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 산하 레이블 어도어 민희진 대표의 마이웨이가 이어지고 있다. 급작스럽게 기자회견을 열어 욕설과 비속어 사용 등으로 기자회견답지 않은 기자회견을 한 것에 이어 다음 날에는 라디오 생방송에 출연해 또 한 번 감정호소식의 입장을 밝혔다. 그리고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자식’이라 표현한 뉴진스의 컴백을 홍보, 갈피 잡을 수 없는 마이웨이 행보를 보이고 있다.
민희진 대표는 지난 25일 경영권 탈취 의혹에 대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이날 그는 하이브의 감사 시작은 지난해 맺은 주주간계약의 재협상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자신이 경영진에게 보낸 내부 고발 메일 때문이라는 내용부터 하이브 경영진에도 불만을 드러내는 등 2시간 동안 육두문자를 써 가며 수위 높게 하이브를 비방했다.
민 대표는 “오늘 멤버 어머님이 저한테 문자를 보내주셨다. 얼마나 불쌍하면 나한테 이런 얘기를 해주겠나. 제가 돈을 원했으면 내부 고발을 안한다. 가만히 있어도 천 억을 번다. 제 성격이 지X 맞아서 얘기해야하는 성격이다. 못 견딘다. 그게 제 성격이다. 그래서 이 고통을 당하고 있는 것”, “개저씨들이 나 하나 죽이겠다고. 이런 걸 일일이 응대하기 싫었다는 거다. 저는 명예가 너무 중요한 사람인데 이 새끼들은 내 명예가 중요한 걸 알아. 아니까 뉴진스로 흥정했고, 넘어가줬잖아. 근데 또 이런다. 나 이 회사 벗어나려면 어떻게 해야돼요?” 등 거침없는 표현을 하며 눈물을 쏟고 격앙된 감정을 보였다.
또한 “나까지 회사를 나가면 나도 나쁜년이 되니까. 애들한테 미안해서 레이블을 만들어 달라고 했다. 하이브 지분 100%가 아니면 애들을 안준다고 하더라. 애들 받으려고 그걸 포기했다. 진짜 출산한 기분이라고 말한 게 거짓말이 아니다. 산고의 기분이었다”고 호소하고, “하이브는 뉴진스 아끼는 게 맞아요? 뉴진스 뮤직비디오 릴리즈가 내일인데, 월요일에 감사하는 게 맞나. 법인카드에서도 뭐가 안나오니까 무속인 그런거나 찾아내고. 저 기자회견 한다고 하니까 무당, 나 흔드려고. 그래 너네 잘됐다. X발 모르겠다”고 욕설을 내뱉었다.
민 대표의 충격적인 기자회견 후 하이브는 즉각 “오늘 민희진 대표가 기자회견에서 주장한 내용은 사실이 아닌 내용이 너무나 많아 일일이 열거하기가 어려울 정도다. 민 대표는 시점을 뒤섞는 방식으로 논점을 호도하고, 특유의 굴절된 해석기제로 왜곡된 사실관계를 공적인 장소에서 발표했다. 당사는 모든 주장에 대하여 증빙과 함께 반박할 수 있으나 답변할 가치가 없다고 판단해 일일이 거론하지 않기로 했다”고 일축했다.
또한 하이브는 민 대표가 기자회견을 한 당일 민희진 대표, 신동훈 VP에 대해 업무상 배임 혐의로 서울 용산경찰서에 고발장을 접수했다.
하지만 민 대표는 오늘(26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자신만의 주장을 펼쳤다. 그는 “원래 인생사가 자로 잰듯 똑바르지 않다. 로봇같이 사는 인생들이 아닌데 그게 어떤 기준에서 보면 이렇게 보이고 이런 기준에서 보면 저렇게 보이고 그런 다양한 시각을 뭔가 어떤 목적이나 프레임으로 사람을 재단하는 이상한 권력의 힘. 이런게 말로만 듣던게 아니라 실제로 제가 겪으니까 너무 무섭더라. 속된말로 한사람을 담그려면 이렇게 담그는구나. 진짜 깜짝 놀랐다. 이게 이럴수 있구나. 그런데 이렇게까지 해야되나? 그런 생각도 들었다. 싫고 밉고 해도 그런 생각도 있었다. 그리고 여러가지를 배웠다. 저도 죄가 없다 하더라도 다 누구든 각도기를 가지고 보기 시작하면 뭐 하나가 안 나올 수는 없다”고 했다.
기자회견에 이어 라디오 생방송에서도 뉴진스를 언급하며 감정호소식의 발언을 이어갔고, 의혹들에 대해서는 재차 부인했다.
민 대표의 마이웨이 행보는 계속됐다. 하이브는 오는 5월 뉴진스의 컴백을 앞두고 오늘(26일) 새 더블 싱글 ‘How Sweet’의 재킷 사진을 공개했다. 이 가운데 민희진 대표는 자신의 SNS에 뉴진스의 사진을 게재하며 홍보에 나섰다.
게릴라식 기자회견에 이어 라디오 생방송 출연, 그리고 뉴진스 컴백 홍보까지 민희진 대표의 공격적인 마이웨이 행보가 씁쓸함을 자아내고 있다. /kangs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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