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부터 신인왕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신인왕 3파전이 벌어지고 있는데, 이들은 왜 자신들이 상위 라운드 지명 선수들인지를 프로에서도 증명하고 있다.
2024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전체 1순위는 한화 황준서(장충고), 2순위 두산 김택연(인천고) 3순위 롯데 전미르(경북고)였다. 이들은 신인 ‘톱3’로 불리면서 미래를 기대케 하는 선수들이었다. 그리고 이들은 팀의 미래이자 현재로서 각자 제 몫을 다해내고 있다.
1순위 황준서는 개막 엔트리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주어진 기회에서 자신을 스스로 증명했다. 누구의 도움도 필요없이 ‘내가 1순위’라는 것을 투구로 보여줬다. 지난달 31일 대전 KT전에서 담 증세를 호소한 김민우의 대체 선발로 발탁돼 5이닝 3피안타(1피홈런) 2사구 5탈삼진 1실점 역투로 데뷔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이후 2군에서 다시 기량을 닦을 것이라고 내다봤지만 불펜에서도 안정적인 피칭을 선보였다. 2군으로 내려보낼 수 없는 피칭 내용을 선보였다. 불펜으로 4경기 5⅔이닝 1피안타 4볼넷 7탈삼진 무실점이었다. 그리고 김민우가 팔꿈치 굴곡근 염좌 증세로 선발진을 이탈하면서 다시 선발 기회를 잡았다.
지난 20일 삼성전에서는 5이닝 4피안타 1볼넷 5탈삼진 1실점 역투를 펼쳤다. 투구수도 64개에 불과했다. 선수 관리 차원에서 이른 시점에 교체를 단행했지만 충분히 인상적인 피칭이었다. 최고 147km의 패스트볼 31개, 포크볼 30개, 커브 3개를 구사하면서 삼성 타선을 요리했지만 타선이 무득점으로 침묵하면서 0-1, 패전 투수가 됐다.
황준서는 1순위 잠재력을 유감없이 선보이고 있다. 시즌 성적은 6경기 1승1패 평균자책점 1.15(15⅔이닝 2자책점). 이닝 당 1개가 넘는 17탈삼진을 기록했고 5개의 볼넷 밖에 내주지 않았다. 이닝 당 출루 허용 0.83, 피안타율 1할5푼1리로 세부 수치도 괜찮다.
2순위 김택연의 출발은 다소 아쉬웠다. 개막 직전 열린 MLB 월드투어 스페셜매치를 위해 구성된 ‘팀 코리아’에 포함되어 LA 다저스를 상대로 위력적인 구위를 뽐냈다. 테오스카 에르난데스, 제임스 아웃맨 등 다저스의 힘 있는 타자들을 힘으로 윽박지르며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하지만 개막전부터 나선 김택연의 시작은 좋지 않았다. 23일 창원 NC전 2-0으로 앞선 7회말 선발 라울 알칸타라의 뒤를 이어 마운드에 올랐지만 선두타자 손아섭에게 큼지막한 2루타를 얻어맞는 등 1이닝 2피안타 2볼넷 1사구 1탈삼진 2실점으로 블론세이브를 범했다. 개막전부터 호된 예방주사를 맞았다.
멘탈이 다소 흔들린 듯 이후 2경기에서도 아쉬운 모습을 보여주더니 2군으로 내려가 재정비 시간을 가졌다. 재정비 시간을 가진 뒤 김택연은 모두가 알고 있던, 인상적이었던 김택연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1군 복귀 이후 5경기에서 5이닝 2피안타 1볼넷 5탈삼진 1실점, 평균자책점 1.80을 기록 중이다. 점점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3순위 전미르는 개막 엔트리에 포함된 이후 한 번도 2군으로 내려가지 않고 1군에 머물고 있다. 당초 추격조 역할로 서서히 1군에 적응을 시키려고 했던 김태형 감독이지만 팀 불펜진이 불안한 상황에서 자신의 역량을 증명하며 필승조 보직까지 꿰찼다. 더 편한 역할을 맡겨야 하지만 팀 상황상 어쩔 수 없었다. 그럼에도 소년가장으로 씩씩하게 마운드에 오르고 있다.
12경기 등판해 1승 1홀드 평균자책점 0.77의 성적이다. 11⅔이닝 동안 무려 19탈삼진을 뽑아냈다. 볼넷은 4개에 불과하다. 이닝 당 출루 허용은 0.94, 피안타율은 1할6푼3리에 불과하다. 지난 7일 사직 두산전 0이닝 2피안타 3실점(1자책점)을 기록한 게 유일한 실점 기록이었다. 너클 커브라는 확실한 결정구로 탈삼진 능력을 갖추며 1군 필승조 자리를 굳혀가고 있다.
한화는 지난해 문동주가 신인왕을 수상하면서 류현진 이후 17년 만에 신인왕을 수상했다. 두산은 역대 가장 많은 7명의 신인왕을 배출했다(OB 베어스 시절 포함). 지난 2022년 정철원이 신인왕을 수상한 바 있다. 롯데는 1992년 염종석 이후 31년 동안 신인왕을 배출하지 못했다. 이 신인왕이 구단 역사상 유일한 신인왕이다.
현재 드래프트 1라운드 상위 3명의 지명자들의 퍼포먼스는 놀랍다. 과연 이들이 뜨겁게 달궈나갈 신인왕 레이스의 끝에는 어떤 선수가 웃고 있을까.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