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이기는 경기 많을 것이다".
KIA 타이거즈 내외야수 이우성(31)이 승리의 홈런을 약속했다. 지난 20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서 결정적인 홈런을 터트리며 9-2 승리의 주역으로 활약했다. 올해 처음으로 승리에 기여하는 홈런을 쏘아올렸다.
설욕의 한 방이기도 했다. NC 투수 좌완 카일 하트에게 연거푸 당했다. 3번 1루수로 선발출전해 1회 첫 타석은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2회 1-1 동점을 만든 뒤 찾아온 2사1,2루에서는 2구를 힘껏 쳤으나 방망이가 두 동강이 나면서 3루 땅볼에 그쳤다. 하트의 볼에 위력이 있었다.
5회 세 번째 타석은 달랐다. 최원준의 역전적시타, 김도영의 추가 득점타가 나왔고 1사1,3루 밥상이 차려졌다. 타석에 들어서자마자 하트의 초구 슬라이더를 과감하게 공략했고 타구는 큰 포물선을 그리며 왼쪽 담장을 훌쩍 넘겼다. 단숨에 6-1로 승기를 잡는 스리런 홈런이었다.
이우성은 "첫 타석에서 삼진 먹었다. 빠른 직구에 당했다. 두 번째 타석도 2B-0S에서 직구를 노렸는데 워낙 볼이 좋아 방망이가 부러졌다. 라커룸에서 옆자리 앉은 (박)찬호가 팁을 주었다. 나보다 경험이 많았다. 그걸 인지하고 들어갔고 원준이과 도영이가 잘 출루해주어 편안 상황을 만들어주었다"며 홈런 비결을 설명했다. 초구 슬라이더를 노리라는 팁이었던 것이다.
개막 이후 3월에는 홈런이 없었으나 4월들어 4번째 홈런을 터트렸다. 이 가운데 3점 홈런이 3개, 영양가가 그만큼 높았다. 그런데 앞선 3개의 홈런은 승리와 인연이 없었다. 팀이 모두 패했다. 그래서 이날 홈런이 더 값졌다. "내가 홈런 쳤을때 다 졌다. 이렇게 이기는 날이 올 거라고 믿고 있었고 그래서 좋다. 작년에는 만루홈런 쳤는데도 팀이 졌다. 이제 올해는 홈런 쳤을때 많이 이길 것 같다"며 기대했다.
올해 1루수로도 점점 뿌리를 내리고 있다. 3회 1사 만루위기에서 손아섭을 타구를 잡아 무리하게 병살시도를 않고 홈에 뿌려 실점을 먼저 막았다. "1루 베이스가 멀리 느껴져 일단 한 점을 안주는게 먼저여서 홈에 송구했다. 옆에서 선빈이형이 계속 말해준다. 일구일구마다 콜을 해주면서 어떻게 해야한다고 계속 말해주신다. 선빈형이 이야기를 안해줘도 내가 알아서 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다짐했다.
개막부터 전경기에 뛰고 있다. 23경기 타율 3할2푼6리 4홈런 16타점 21득점, OPS 0.919의 우등성적을 내고 있다. 96타석에서 삼진은 14개에 그칠 정도로 타석에서 대응력이 좋다. 23경기에서 무안타는 3경기에 불과하다. 특히 22경기에서 출루를 하는 등 꾸준한 타자로 올라섰다. KIA 타선이 나성범 없이도 1위를 달리는 힘이다.
마지막으로 "결과가 좋게 나오는데 막 그렇게 컨디션이 좋지는 않다. 대신 한번씩 팀에 승리할 수 있는 도움이 되는 안타와 출루가 나와서 좋다. 점점 따뜻해지면 더 좋아질 것이다. 플레이에서 여유가 있기 보다는 민폐 안끼려고 한다. 풀타임(첫 규정타석) 1년을 보내봐야 여유가 생길 것 같다"며 스스로를 다잡기도 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