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LG 트윈스 박해민(34)의 도루 페이스가 무시무시하다. 그러나 박해민은 도루 숫자 보다 더 신경쓰는 것이 따로 있다. 4윌 징크스를 벗어나 타율을 끌어올리는 것이다.
박해민은 지난 19일 인천 SSG전에서 폭풍 주루를 선보였다. 1-1 동점인 5회 선두타자로 나온 박해민은 좌전 안타로 출루한 뒤 허도환 타석에서 초구에 2루 도루를 성공했다. 허도환이 번트 헛스윙을 했는데, 도루를 돕기 위한 작전으로 보였다.
이후 허도환이 3구째 번트를 시도하다 헛스윙으로 실패했고, 4구째 박해민은 3루 도루까지 성공시켰다. 허도환은 4구째 루킹 삼진으로 물러났다.
박해민은 번트 없이 발로 3루까지 진루했고, 신민재의 유격수 땅볼 때 홈으로 달려 득점을 올렸다. LG가 4-1로 승리하면서 박해민은 ‘발야구’로 결승 득점을 기록했다.
박해민은 이날 도루 2개를 추가해 16도루로 부문 1위를 질주하고 있다. 2위 삼성 김지찬(11개) 3위 KIA 김도영과 롯데 황성빈(이상 9개)에 앞서 있다.
박해민은 24경기에서 16도루를 기록, 산술적으로는 144경기 96도루가 가능한 페이스다. 참고로 한 시즌 최다 도루 기록은 1994년 이종범의 84도루다. 박해민이 시즌 내내 지금과 같은 페이스를 유지할 지는 미지수.
올 시즌 베이스 크기가 커져 도루에 조금 유리한 측면은 있다. 박해민은 최근 늘어난 도루에 대해 “아무래도 베이스가 커진 부분이 영향이 있기는 할 것 같다. 겨울에 준비를 많이 했고, 또 작년에 감독님께서 뛰는 야구를 많이 하셨기 때문에 그런 부분이 1년 적응 하고 복합적으로 작용해 도루 성공률도 좋아지고 개수도 많아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해민은 ‘올해 몇 개까지 가능할지’를 묻자 “지금은 그걸 생각할 여력이 없다. 4월이 빨리 지나가서, 4월이 지나가기만 바라는 건 아니지만, 더 노력해서 타석에서 한 번이라도 더 1루에 나가야 개수도 보장받을 수 있는 거니까 일단 1루에 열심히 나갈 수 있도록 준비를 잘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해민은 거의 매년 4월에 타율과 출루율이 안 좋다. 1할대 타율을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해 3~4월 타율 3할2푼2리를 기록하며 모처럼 4월 부진 징크스를 극복했는데, 올 시즌 다시 4월 징크스에 빠졌기 때문이다.
박해민은 개막 후 3월말까지는 8경기 타율 3할5푼3리(34타수 12안타)로 좋았다. 그런데 4월이 되자 16경기에서 타율 2할3리(59타수 12안타)로 뚝 떨어졌다. 19일 SSG전에서 4타수 2안타를 때리면서 4월 월간 타율은 1할대에서 2할대로 올라왔다.
박해민은 “그게 참 희한해요. 4월 되고 나서 그러니까, 그냥 그런 거긴 한데 모르겠어요. 복합적으로… 사실 핑계댈 수는 없다. 4월에 안 좋다고 손 놓고 있는 것은 아니고, 프로야구 선수인데 4월에 안 좋다, 4월이 돼서 그렇다. 그거는 그냥 핑계인 것 같고, 그냥 실력이다. 좀 더 노력해서 감독님이 말씀하신 3할에 도전할 수 있도록 잘 준비하는 게 우선이다”고 말했다.
박해민은 스프링캠프에서 지난해처럼 시즌 초반 부진이 없도록 나름 준비했다. 지난해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 국가대표로 출전하고, 4월에 3할 타율을 기록했다. 박해민은 “야구 뿐만 아니고 모든 것이 다 쉽지가 않은 것 같다. 마음먹은 대로 되는 것도 없고, 그런데 이런 것들을 매년 겪다 보니까 그래도 조금씩은 편하게 하는 것 같다. 열심히 준비해서 타석에서 좀 더 좋은 결과 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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