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감한 형사들3’에서 역대급 망상에 빠진 범인의 기막힌 행각이 공개됐다.
지난 12일 방송된 티캐스트 E채널 ‘용감한 형사들3’(연출 이지선) 33회에는 서천경찰서 여성청소년범죄 수사팀 방지현 경위, 차옥주 경위, 서천경찰서 교통조사팀 이견수 경사가 출연해 직접 해결한 수사일지를 펼쳤다.
이날 형사들이 소개한 사건은 친구가 며칠째 연락이 되지 않아 집에 찾아갔는데, 집 안에서 TV 소리가 나지만 문을 열어주지 않는다는 신고 전화로부터 시작됐다.
창문을 깨고 진입했을 때 친구는 이미 사망한 상태였다. 그런데 현장에 피로 보이는 붉은 액체가 많이 흘려져 있었지만 피 냄새가 나지 않아 의아함을 자아냈다. 붉은 액체는 피가 아닌 토마토 케첩이었던 것. 마요네즈까지 범벅 돼 있는 특이한 현장이었다. 또한 현장에는 피해자의 피가 묻은 옷, 범행 도구로 보이는 톱과 대형 전지가위가 그대로 남아있었다.
피해자의 소식이 알려진 후, 다른 도시에 살던 아들이 오지 않고 휴대전화도 꺼 놓는 등 종적을 감추는 수상한 행보를 보였다. 아들은 피해자의 사망 추정일 무렵, 이미 사망한 할머니의 병간호를 이유로 근무했던 피시방을 갑작스럽게 그만둬 의문을 더했다. 이후 전국을 누비며 피해자의 신용카드를 사용한 흔적이 발견됐고, CCTV를 확인한 결과 범인은 아들이었다.
추적 끝에 검거된 아들은 살기가 가득한 모습으로 자신이 아버지를 살해했다고 말했다. 아들은 아버지가 자신의 친아버지가 아니며 자신에게 돈을 주지 않아 살해했다고. 특히 아들은 "잡히지만 않았더라면 기네스북에 올랐을 것", "오늘은 여기까지" 등의 광기 어린 발언으로 모두를 충격 받게 했다.
범행 당일, 아들은 자고 있는 아버지의 허벅지를 찌르며 통장 비밀번호를 묻는 등 뜻대로 되지 않자 아버지를 살해했다. 현장의 케첩과 마요네즈를 뿌린 이유는 피 냄새를 없애기 위해서 였다. 그는 원래 어머니까지 살해하려 했지만 기운이 빠져 포기했다고 말했다. 아들의 주장과 달리 아버지는 친아버지가 맞았다.
검거 당시 아들의 가방에는 회칼, 망치, 장난감 수갑 등과 누군가의 신용카드가 발견됐다. 아들은 두 명을 더 살해했다 주장했고, 카드 명의자를 확인해 보니 노부부가 살해된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또한 아들은 여성이 운영하는 1인 마사지숍에 가서 마사지사 살해를 시도했으나, 피해자의 필사적인 도주로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또 다른 1인 마사지숍을 예약해 놓은 상황이었다.
아들은 자신이 킬러의 유혹에 빠진 것 같다고 진술해 황당함을 더했다. 자신은 세계적인 킬러의 교육을 받았다고 주장한 것. 검거한 공범은 실제 킬러가 아닌 아들이 근무 중인 성매매 업소 실장이었다. 아들은 평소 실장에게 아버지에 대한 고민을 털어놨고, 실장은 “너희 아버지는 계부다”며 자신이 세계적인 킬러였고, ‘영웅 킬러’가 되려면 혼자 범행을 책임지라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망상에 빠진 아들과 가짜 킬러 공범의 살인극이었다.
뒤늦게 발견된 아버지의 유서에는 본인이 사망할 시 아들에게 모든 재산을 상속하라는 내용이 담겼고, 유서 옆에는 아들의 편지가 보관돼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아들은 무기징역, 공범은 30년 형을 선고받았고 아들은 조현병을 앓고 있다며 심신 미약을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kangsj@osen.co.kr
[사진]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