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학야구에서 ‘투타 겸업’으로 활약하는 플로리다 대학의 잭 캐글리아논(21)이 9경기 연속 홈런을 터뜨려 화제다. 이는 2010년 이대호가 기록한 세계 기록과 같다.
캐글리아논은 20일(이하 한국시간) 테네시주 내슈빌의 호킨스 필드에서 열린 반더빌트 대학과의 원정 경기에서 1-3으로 뒤진 6회 바깥쪽 직구를 끌어당겨 우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 홈런을 쏘아올렸다.
시즌 23호 홈런이자, 9경기 연속 홈런포였다. 9경기 연속 홈런은 2021년 네바다 대학의 타일러 보세티가 작성한 미국 대학야구 신기록과 타이 기록이다.
이대호는 2010년 8월 4일 두산전부터 14일 KIA전까지 9경기 연속 홈런 신기록을 세웠다. 이대호는 4일 김선우, 5일 임태훈, 6일 정재훈, 7일 안승민, 8일 류현진, 11일 배영수, 12일 안지만, 13일 로페즈, 14일 김희걸을 상대로 대기록을 세웠다.
미국 메이저리그의 연속 홈런 기록은 8경기다. 대일 롱(피츠버그.1956년), 돈 매팅리(뉴욕 양키스.1987년), 켄 그리피 주니어(시애틀.1993년)가 8경기 연속 홈런을 때린 바 있다.
캐글리아논은 ‘대학생 오타니’로 2024 드래프트 유망주 5위에 랭크돼 있다. 196cm의 큰 키로 좌투좌타. 투수와 1루수로 뛰는 ‘투웨이 선수’다.
투수로는 100마일의 강속구를 던지고, 타자로는 홈런을 펑펑 터뜨린다. 오타니를 쏙 빼닮은 ‘대학생 오타니’다. 지난 17일 잭슨빌 대학과 경기에서 투런 홈런을 때렸는데, 비거리는 무려 516피트(약 157m)였다.
캐글리아논은 2021년 고교 3학년 때 왼 팔꿈치 척골 측부 인대가 손상돼 수술을 받았다. 플로리다 대학에 진학해 1학년 때는 팔꿈치 재활을 하며 지명타자로만 출장했다. 오타니가 LA 에인절스 시절 2018년 데뷔 첫 해를 뛴 후 팔꿈치 수술을 받고 2019년 지명타자로만 출장한 것과 닮았다.
캐글리아논은 지난해는 타자로 71경기에 출장해 타율 3할2푼3리(282타수 91안타) 33홈런 90타점 74득점 58삼진 17볼넷 16사구를 기록했다. 한 경기 홈런 3방을 터뜨리기도 했다. 투수로는 18경기(74⅔이닝)에 등판해 7승 4패 평균자책점 4.34, 탈삼진 87개, 볼넷 55개 피안타율 .190을 기록했다.
캐글리아논은 21일 반더빌트 대학과의 경기에 선발 투수 겸 2번타자로 출장했다. 마운드에서 5이닝 6피안타 3볼넷 5탈삼진 2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플로리다 대학의 6-2 승리. 그러나 타석에서는 3타수 1안타 2볼넷 2득점을 기록했는데, 10경기 연속 홈런 신기록 달성은 무산됐다.
캐글리아논은 올 시즌 타자로는 타율 4할1리(157타수 63안타) 23홈런 46타점 47득점 장타율 .852를 기록하고 있다. 미국 대학야구 디비전 1에서 홈런 2위다. 1위와는 1개 차이. 투수로는 9경기(44⅓이닝)에 등판해 5승 무패 평균자책점 3.86, 탈삼진 44개를 기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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