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프티피프티 사태가 떠오르는 어도어 사태. 업계의 촉각이 곤두서있다.
22일 하이브는 이날 오전 민희진 대표와 어도어 경영진 A씨 등에 대한 감사에 들어갔다. 감사에 착수한 명분은 경영권 탈취 시도로, 하이브는 민희진 대표와 A씨가 투자자를 유치하려 대외비인 계약서 등을 유출하고 하이브가 보유한 어도어 주식을 팔도록 유도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의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어도어의 지분은 하이브가 80%, 나머지 20%는 민희진 대표와 어도어 경영진이 보유하고 있다. 하이브는 어도어 이사진을 상대로 주주총회 소집을 요구하는 한편 민희진 대표의 사임을 요구하는 서한도 발송했다. 또한 전산 자산 등을 분석한 뒤 이를 토대로 필요시 법적 조치에 나설 방침으로 전해졌다.
‘어도어 사태’로 언급되는 이번 사태는 지난해 6월 가요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피프티피프티 사태’를 떠올리게 한다.
앞서 피프티피프티는 지난해 6월 19일 어트랙트가 정산 자료 제공 의무와 멤버의 신체적·정신적 건강관리 의무 등을 이행하지 않았다며 전속계약 효력을 중단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냈다. 이에 어트랙트 측은 멤버들의 동의한 거래 구조로 의도적인 매출액 누락은 없었다고 반박하며 외부 세력이 멤버 강탈을 시도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법원은 피프티피프티 측이 제기한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피프티피프티 측은 불복하며 끝까지 다툼을 이어가겠다고 선언했지만 멤버 키나가 항고를 취소하고 소속사로 복귀하면서 힘을 잃었다. 어트랙트 측은 새나, 시오, 아란에게 전속계약해지를 통보하고 이들과 전속계약 부당파기에 관여한 공동불법행위자들에 대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진행 중이다.
이를 통해 가요계에 탬퍼링 주의보가 발령되기도 했다. 탬퍼링은 스포츠에서 클럽(또는 팀)과 계약이 끝나지 않았고 FA자격이 없는 선수에게 소속 클럽 동의 없이 다른 클럽이 접촉하는 규정위반 행위를 의미하며, 스포츠 분야에서 주로 쓰이는 단어다. 피프티피프티 뿐만 아니라 뷰티 크리에이터, 댄스팀 등에서도 이와 같은 사례가 포착되면서 국내 주요 연예 제작자 단체인 한국매니지먼트연합, 한국연예매니지먼트협회, 한국제작자협회 등이 유인촌 문체특보와 면담한 데 이어 후속 논의를 하기도 했다.
어도어 사태는 피프티피프티 사태를 떠올리게 하며 트라우마를 건드렸다. 외신도 이에 주목하고 있다. 영국 음악 매거진 NME가 하이브와 민희진 대표의 갈등을 집중적으로 전했고, 이를 통해 해외의 관심도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세계적으로 K팝에 대한 관심이 큰 가운데 피프티피프티 사태를 연상시키는 어도어 사태가 발생해 업계에서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지켜보고 있다.
한편, 하이브가 민희진 대표와 경영진에게 보낸 감사 질의서의 답변 시한은 오는 23일인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 질의서에는 민희진 대표 등 어도어 경영진이 경영권을 탈취하려 모의했다는 정황, 외부 컨설팅 의혹, 인사채용 등의 내용이 담겼다. /elnino891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