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극찬 받은 작품도 호불호가 갈리는데, 상업영화는 오죽할까? '범죄도시' 시리즈는 한국 상업영화의 정점에 있는 작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벌써 4번째 작품을 선보이는 만큼 개봉을 앞두고 기대와 우려가 교차했지만, 첫날부터 옛 속담을 뒤집으며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게 많다'는 것을 입증했다.
'범죄도시4'(감독 허명행, 제공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제작 빅펀치픽쳐스·홍필름·비에이엔터테인먼트, 배급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는 괴물형사 마석도(마동석 분)가 대규모 온라인 불법 도박 조직을 움직이는 특수부대 용병 출신의 빌런 백창기(김무열 분)와 IT 업계 천재 CEO 장동철(이동휘 분)에 맞서 다시 돌아온 장이수(박지환 분), 광수대-사이버팀과 함께 펼치는 범죄 소탕 작전을 그린다.
첫 시작은 2017년이고, 시즌2부터는 팬데믹 시국에 찾아와 매해 죽어가던 한국영화계 구원투수로 활약했다. 2022년 2편이 누적 관객 1269만 명, 이듬해 3편도 총 1068만 명을 돌파하자 4편은 개봉 전부터 '트리플 천만' '연속 삼천만'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 흥행 기준점이 무려 '천만'에 맞춰지는 기현상이 벌어진 것.
사실 영화계에서 '천만'이라는 숫자는 '하늘이 도와야 천만 영화가 될 수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작품이 좋은 평가를 받아도 흥행은 별개의 문제이기에 주연 배우와 제작진 입장에서는 안팎으로 많은 부담감을 느꼈을지 모른다.
그럼에도 예고된 흥행이었다. 예비 관객들은 '범죄도시4'를 기다렸고, 사전 예매율과 예매량, 오프닝 스코어 등은 '범죄도시4'가 리빙 레전드임을 증명했다.
24일 개봉 당일 '범죄도시4'는 83만 장이라는 역대급 사전 예매량으로 시리즈는 물론 2024년 최고 예매량을 기록, 역대 한국영화 최고 예매량 신기록을 작성했다.
이 같은 압도적 예매량은 올해 개봉작 최고 예매량일 뿐만 아니라 그간 개봉일 기준 최고 예매량을 기록하고 있던 한국영화 '신과 함께: 인과 연'의 64만 6517장, '군함도'의 56만 5992장, '기생충'의 50만 5382장을 모두 뛰어넘는 압도적인 수치다.
다음 날 오프닝 스코어는 더욱 놀라웠다.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일일 박스오피스 기준, 개봉 첫날 82만 1,631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전체 박스오피스 1위에 등극해 올해 최고 오프닝 스코어 기록을 새롭게 썼다.
또한 '범죄도시2'(2022)의 오프닝 스코어 46만 7525명, '범죄도시3'(2023)의 오프닝 스코어 74만 874명을 모두 갈아치우며 시리즈 사상 오프닝 스코어 신기록까지 세웠다.
여기에 '신과함께-인과 연'(2018) 124만 6603명, '군함도'(2017) 97만 2161명, '부산행'(2016) 87만 2673명의 뒤를 이어 역대 한국영화 오프닝 스코어 TOP4를 차지해 또 한번 흥행 돌풍을 기대케 했다.
최근 마동석은 OSEN과의 인터뷰에서 "사실 우리의 솔직한 목표는 손익분기점 350만 명이다. 항상 그게 모든 시리즈의 목표였다. 그 이후는 잘 모르겠다"며 "더 좋은 스코어나 천만을 하면 좋겠지만 손익을 넘기길 바란다. 기준을 천만에 두고 있지 않다. 만약 (실패하면) '약빨 떨어졌네' 그렇게 생각하시면 된다.(웃음) 결국 영화를 재밌게 만드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쿨하게 말하면서도 소신을 드러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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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범죄도시' 포스터 및 스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