝. 5회 첫 타자 호세 미란다와 맷 월너까지 6타자 연속 삼진으로 기세를 올렸다.
6~7회에도 2개씩 삼진을 뺏어낸 글래스노우는 총 투구수 88개로 경기를 마쳤다. 최고 98.3마일(158.2km), 평균 96.2마일(154.8km) 강력한 포심 패스트볼(45개) 중심으로 슬라이더(28개), 커브(15개)를 섞어 던졌다.
포심 패스트볼로 잡은 삼진만 8개나 될 정도로 구위가 대단했다. 슬라이더, 커브로도 각각 3개씩 삼진을 뺏어냈다. 루킹 삼진만 6개나 될 정도로 커맨드도 좋았다. 88구 중 65구가 스트라이크로 그 비율이 73.9%에 달했다.
탈삼진 14개는 개인 한 경기 최다 타이 기록. 탬파베이 레이스 시절이었던 지난 2021년 4월13일 텍사스 레인저스전, 9월7일 보스턴 레드삭스전에서 14탈삼진 경기를 펼친 바 있다. 당시 투구수는 각각 102구, 103구였다.
하지만 이날 경기는 88구로 14K 경기를 했다. 3구 삼진만 5개로 공격적인 투구가 통했다. ‘MLB.com’에 따르면 투구수 기록이 집계된 1988년 이후 90구 미만으로 14탈삼진을 기록한 투수는 글래스노우가 최초다.
경기 후 글래스노우는 “전혀 몰랐다. 멋진 기록이다”며 “평소 컨디션과 비슷했는데 터널링이 훨씬 더 좋았던 것 같다” 말했다. 로코 발델리 미네소타 감독도 “글래스노우가 오늘처럼만 던진다면 그 어떤 팀도 이길 수 있을 것이다. 가볍게 하는 말이 아니다. 지난 몇 년간 2~3명 정도 말고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는지 모르겠다”고 치켜세웠다.
투구수만 보면 1이닝 정도 더 갈 수 있었지만 6-0 넉넉한 리드 상황에서 불펜에 마운드를 넘겼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글래스노우는 우리가 해야 할 일에 있어 아주 큰 부분을 차지한다. 1이닝 더 던진다고 해서 좋을 게 없다”며 “올해 본 것 중 가장 압도적인 경기였다. 앞으로 더 많은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203cm 장신 파이어볼러 글래스노우는 지난해 시즌 후 탬파베이에서 다저스로 트레이드된 뒤 5년 1억3650만 달러에 연장 계약했다. 2019년부터 매년 팔꿈치 부상에 시달리다 2021년 8월 토미 존 수술을 받았고, 지난해도 내복사근 염좌로 시즌 출발이 늦었다. 한 번도 규정이닝을 채우지 못할 만큼 부상 리스크가 큰 투수이지만 건강할 때는 누구보다 압도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