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구가 날아가는 걸 보면서 넘어갔구나 싶었다. 그라운드를 돌면서 이게 현실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외야수 이성규가 데뷔 첫 그랜드슬램을 터뜨렸다.
이성규는 23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홈경기에서 3-3으로 맞선 6회 1사 만루 찬스에서 대형 사고(?)를 쳤다.
LG 두 번째 투수 이우찬과 볼카운트 2B-2S에서 5구째 포크볼(131km)을 잡아당겨 좌측 담장 밖으로 날려버렸다. 맞는 순간 홈런을 직감할 만큼 큼지막한 타구였다. 5회까지 침묵했던 삼성은 6회 이성규의 만루 홈런을 포함해 무려 7점을 뽑아내며 7-3 역전 드라마를 연출했다.
이성규는 경기 후 “타구가 날아가는 걸 보면서 넘어갔구나 싶었다. 그라운드를 돌면서 이게 현실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어 “포크볼을 노린 건 아니고 상대 투수가 직구와 포크볼을 주로 던지는데 높게 보고 쳐야겠다고 생각했고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덧붙였다.
장타 생산 능력만큼은 팀내 타자 가운데 둘째가라면 서러울 이성규는 올해 들어 정확성이 눈에 띄게 좋아진 모습이다.
이에 “특별한 비결은 없다. 하던 대로 하는데 결과가 좋으니 그렇게 보이는 것 같다”면서 “(김)헌곤이 형이 방향성에 대해 조언해주신 게 도움이 됐다. 결과가 잘 나오니까 자신감도 커진 것 같다”고 대답했다.
삼성 외야진은 탄탄하다. 치열한 생존 경쟁이 불가피하다. 이성규는 “처음에 백업 요원으로 시작했는데 헌곤이 형께서 ‘항상 너무 잘하려고 하지 말고 그냥 하자. 긍정적으로 생각하되 너무 잘하려고 하지 말고 거기 목매지 말자’고 말씀하셨다. 심적으로 도움이 됐다”고 고마워했다.
올 시즌 목표에 대해 “다치지 않고 한 시즌을 소화하는 게 목표다. 개인적인 목표보다 우리 팀이 상위권에 올라가는 게 가장 중요하다”면서 “요즘 팀 분위기가 너무 좋다. 이 분위기대로 간다면 좋은 성적을 내지 않을까”라고 내다봤다.
한편 박진만 감독은 “오늘의 히어로는 만루 홈런을 터뜨린 이성규다. 최근 이성규가 본인의 장점을 잘 살려주고 있다”고 박수를 보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