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 빅리거’ 김혜성(25·키움 히어로즈)이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 보는 앞에서 결승홈런을 때려내며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데 성공했다.
김혜성은 지난 1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KT 위즈와의 시즌 첫 맞대결에 3번 2루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1안타(1홈런) 2타점으로 활약하며 팀의 6-3 승리 및 5연승을 이끌었다.
홈런은 두 번째 타석에서 나왔다. 1-1로 맞선 3회 1사 1루 상황이었다. 김혜성은 등장과 함께 KT 선발 윌리엄 쿠에바스의 초구 몸쪽 높은 커터(137km)를 받아쳐 비거리 120m짜리 우월 홈런으로 연결했다. 7일 고척 한화전 이후 7경기 만에 터진 시즌 5번째 홈런이었다. 이는 이날 경기의 결승타이기도 했다.
키움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고척스카이돔에는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필라델피아 필리스, LA 다저스 등 메이저리그 3개 구단 스카우트가 방문해 경기를 지켜봤다. 김혜성은 2024시즌 종료 후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했는데 스카우트가 보는 앞에서 결승홈런으로 미국 진출 전망을 밝혔다.
경기 후 만난 김혜성은 “스카우트가 오신 건 잘 몰랐다. 사실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 구단에서도 부담될 수 있으니 알려주지 않는다. 보통 경기가 다 끝난 뒤 오신 걸 안다”라며 “스카우트가 오셨을 때 못한 적도 많다. 야구가 참 어려워서 오시든 안 오시든 똑같이 야구를 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절친이자 메이저리그 선배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경기를 평소 챙겨보냐는 질문에는 “경기를 본다. 동기부여가 되기보다 (이)정후가 치는 걸 보면서 잘 치고 멋지다는 생각이 든다. 팬심으로 보고 있다”라고 답했다.
지난 시즌 137경기에서 홈런 7개를 친 김혜성은 올해 18경기 만에 5홈런 고지에 올라섰다. 무엇이 달라진 것일까. 김혜성은 “홈런이 나왔지만 일단 그보다 팀이 리드를 잘 지켜냈고, 이겨서 다행이다”라며 “올 시즌 많은 변화를 준 건 아닌데 그래도 하체 움직임을 신경 쓰면서 하고 있다. 아직 잘 되지는 않지만 신경은 쓰고 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메이저리그 도전을 위해 가야할 길은 여전히 멀다. 이정후처럼 단순히 야구를 잘하는 선수가 아닌 최고의 선수가 돼야만 꿈의 무대로 향해 기량을 마음껏 펼칠 수 있다.
김혜성은 “(이)정후는 KBO리그에서 2루타를 50개 가까이 쳤고, 홈런은 20개 넘게 쳤다”라며 “나 또한 누가 봐도 인정할만한 선수가 되고 싶다. 성적을 봤을 때 누가 봐도 잘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다. 그냥 잘한다기보다 최고의 선수라는 평가를 받는 선수가 돼야 떳떳하지 않을까 싶다”라고 바라봤다.
시즌에 앞서 ‘1약’으로 평가받았던 키움은 최근 5연승 기세와 함께 순위를 2위(12승 6패)까지 끌어올렸다. KBO리그 10개 구단 가운데 신구조화가 가장 잘 구성된 구단을 고르라면 단연 키움이다.
김혜성은 “아직 초반이기 때문에 순위는 큰 의미가 없지만 선수단 분위기가 너무 좋다. 경기장에서 잘하고 못하고는 선수가 조절할 수 없으니 매 경기 후회 없이 최선을 다하자고 말하는데 모든 선수들이 그렇게 해주고 있다. 선배들도 잘 쳐줘서 시너지가 잘 이뤄지고 있다”라고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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