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의 전체 1순위 신인 투수 황준서(19)가 데뷔 후 처음으로 무너졌다. 두산 베어스 포수 양의지에게 도루를 허용하더니 홈런까지 맞았다.
황준서는 26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벌어진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두산과의 홈경기에 선발등판, 3⅔이닝 6피안타(2피홈런) 5볼넷 2탈삼진 6실점으로 난조를 보였다.
볼넷 5개로 제구가 흔들렸고, 도루 2개를 허용하면서 주자 견제에 어려움을 겪었다. 0-6으로 뒤진 상황에서 내려가 패전 요건을 안은 황준서는 평균자책점도 1.15에서 3.72로 크게 올랐다.
황준서는 1회 두산 1번 정수빈에게 좌전 안타를 맞고 시작했지만 허경민을 3루 땅볼로 5-4-3 병살타로 연결시켰다. 2구째 바깥쪽 낮은 포크볼로 땅볼을 이끌어냈다. 이어 양의지와 김재환에겐 풀카운트 승부 끝에 연속 볼넷을 허용하며 주자를 쌓았다. 두 타자 상대로 모두 유리한 카운트를 점했지만 볼넷으로 이어졌다. 양의지는 바깥쪽 낮은 포크볼을 잘 참았고, 김재환은 바깥쪽 낮은 직구를 골라냈다. 이 과정에서 1루 주자 양의지를 신경쓰지 않아 김재환 타석에 기습 도루를 허용하기도 했다. 양의지의 시즌 1호 도루.
1,2루가 되자 한화 포수 박상언이 마운드에 올라와 템포를 한 번 끊어갔지만 황준서는 강승호 상대로도 3구 연속 볼을 던졌다. 존을 살짝 벗어나는 공들이 볼 판정을 받으면서 흔들리는가 싶었지만 4구째 직구에 강승호가 헛스윙했다. 스리볼 타격 실패. 이어 몸쪽 직구로 풀카운트를 만든 황준서는 몸쪽 직구로 우익수 뜬공 처리하면서 실점 없이 1회 위기를 넘겼다. 1회 투구수 26개였는데 스트라이크(12개)보다 볼(14개)이 더 많을 정도로 제구가 좋지 않았다.
2회에는 선두타자 양석환에게 솔로 홈런을 맞았다. 2구쨰 몸쪽 낮은 143km 직구를 양석환이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겼다. 비거리 110m, 시즌 4호 홈런. 타격 직후 아쉬운 표정을 지으면서 고개를 젖힌 양석환이었지만 의외로 타구가 쭉쭉 뻗어나가 담장 밖으로 넘어갔다.
이어 헨리 라모스를 3루 땅볼 처리한 황준서는 김기연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박준영을 몸쪽 낮은 직구로 루킹 삼진 돌려세운 뒤 정수빈을 좌익수 뜬공 아웃 잡고 2회를 마쳤다.
그러나 3회가 문제였다. 선두 허경민의 투수 앞 내야안타 때 1루로 송구한 게 뒤로 빠지는 실책이 되면서 무사 2루가 됐다. 양의지, 김재환을 연이어 볼넷으로 내보내며 만루 위기를 자초한 황준서는 강승호에게 우익수 희생플라이를 내주며 추가 실점했다. 이때 페라자의 느슨한 후속 플레이로 1루 주자 김재환도 2루까지 갔다.
이어 양석환의 빗맞은 3루 땅볼 타구가 내야 안타로 이어지는 불운까지 겹쳤다. 그 사이 3루 주자가 들어오면서 1점 더 빼앗긴 황준서는 1사 1,3루에서 라모스에게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허용해 3회에만 3점째를 내줬다.
다음 타자 김기연을 3루 땅볼 잡고 이닝을 마쳤지만 양석환에게 다시 2루 도루를 내주며 주자 견제를 제대로 못한 황준서는 4회를 버티지 못했다. 박준영을 좌익수 뜬공, 정수빈을 헛스윙 삼진 처리하며 투아웃을 잘 잡았지만 허경민에게 중전 안타를 맞은 후 양의지에게 좌중월 투런 홈런을 허용했다. 양의지는 2구째 황준서의 바깥쪽 낮은 포크볼을 골라내더니 다음 포크볼이 존에 들어오자 그대로 퍼올려 담장 밖을 넘겼다. 비거리 125m, 시즌 4호 홈런.
결국 황준서는 그대로 마운드에 내려왔다. 프로에서 처음 맛본 쓴맛이었다. 이날 황준서의 총 투구수는 87개로 스트라이크 47개, 볼 40개. 앞선 경기들에 비해 제구에 어려움을 겪었다. 최고 149km, 평균 143km 직구(55개)에 포크볼(30개), 커브(2개)를 구사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