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터질 게 터졌다. SBS의 급급한 둘러대기에 김병만이 '정글밥' 아이디어 도용을 주장했고, 해당 폭로가 일파만파 퍼졌다. '정글밥' 측은 도용이 아니라고 해명했지만, 이 과정에서 류수영을 방패막이로 삼아 역풍을 맞는 모양새다.
19일 오전 SBS는 "올 하반기에 방영되는 SBS 신규 예능 '정글밥'은 2023년 8월 '녹색 아버지회' 스리랑카 촬영 당시 현지 시장에서 산 식재료를 이용해 즉석에서 한국의 맛을 재현해내는 류수영 씨를 보고 영감을 얻은 '녹색 아버지회' 제작진이 기획한 프로그램으로, 이미 올해 1월 말 편성을 확정짓고 제작을 준비하고 있다"며 공식 입장을 내놨다.
이어 "평소 아프리카 봉사활동을 통해 오지에서의 요리 경험이 많은 류수영 씨는 '정글밥'을 통해 K-레시피가 우리와 전혀 다른 식문화권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한국의 맛을 전세계에 알린다는 콘셉트에 맞춰 'K-식문화 교류기'를 소개할 예정"이라고 했다.
'정글밥'은 '정글의 법칙'을 오래 이끌었던 김진호 PD가 새롭게 론칭한 신규 예능인데, SBS는 "스핀오프가 아니다. 전혀 다른 예능"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런데 굳이 굳이 제목에 '정글'을 왜 넣었는지 의문이 생긴다. 같은 PD에 똑같은 제목 '정글'을 그대로 써 놓고 '저희는 완전 다릅니다'라고 주장하고 있으니, 제3자의 눈에는 '우기는 꼴'로 비춰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최근 김병만이 매체 인터뷰를 통해 '정글밥'을 연출하는 SBS PD가 '정글의 법칙' 출신이며, 김병만이 운영하는 '정글 크래프트' 유튜브 콘텐츠 회의에 참석해 '정글밥' 아이디어를 메모해갔다고 밝혀 논란을 키웠다.
이들의 콘셉트는 사실 새로울 게 하나도 없다. 지금까지 한국 예능에서 이런 비슷한 형태의 프로그램은 우후죽순처럼 쏟아져 나왔다. tvN에서 나영석 PD가 '윤식당' '서진이네'를 크게 성공시켰고, '현지에서 먹힐까' '장사천재 백사장' 등도 일찌감치 선보였다.
심지어 이러한 콘셉트에 왜 '정글'이란 제목이 들어갔는지 더 궁금해질 뿐이다. 해외 식재료를 이용해 한식을 만드는 류수영을 보고 영감을 받을 순 있다. 하지만 그 모습에 '정글밥'을 떠올렸다는 게 상식적으로 설득되지 않는다. 기획의도를 알고 나니, 더더욱 제목과 프로그램 콘셉트가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 알 수 없다.
'정글밥'의 차별성은 정글 현지인과 원주민에게 K-레시피, K-식문화를 알리는 것일까? 이미 '정글의 법칙'에서도 셰프들을 데려가 식재료를 공수해 음식을 만들거나, 현지 원주민에게 음식을 대접하는 장면을 선보인 바 있다. 따지고 보면 어차피 '정글밥'은 '정법' 시즌2가 아닐까? 놀랍지도, 신선하지도 않은 기획의도와 콘셉트를 공개하며 류수영의 이름만 팔고 있다.
김병만이 SBS '정글의 법칙'과 함께 한 세월은 무려 11년이다. 2021년 5월, 코로나 팬데믹으로 종영된 이후에도 제작진의 희망고문 때문에 2년 넘게 마음 고생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발리에서 과거 '정글의 법칙' 제작진과 의기투합해 유튜브 버전 '정글 크래프트'를 촬영 중이다. 모든 제작비를 김병만의 사비로 충당하고 있다.
한편 지난 17일 OSEN 단독 보도로 SBS가 새 예능 '정글밥'을 론칭하는 가운데, '정글의 법칙'에서 정신적 지주로 활약한 김병만이 빠진다는 사실이 알려졌고, 김병만과 SBS의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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