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이라도 해야하나…”
롯데 자이언츠는 현재 필승조 구상이 모두 꼬였다. 마무리 김원중은 자리를 지키고 있고 최준용, 그리고 신인 전미르가 필승조 역할을 맡고 있다. 그러나 김원중 앞을 책임져야 하고 계산이 끝났다고 생각했던 통산 108홀드의 필승조 구승민(34)이 완전히 무너졌다.
구승민은 시즌 초반 연일 난타를 허용했다. 개막 후 첫 2~3경기 정도는 구위가 올라오지 않은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후 구위가 올라왔다는 판단을 내렸지만 난조는 거듭됐다. 지난 9일 사직 삼성전 ⅔이닝 2피안타(1피홈런) 1탈삼진 1실점을 기록한 뒤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올해 1군 6경기에서 2패를 기록했고 평균자책점은 무려 30.38에 달했다. 2⅔이닝 동안 11피안타(2피홈런) 5볼넷 3탈삼진 9실점을 기록했다. 이닝 당 출루 허용(WHIP)는 6.00이었고 피안타율도 .647이었다.
2군에서 재조정 기간을 거치고 자신감을 회복해서 돌아오기를 바랐다. 그런데 2군 성적도 좋지 않다. 지난 10일 1군 말소 이후 첫 경기였던 13일 상무와의 경기에서는 1이닝 3탈삼진 무실점의 완벽투를 펼쳤다.
하지만 이후 2경기에서는 여전히 한 경기를 책임지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익산 KT전 원정에 동행했던 구승민은 16일 경기에서 연장 10회 무사 1,2루의 승부치기 상황에 마운드에 올랐다. 하지만 ⅔이닝 동안 1피안타 1볼넷 2실점(비자책점)으로 끝내기 패전의 멍에를 썼다. 18일 경기에서는 7-4로 앞선 9회에 마운드에 올라왔다. 9회 선두타자 최정태를 3루수 실책으로 내보낸 뒤 대타 신호준에게 우전안타를 맞았고 김민석에게 2타점 2루타를 얻어 맞았다. 이후 윤준혁에게 동점타, 정준역에게 끝내기 안타를 내줬다. ⅓이닝 4피안타 1볼넷 4실점(3자책점)으로 블론세이브를 범했다. 2군 평균자책점은 13.50에 불과하다.
구승민은 20일을 기점으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지 11일이 됐다. 1군 등록 시점 10일이 지났기에 충분히 등록이 가능하다. 2군 기록으로만 봐서는 아직 구승민을 올리기에는 이른 감이 있다. 그럼에도 구승민은 20일 사직 KT전을 앞두고 사직구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 주형광 투수코치 앞에서 불펜피칭을 실시하는 등 점검을 받았다. 김태형 감독은 “일단 오늘 등록(20일)하는 건 아니다”라면서 “돌아와야하는 선수다”라면서 구승민이 1군에서 해줘야 할 역할이 있다는 것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풀리지 않는 구승민의 시즌에 대해 아쉬움을 전했다. 김 감독은 “공에 이상이 있는 것도 아닌데…”라면서 “굿이라도 해야하나”라며 답답한 마음을 표현했다.올해 김태형 감독의 첫 시즌에 구승민은 당연한 상수였기에, 현재 이런 난조에 모두가 당황했고 또 안타까워했다. 투수조 최고참 축에 속하는 선수로서 구승민이 마운드 위에서, 그리고 선수단에서 해줘야 할 역할이 있다. 김태형 감독도 그것을 알고 있기에 답답해 하고 또 예상보다 빠른 시점이지만 1군 콜업을 예고하고 있는 것.
일단 20일 경기가 우천 취소가 되면서 21일 경기는 더블헤더로 펼쳐지게 됐다. 더블헤더를 앞두고는 팀당 2명의 특별 엔트리를 추가로 등록할 수 있다. 투수진에 이 2명이 할당될 가능성이 높고 현 시점에서는 구승민의 1군 콜업 가능성이 높다.
과연 구승민은 김태형 감독이 구상했던 그림대로, 그 역할을 해내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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