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님께서 조언을 하나씩…" 틀리지 않았던 명장의 안목, 트레이드 이유 증명하는 복덩이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4.04.22 14: 40

‘명장’의 안목은 틀리지 않았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손호영(30)이 내야진 적재적소에서 맹활약을 이어가며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지난 3월 30일 롯데는 부실했던 내야진 공격력을 개선하기 위해 LG와 1대1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150km가 넘는 뱀직구를 던지는 유망주 우강훈(22)을 보내고 내야수 손호영을 데려왔다. 김태형 감독이 원한 트레이드였다. 손호영의 타격적인 잠재력을 눈여겨 봤고 당장의 난국을 타개하기 위해 출혈을 감수했다. 
1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KT 위즈의 경기가 열렸다. 8연패를 끊고 분위기 쇄신과 함께 홈으로 돌아온 롯데는 반즈를 선발로 내세워 연승을 노리고 시즌 첫 2연승이자 위닝시리즈에 성공한 KT는 원상현을 선발로 내세웠다.롯데 자이언츠 손호영이 2회말 중견수 뒤 2루타를 치고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2024.04.19 / foto0307@osen.co.kr

롯데 자이언츠 손호영 2024.04.07 / foto0307@osen.co.kr

손호영은 빅리그 시카고 컵스와 계약을 맺고 미국 무대에 도전했지만 더 높은 단계로 오르지 못하고 한국르도 돌아왔다. 이후 군 복무를 해결하고 독립구단 연천 미라클에서 현역 연장의 의지를 보였다. 2020년 신인드래프트 3라운드 전체 23순위로 LG 유니폼을 입었다.손호영의 잠재력에 LG는 많이 기대했다. 하지만 기회를 받고 기량을 펼칠만 하면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2022년 36경기 82타석(74타수)을 소화한 게 커리어 최다 기록이다. 결국 LG의 두터운 뎁스 속에서 기회를 잡기 쉽지 않았다. 롯데, 그리고 김태형 감독은 손호영을 선택해서 내야진의 공수 밸런스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다. 
2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KT 위즈의 더블헤더 1차전 경기가 열렸다. 전날 취소된 경기 더블헤더 1차전에 롯데는 윌커슨을 KT는 쿠에바스를 선발로 내세웠다.롯데 자이언츠 손호영이 7회말 2사 1,2루 좌중월 3점 홈런을 치고 정훈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2024.04.21 / foto0307@osen.co.kr
내야 전포지션이 가능하고 공격적인 타격도 강점인 선수. 당시 개막 4연패 등 골치아픈 시기를 보내고 있던 롯데에는 손호영과 같은 선수가 필요했다. 트레이드 한 달이 다 되어가는 시점, 손호영은 LG 시절보다 안정적으로, 그리고 폭 넓은 기회를 부여 받으며 기량을 보여주고 증명해내고 있다. 올해 20경기 출장해 타율 2할9푼4리(68타수 20안타) 1홈런 11타점 4도루 OPS .736의 기록을 남기고 있다. 삼진이 15개, 볼넷 2개로 선구안은 아쉽지만 공격적으로 배트를 휘두르는 성향상 어쩔 수 없는 기록이다. 그럼에도 공격적으로 팀에 도움이 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아울러 2루와 3루를 오가는 멀티 포지션 능력이 롯데 라인업에 윤활유를 제공하고 있다. 프로 데뷔 이후 최고 시즌은 기정사실이다. 
지난 21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더블헤더에서 손호영은 적재적소에서 자신의 역할을 해냈다. 더블헤더 1차전, 7회초 대거 6실점 하면서 3-9로 패색이 짙어진 상황. 7회말 정훈의 적시타로 1점을 만회했지만 따라가야 할 거리가 멀었다. 하지만 손호영의 한 방이 거리를 확 좁혔다.
7회말 2사 1,2루에서 등장한 손호영은 KT 주권의 초구, 128km 체인지업 실투를 놓치지 않았고 좌중간 담장을 넘겼다. 7-9까지 격차가 좁혀졌다. 이후 최항의 적시타와 상대 폭투가 더해지며 9-9 동점에 성공했고 더블헤더 1차전을 무승부로 마쳤다.
14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열렸다.이날 홈팀 키움은 선발투수로 손현기, 방문팀 롯데는 나균안을 내세웠다.4회초 2사 2, 3루 상황 롯데 김민성의 추격의 2타점 적시타 때 홈을 밟은 손호영이 김태형 감독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4.04.14 / dreamer@osen.co.kr
더블헤더 2차전에서도 6-3으로 앞서가던 8회말 무사 1,3루에서 좌전 적시타를 뽑아내면서 쐐기타까지 기록했다. 더블헤더 2차전 롯데는 7-5로 승리하면서 3연승을 질주했다. 꼴찌를 탈출했고 반등의 모멘텀을 마련했다.경기 후 손호영은 “김주찬, 임훈 코치님이 밸런스를 잘 잡아주셨고, 스트라이크를 적극적으로 치고 놓치지 않도록 도와주셨다”라면서 “특히 타석에 들어서기 전, 감독님께서 조언을 하나씩 해주신다. 이 부분들이 쌓여서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라고 말하며 김태형 감독의 원포인트 레슨이 효과를 봤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비적인 부분에 있어 2루와 3루를 오가면서 김민호 코치님께 많이 배우고 있다. 3루 수비에 있어서는 (김)민성이 형에게도 많이 물어보고 있다. LG에 있을 때부터 꾸준히 알려주고 계시고, 팀을 옮기고도 민성이 형 덕분에 수비적인 부분이 많이 늘었다”라고 말하며 주위에게 공을 돌렸다.
우강훈이라는 강속구 사이드암 영건이 아쉬울 수 있다. 하지만 당장 롯데의 내야진이 더 아쉬운 모습이었고 김태형 감독은 손호영을 직접 선택해서 데려왔다. 트레이드의 성패는 결국 추후에 판가름 날 수밖에 없다. 그러나 현재는 모두에게 ‘윈-윈’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손호영 2024.04.19 / foto0307@osen.co.kr
우강훈은 지난 21일 SSG 랜더스와의 더블헤더 1차전 1이닝 1볼넷 무실점을 기록했고 김범석의 만루포에 힘입어 데뷔 첫 승을 따냈다. 손호영도 같은 시각, 롯데 이적 후 첫 홈런포를 쏘아 올리면서 서로에게 복덩이라는 것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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