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율 1할대 부진 속 이천행을 통보받은 두산 베어스 외국인타자 헨리 라모스(32)가 열흘이 넘도록 퓨처스리그 경기를 뛰지 않고 있다. 이천에서 무슨 일이 생기기라도 한 것일까.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는 지금으로부터 11일 전인 지난 5일 외국인타자 라모스를 1군 엔트리에서 전격 제외했다.
말소 사유는 부진. 총액 70만 달러(약 9억 원)에 두산 새 외국인타자가 됐지만 11경기 타율 1할7푼8리 8타점 OPS .502로 침묵하며 2군행을 통보받았다. 시범경기 때만 해도 9경기 타율 3할3푼3리 7타점으로 KBO리그에 순조롭게 적응하는 듯 했지만 3월 개막과 함께 월간 타율 2할1푼2리로 적응에 애를 먹었고, 4월 들어 3경기 타율 8푼3리 극심한 빈타에 시달렸다.
라모스는 지난 4일 인천 SSG전에서 4타수 무안타 3삼진에 그치며 타율이 1할9푼5리에서 1할7푼8리까지 떨어졌다. 인내심에 한계에 다다른 이승엽 감독은 결국 5일 사직 롯데전에 앞서 칼을 빼들고 라모스에게 2군행을 통보했다. 당시 이 감독은 “2군 내려가서 하고 싶은 연습을 하고 오라고 했다. 근래 타격을 보면 공을 따라다니기만 한다. 상대에게 전혀 위압감을 줄 수 없는 타격이다. 더 안 좋아지는 것 같아서 2군에서 재정비할 시간이라고 판단했다”라고 설명했다.
이 감독은 구체적으로 “공을 잡아 놓고 친다는 표현을 하는데 공이 올 때까지 기다리지 못하고 하체가 아닌 상체가 먼저 나가서 컨트롤을 하려다 보니까 선구안을 발휘하지 못하고 떨어지는 변화구에 자꾸 손이 나간다. 삼진이 많아지는 등 정상 컨디션이 아니다”라며 “외국인선수를 사실 벤치에 두는 것도 부담스럽다. 나머지 외야수들이 있으니까 2군 가서 마음의 안정도 찾고 좋은 모습을 찾아서 다시 오라고 말했다”라고 덧붙였다.
라모스가 2군에 내려간 지도 어느덧 열흘이 넘게 흐른 상황. 그런데 라모스는 2군에 있는 동안 단 한 번도 퓨처스리그 경기에 뛰지 않았다. 부상이 없는 데도 말이다. 하루 빨리 반등과 콜업이 이뤄져야 하는 상황에서 왜 아직도 실전을 소화하지 못하는 것일까.
라모스는 이천에서 실전이 아닌 ‘제로 베이스’에서 기술 훈련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 관계자는 OSEN에 “기술적으로 보완을 하면서 타격감을 끌어올리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또 최근 퓨처스리그 일정이 상동과 마산이었다. 이동하는 대신 이천에서 기술 보완에 초점을 맞추고 훈련을 진행했다”라고 설명했다. 라모스는 퓨처스리그 대신 대학팀과의 연습경기를 통해 훈련 성과를 확인했다.
외국인타자 없이 9경기를 치른 두산은 이 기간을 5승 4패로 잘 견뎠지만 타선의 폭발력이 확실히 떨어져 보였다. 9경기 동안 팀 타율이 2할3푼4리로 리그 꼴찌였고, 득점권 타율 또한 2할6푼3리로 9위로 처졌다. 허경민, 양의지, 강승호, 정수빈 등이 꾸준히 좋은 타격감을 자랑하고 있지만 외인이 빠지면서 중심타선의 전력 약화가 도드라지고 있는 상황이다. 두산이 라모스의 빠른 복귀를 바라는 이유다.
이 감독은 “KT에서 했던 모습이나 작년 비디오를 봤을 때 모습과는 차이가 있다”라며 “2군에서 반등을 해서 올라오는 선수들이 많지 않나. 그 효과를 한 번 보고 싶다”라고 라모스의 반등을 기원했다.
/backligh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