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이미지 보여드리고 싶어요". '원더풀 월드'에서 독기를 보여준 신인 배우 임지섭이 연기자로서 포부를 밝혔다.
임지섭은 지난 13일 종영한 MBC 금토드라마 '원더풀 월드'에서 권민혁 역으로 출연했다. '원더풀 월드'는 아들을 죽인 살인범을 직접 처단한 은수현(김남주 분)이 그날에 얽힌 미스터리한 비밀을 파헤쳐 가는 휴먼 미스터리 드라마로, 이 가운데 임지섭은 사랑하는 가족을 빼앗아 간 사람에 대한 복수심으로 가득한 인물을 보여줬다. 이에 종영에 앞서 최근 서울시 마포구 합정동에서 임지섭을 만나 '원더풀 월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지난 2019년 웹드라마를 통해 데뷔한 임지섭은 '원더풀 월드'로 지상파 드라마에 도전했다. 그는 "많은 선배님들과 좋은 작품에 출연할 수 있어서 좋은 기회이고 영광이라고 생각했다"라며 "촬영이 없을 때도 가서 현장에서 선배님들 하시는 거 보면서도 많이 배웠다"라고 밝혔다.
특히 그는 "김남주 선배님, 차은우 선배님과 호흡하는 게 배움이었다고 생각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실제 '원더풀 월드'가 김남주의 드라마 복귀작이자 차은우와의 호흡으로 화제를 모았던 바. 임지섭은 이를 위해 권민혁을 소화하고자 노력했고, 그 중에서도 "저 자체의 성격보다 훨씬 더 많은 걸 표현해야 하는 캐릭터라 준비나 연습도 많이 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저는 주변 사람들에게 표현이 능숙한 편은 아니"라며 "내성적인 부분도 없지 않아 있다"라고 고백했다. 그러나 권민혁은 달랐다. 이에 "거칠고 날이 서 있는 캐릭터이다 보니. 대사도 조금 고함치듯이 해야 하고, 날카롭게 이야기하는 부분들이 조금 더 그래보이고 싶었던 욕심이 있었다"고.
임지섭은 "어쨌든 이미지 적으로도 제가 가지고 있는 캐릭터가 날카롭다는 얘기를 많이 들어서 그런 부분을 최대한 많이 끌어내려고 연습했다"라며 "집이나 연습실에서 혼자 소리도 여러 톤으로 내보고. 말하는 톤에 있어서도 조금 더 반항 적인 느낌을 내려고 소리를 냈다"라고 설명했다.
날카로운 이미지를 위해 다이어트도 시도했단다. "몸무게로 따지면 3~4kg는 뺀 것 같다"는 임지섭은 "그런데 제가 몸이 빠지는 것에 비해 얼굴이 안 빠져서 항상 고민이다"라고도 털어놨다.
무엇보다도 그는 "민혁이 과거에 어린 시절에 부모를 잃은 상처가 있고 기억이 있는 친구다 보니까 어떻게 보면 부정적으로 생각을 갖고 행동을 하면서 안 좋은 쪽으로 성장을 한 것이지 않나. 그런 부분에 있어서 '복수심'이 디폴트 값으로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라고 강조했다. "그냥 고함을 치고 거칠게 하는 게 아닌 이에 대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나아가 임지섭은 "그래도 복수심이 이유가 아닐까 생각했다"라며 "계획적으로 선율이(차은우 분)처럼 복수할 정도의 깜냥은 안 되는 캐릭터 같지만 어쨌든 내제된 복수심이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연기를 했다"라고 덧붙였다.
임지섭이 '원더풀 월드'를 처음 만난 시작은 오디션이었다. 그는 "감독님이 선율이와 민혁이를 비교하면서 설명을 많이 해주셨는데 선율이가 복수를 함에 있어서 민혁이가 꼭 필요한 존재고 도구고. 민혁이 만의 복수심이 있는 걸 잘 표현해줬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하셨다"라며 캐릭터의 '전사'에 대해 고민한 점을 밝혔다.
