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롯데 자이언츠는 꼴찌로 추락했다. 프로야구 역사상 명장 중 하나로 불리는 김태형 감독에게도 책임이 가는 것은 당연하지만, 현 상황에서는 감독도 어떻게 할 수 없는 상황으로 흘러가고 있다. 과거의 선택들을 후회해도 돌이킬 수 없지만 곱씹어보면 미련이 남을 수밖에 없다.
롯데는 12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4-9로 패했다. 4연패 수렁에 빠지면서 시즌 4승13패를 마크, 꼴찌로 추락했다. 모두가 예상하지 못했던 시즌의 시작이다.
주중 삼성과의 3연전을 모두 내주고 서울로 무거운 발걸음을 옮긴 롯데는 투타의 불협화음을 다시 연주할 수밖에 없었다. 전날(12일) 경기도 선발 박세웅이 4이닝 11피안타(1피홈런) 2볼넷 1탈삼진 7실점(6자책점)으로 무너졌고 타선은 선발 헤이수스에게 10개의 삼진을 당하며 틀어막혔다. 헤이수스가 내려간 뒤 반격했지만 추격하기에는 너무 늦었다.
과정에서 빗맞은 타구가 안타가 되고 잘 맞은 타구는 야수들에게 막히는 등 불운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선수들의 페이스와 컨디션이 좀처럼 올라오지 않는 게 문제다. 특히 내야진 구상이 완전히 틀어졌다. 12일 경기 내야진 선발 라인업을 보면 1루수 정훈-2루수 손호영-3루수 이주찬-유격수 이학주였다. 김태형 감독이 당초에 구상했던 개막전 라인업과 비교해보면 차이가 크다. 1루수 나승엽-2루수 김민성-3루수 한동희-유격수 노진혁으로 신구 조화가 이뤄지고 정상 컨디션이라면 타선의 흐름도 유기적으로 연결될 수 있는 구성이었다.
결국 전준우만 잡을 수밖에 없었고 4년 47억원에 잔류 계약을 맺었다. 전준우 역시도 경쟁을 해야 했고 롯데가 제안한 금액보다 더 높은 제안을 한 팀도 있었지만 전준우의 충정이 롯데의 체면을 살리게 했다. 전준우와 계약하면서 안치홍과는 자연스럽게 결별을 해야 했다. 안치홍은 한화와 4+2년 최대 72억원의 계약을 맺고 떠났다. 안치홍 대신 김민성을 사인 앤 트레이드(2+1년 총액 9억원)로 영입한 게 안치홍의 대안이었다.
내야진 전체가 흔들리고 제 몫을 해주지 못하는 상황이기에 샐러리캡 문제로 팀을 떠난 안치홍의 존재가 당연히 그리워질 수밖에 없다. 안치홍은 현재 시즌 초반 부진을 딛고 타율 2할9푼(62타수 18안타) 1홈런 8타점 OPS .792의 성적을 기록 중이다. 지난 4년간 롯데에서 보여줬던대로, 계산이 되는 선수로서 건실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김태형 감독을 비롯해서 롯데 구성원 모두가 안치홍의 이탈에 아쉬움을 표현했다. 그만큼 안치홍은 모두가 만족했던 선수였다. 현재 내야진 문제가 계산 서는 선수가 없다는 것을 생각하면, 안치홍이라는 선수의 부재가 더 뼈아프게 다가온다. 안치홍도 롯데 잔류의 의지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여건들이 맞지 않았다.
이후 롯데는 FA 시장에서 발 빠르게 움직였다. FA 시장 개장과 동시에 이미 롯데는 영입할 선수들을 점찍고 계약서를 준비했다. 포수 유강남과 4년 80억원, 유격수 노진혁과 4년 50억원에 계약을 맺었다.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스프링캠프 출발을 앞두고 사이드암 한현희와 3+1년 최대 40억원에 계약을 맺으면서 투수진 보강까지 단행했다.
사실 당시 시장 상황과 비교했을 때 ‘오버페이’라는 지적도 없지는 않았다. 하지만 롯데는 포수, 유격수 자리가 모두 약점이었다. 롯데는 을의 입장이었고 투자를 해야 한다면 과감한 결정이 필요했다. 또한 5선발로 내정됐던 이인복이 팔꿈치 뼛조각 수술을 받게 되면서 전반기 막판이나 되어서야 복귀가 가능했다. 투수가 필요한 시점에서 한현희를 선택했다. 3명의 FA 선수들에게 170억원을 투자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들과 계약 2년차에 접어든 현 시점, 170억 FA 선수들은 모두 1군에 없다. 모두 최대 4년 계약이기에 계약이 끝난 뒤 평가를 해야 하지만 현 시점에서는 모두 아쉬운 목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다. 170억을 투자하면서 샐러리캡 한도는 꽉 찼고 현재 팀 연봉 총액은 89억8400만원으로 가장 비싼 구단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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