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몰라요’.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가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보란 듯이 공동 3위까지 올라섰다.
삼성은 지난 23일 대구 LG전에서 7-3, 8회 강우 콜드 게임 승리를 거뒀다. 이날 경기 전까지 LG와 함께 공동 5위였던 삼성은 지난 21일 대전 한화전 이후 3연승을 질주하며 14승 1무 11패로 SSG와 함께 공동 3위로 뛰어올랐다. 시즌 초반이긴 하지만 삼성의 투타 짜임새가 확실히 좋아진 모습이다.
올 시즌을 앞두고 모두가 삼성의 부진을 예상했다. FA 시장에서 김재윤과 임창민을 영입하는 등 계투진 보강에 나섰지만 여전히 보완해야 할 과제가 여전히 남아 있다는 게 그 이유였다.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열린 연습 경기에서 1무 8패에 그쳤고 시범경기 전적 4승 6패를 거두며 KIA와 함께 공동 6위로 마감했다. 잦은 패배로 선수들의 사기 저하로 이어질까 봐 우려하는 목소리도 컸다.
지난달 23일과 24일 KT와의 개막 2연전을 쓸어 담으며 기분 좋게 출발한 삼성. 지난달 26일 ‘디펜딩 챔피언’ LG와의 시즌 첫 대결을 시작으로 8연패 수렁에 빠졌다. 투타 엇박자 속에 돌파구가 보이지 않았다. 공동 9위까지 내려앉은 삼성은 6일 광주 KIA전 이후 5연승을 달렸다. 롯데를 상대로 시즌 첫 3연전 싹쓸이를 장식했다.
삼성은 12~14일 NC와의 주말 3연전을 루징 시리즈(1승 2패)로 마감했지만 두산을 안방으로 불러들여 주중 3연전 모두 쓸어 담았다.
운도 따랐다. 선발 로테이션상 두산의 외국인 원투 펀치와 만날 예정이었으나 뜻하지 않은 부상으로 대체 선발이 등판했다. 뜨겁게 달아오른 삼성 타선은 쉴새 없이 상대 마운드를 두들겼다. 기세 오른 삼성은 한화 3연전을 위닝 시리즈로 장식하며 지난주 5승 1패로 최고의 한 주를 보냈다.
내야수 김영웅은 삼성의 상승세를 이끄는 주역이다. 구단 내부는 물론 타 구단에서도 김영웅의 성장을 삼성의 상승세를 이끄는 가장 큰 원동력으로 꼽는다. 23일 현재 25경기에서 타율 2할9푼9리(97타수 29안타) 5홈런 15타점 12득점 OPS 0.879로 뜨거운 타격감을 과시 중이다. 김영웅의 방망이가 터지면서 팀 타선 전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분위기.
살다 보면 항상 맑은 날만 있는 게 아니듯 장기 레이스를 치르다 보면 연승과 연패는 찾아오기 마련이다. 그렇지만 예전과 달리 위기에 처하더라도 언제든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확고한 믿음이 선수단 전체에 깊게 깔려 있다는 게 긍정적인 요소다.
23일 LG전에서 데뷔 첫 그랜드슬램을 쏘아 올리며 7-3 역전승을 이끈 외야수 이성규는 “요즘 팀 분위기가 너무 좋다. 이 분위기대로 간다면 좋은 성적을 내지 않을까”라고 내다봤다.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승승장구하는 삼성의 반전 드라마. 이런 게 바로 야구의 매력 아닐까.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를 찾는 팬들의 발걸음이 확 늘어난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