이에 그는 "가장 많이 조언을 구한 건 아무래도 감독님이었다. 연기를 어떤 감정으로 해야겠다는 건 제 안에서 정리를 해서 간다. 그런데 혹시나 시청자들한테 어떻게 비칠지 예상할 수 없어서 감독님께 극을 만들어가는 입장에서 촬영 전에 연기를 보여드린 적도 있다. '여기는 조금 더, 여기는 담담하게'라고 해주시면 연출자의 피드백을 듣고 따랐던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그런 임지섭을 지켜보는 선배 연기자들과의 호흡은 어땠을까. "차은우 선배님과는 먼저 대사도 대사인데 저보다 촬영 경험이 많으시니까 액션이 조금 있었다"라고 밝힌 그는 "와이어도 있고 그런 현장에서 확실히 저보다 경험이 많고 능숙하시니까 이렇게 해야 안전할 것 같고 이렇게 해야 조금 더 유리할 것 같다는 조언을 많이 해주셨다"라며 고마움을 표했다.
특히 그는 "김남주 선배님은 저한테 상담을 권유하며 찾아오는 장면에서 처음으로 감정적인 대사를 해봤는데 긴장을 조금 많이 했다. 한참 선배님이기도 하고 워낙에 잘하시니까. 저한테 준비 잘해왔다고 하시더라. 감정도 좋고, 칭찬을 해주셔서 너무 기분이 좋았던 기억이 있다"라며 기뻐했다. 그는 "제가 준비한 연기들이 어떻게 보면 선배님 입장에서는 과하거나 부족하거나 감정이 닿는 데에서 모자라게 느껴지실 수도 있는데도 잘했다고 칭찬해주시니까 기분이 좋았다"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성공적으로 지상파 드라마 데뷔를 마쳤지만 임지섭의 시작은 모델 전공이었다. 학창 시절 연기도, 노래도 해본 적 없다던 그는 "고등학교 전에는 남들과 다를 게 없이 학교 갔다가 학원 가는 학생이었다"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그러던 중 "도전해보자"는 생각으로 한림예고에 지원했고, 자연스럽게 모델 활동을 시작했다고. 연기는 모델 일을 하며 제의를 받았단다.
특히 그는 "내가 그래도 연기를 언제까지 할 진 모르겠지만 직업인데, 이렇게 연기를 대하고 연기를 해서는 배우라고 할 수도 없겠구나 생각했다. 앞으로도 배우 활동을 하는 데 있어서 불투명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때부터 오기도 생기고 노력을 했던 것 같다. 어쨌든 내가 타고난 센스가 있는 배우는 아니라고 생각이 들었고. 그때부터 인정을 하면서 노력을 하고, 연습을 하고"라며 근성을 피력했다.
"아직도 제가 모니터링을 할 때 100% 마음에 들 수는 없다"라고 고백한 그는 "3년 전 쯤 2~3개월 동안은 집에서 계속 드라마,영화만 찾아보고 같은 장면 돌려서 따라하고 돌려서 따라했다. 엄청 그런 시기가 있었다. 많이 공부가 되고 연습이 되고 성장을 한 것 같다. 저도 지금도 계속 하고 있다"라고 털어놨다.
이러한 과정을 딛고 임지섭은 뮤지컬 '디어 에반 핸슨'에서 코너 머피 역으로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그는 "뮤지컬과 드라마는 정말 다르더라"라고 혀를 내두르며 "아무래도 관객들 반응을 제가 눈으로 실시간으로 보게 되다 보니까. 긴장도 많이 하는 것 같고 떨릴 때도 많다"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습도 행복했다. 무대의 시간도 너무 행복하고 재미있다"고.
임지섭은 "어느 직업이나 그렇겠지만 항상 일을 하기 위해 일하는 직업이지 않겠나. 누구나 그런 현실적인 고민이 있을 것 같다. 항상 준비가 돼 있어야 하고"라며 "연습하고 준비한 대로 상대배우 분과 호흡을 맞추고 하는 것 자체가 민혁 캐릭터도 그렇고 뮤지컬에서 맡은 캐릭터도 그렇고 거칠고 날이서고 고함을 치는 게 제가 노력을 많이 하고 걱정을 했지만 무대에서 고함을 치고 나며 카타르시스가 오더라. 그런 걸 보면 열심히 한 보람이 있다고 느껴서 재미있다고 생각도 든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끝으로 그는 "다양한 이미지를 보여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귀여운 캐릭터도 맡아보고 싶고, 웃긴 캐릭터도 맡아보고 싶고. 항상 한 이미지에 국한된 연기를 하는 배우가 아닌 다양한 연기를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는 다양한 연기를 보여드릴 수 있는 그런 배우가 되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 monamie@osen.co.kr
[사진] 판타지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