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KIA 타이거즈가 천신만고 끝에 5연승에 성공했다. 한화 이글스의 맹추격을 뿌리치며 단독 1위를 굳건히 했다. 그런데 이범호 KIA 감독은 선수들에게 미안함을 표시했다.
KIA는 13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벌어진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와의 원정경기를 11-9로 승리했다. 지난 9일 광주 LG 트윈스전부터 시작된 연승 행진을 ‘5’로 늘리며 13승4패(승률 .765)로 단독 1위를 질주했다.
선발투수 양현종이 6이닝 5피안타 2볼넷 8탈삼진 2실점 호투로 시즌 4번째 등판에서 첫 승을 신고했다. 3회 고종욱의 스리런 홈런 포함 6득점 빅이닝을 펼치며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부진에 시달리던 외국인 타자 소크라테스 브리토도 5타수 3안타 4타점으로 살아났다.
그러나 경기 후반 한화의 맹추격에 진땀을 뺀 경기였다. 5회초까지 8-0으로 리드한 KIA는 체력 안배 차원에서 5회말 시작과 함께 김도영을 김규성으로 교체했다. 11-2로 스코어를 더 벌린 7회초에는 최원준 타석에 김호령을, 최형우 타석에 이창진을 대타로 쓰며 주전 선수들을 하나둘씩 빼줬다.
경기 전부터 이범호 감독은 “이기는 경기를 계속 하다 보니 타이트한 경기가 많았다. 선수들이 체력으로 많이 피곤한 상태다. 최대한 부하가 덜 걸리게끔 운영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7회초까지 9점차 리드, 어느 정도 승기를 굳힌 상황이라 이범호 감독은 주전들의 체력 세이브를 위해 교체 카드를 꺼냈다.
그런데 7회말 갑자기 경기 양상이 바뀌었다. 선발 양현종이 내려간 뒤 7회 시작과 함께 추격조 김사윤이 마운드에 올랐는데 2사 후 수비 실책이 불씨 됐다. 우익수 소크라테스가 이진영의 파울 지역에 뜬 타구를 놓쳤다. 잡을 수 있는 타구를 놓치면서 실책으로 기록됐고, 김사윤이 다음 공에 이진영을 맞혀 몸에 맞는 볼로 주자가 나갔다.
이후 한화가 요나단 페라자의 안타, 안치홍의 볼넷으로 만든 2사 만루에서 노시환의 2타점 좌전 적시타가 터졌다. KIA는 윤중현으로 투수를 바꿨지만 김태연의 우중간 1타점 적시타, 이재원의 1타점 중전 적시타, 최인호의 우월 스리런 홈런이 터지면서 순식간에 7실점했다. 11-9, 2점차로 쫓기면서 급히 필승조를 호출했다.
장현식이 이도윤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임종찬을 루킹 삼진 잡고 7회를 끝냈지만 8회 또 한 번의 고비가 왔다. 곽도규가 이진영에게 안타를 맞더니 페라자와 안치홍에게 연속 볼넷을 주며 무사 만루 위기를 초래했다. 지극히 결과론이긴 하지만 전상현 카드를 두고 곽도규를 먼저 쓴 것이 실패로 돌아 갔다.
무사 만루에서 전상현이 팀을 구했다. 노시환을 9구 승부 끝에 직구로 인필드 플라이 처리한 뒤 김태연을 초구 유격수 땅볼 유도, 6-4-3 병살타로 이닝 종료시켰다. 무사 만루 위기를 무실점으로 극복한 전상현은 9회 선두 이재원에게 안타를 맞고 내려갔지만 최지민이 탈삼진 1개 포함 3타자를 아웃시키며 1이닝 세이브를 기록, 천신만고 끝에 5연승을 완성했다.
경기 후 이범호 감독은 "야수들이 초반에 점수를 많이 내줘서 위기가 있었음에도 승리할 수 있었다. 무사 만루를 무실점으로 막아낸 전상현 선수를 특히 칭찬하고 싶고다. (마무리투수 정해영이 쉬는 상황에서) 불펜투수들도 리드를 끝까지 잘 지켜줬다"고 경기를 총평했다.
이어 이범호 감독은 "선수들이 힘든 경기를 하게 해 감독으로서 미안하게 생각한다.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은 선수단 모두에게 고맙게 생각한다"며 미안함과 고마움을 동시에 나태낸 뒤 "연이틀 원정 경기에서 큰 응원 보내주신 팬들에게도 항상 감사드리고, 내일까지 분위기를 이어가 꼭 승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KIA는 14일 한화전에 최고 외국인 투수로 떠오른 우완 제임스 네일을 앞세워 2연속 스윕 및 6연승에 도전한다. 한화에선 좌완 리카르도 산체스가 선발등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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