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 만에 국내 무대에 복귀한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의 ‘괴물’ 류현진이 NC 다이노스와 처음 만난다. 강인권 NC 감독은 “한화전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동산고를 졸업한 뒤 2006년 프로에 데뷔한 류현진은 2012년까지 한화에서 뛰다가 2013년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 2011년 창단한 NC는 2012년 퓨처스리그에서 뛴 뒤 2013년부터 1군 무대에서 본격적으로 실력을 겨뤘다.
메이저리그 통산 78승 투수 류현진은 복귀 후 국내 무대를 평정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기복을 보였다. 지난달 23일 LG와의 정규 시즌 개막전에 등판한 류현진은 3⅔이닝 6피안타 3볼넷 5실점(2자책)으로 패전 투수가 됐다. 지난달 29일 KT를 상대로 퀄리티스타트(6이닝 8피안타 9탈삼진 2실점)를 달성했지만 승운이 따르지 않았다.
류현진은 5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키움과 만났다. 결과는 참담했다. 4⅓이닝 9피안타 2볼넷 2탈삼진 9실점으로 시즌 2패째를 떠안았다. 11일 잠실 두산전 선발로 나선 류현진은 6이닝 1피안타 2볼넷 8탈삼진 무실점으로 복귀 첫 승을 신고했다. 최고 구속 148km까지 나왔고 체인지업, 커브, 컷패스트볼 등 자신의 주무기를 효과적으로 활용했다. 한화는 두산을 3-0으로 꺾고 5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2012년 9월 25일 잠실 두산전 이후 4216일 만에 프로야구 통산 99번째 승리를 신고한 순간이었다.
류현진은 3전 4기 끝에 마수걸이 승리를 신고한 뒤 “첫 승이 늦은 감이 있다. 사실 많이 늦었다. 그동안 계속해서 한 이닝에 집중타와 실점이 이어지면서 매 경기 어려움이 있었는데 오늘은 다행히 그걸 넘겼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그는 “고척 경기 당일에는 조금 충격을 받았다. 그러나 다음 경기가 있고 초반이기 때문에 빨리 잊으려고 노력했다. 그러다 보니 오늘 좋은 결과가 나왔다”면서 “나로 인해 연패가 시작됐다. 경기 전 호텔 사우나에서 투수코치님을 만나 ‘잘못 시작된 걸 내가 끊겠다’고 했는데 그걸 한 거 같아서 좋다”고 덧붙였다.
개인 통산 99승을 거둔 류현진은 오는 17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리는 NC와의 원정 경기에서 개인 통산 100승에 도전할 예정이다. “매 경기 똑같은 마음으로 준비하고 있다. 선발 투수가 할 수 있는 역할을 하면 100승이 따라올 거라고 생각한다. 난 1회부터 내려오기 전까지 항상 준비를 똑같이 할 생각”이라는 게 류현진의 말이다.
강인권 감독은 12일 대구 삼성전을 앞두고 “류현진과 드디어 만난다. 우리 선수들은 나름대로 기대할 것 같다”고 말했다. NC는 지난해 한화를 상대로 9승 6패 1무로 강세를 보였다. 예전의 한화가 아니기에 강인권 감독도 “한화전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NC 타자 가운데 류현진과 상대한 경험이 있는 타자는 손아섭(32타수 8안타 2타점)이 유일하다. 강인권 감독은 “어린 타자들은 류현진과 상대하게 되어 영광스럽게 생각하고 타석에 들어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인권 감독에게 ‘상징적인 대결이지만 목표는 승리 아닌가’라고 하자 미소로 대답했다. 반드시 이기겠다는 의지가 묻어났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