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손자’ 이정후(26·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존재감이 대단하긴 대단한 모양이다. 지난 2001년 메이저리그 데뷔 첫 해부터 아메리칸리그(AL) MVP와 신인상을 휩쓴 ‘일본 레전드’ 스즈키 이치로(51)가 떠오를 정도라고 한다. 하지만 샌프란시스코 지역 언론이 이렇게 표현한 데에는 다른 이유가 있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호세 지역 매체 ‘머큐리뉴스’는 지난 26일(이하 한국시간) 샌프란시스코의 휴식일을 맞아 개막 한 달간 팀을 평가했다. 샌프란시스코는 지난 25일까지 12승14패(승률 .462)로 내셔널리그(NL) 서부지구 4위에 그치고 있지만 5할에 근접한 승률로 크게 처지진 않았다.
머큐리뉴스는 샌프란시스코의 상승 요소로 견고한 선발진, 포수 패트릭 베일리의 타격 상승을 꼽은 반면 하락 요소로는 불펜진과 주력 타자들의 부진을 꼽았다. 이정후의 이름은 하락 요소 타자 파트에서 나왔다.
머큐리뉴스는 ‘타자들의 부진에 대해 이야기하기 전에 올 시즌 샌프란시스코 수비는 꽤 좋다. 주목할 만한 개선 사항’이라고 수비력 향상을 먼저 언급하더니 ‘맷 채프먼, 호르헤 솔레어, 타이로 에스트라다, 윌머 플로레스 등 라인업 상위, 중심 타선을 이끌어야 할 4명의 타격이 살아나면 더 좋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선수들의 부진은 이정후의 리그 평균 생산력(wRC+ 102)을 2001년 이치로처럼 보이게 한다’고 덧붙였다. wRC+는 조정득점생산력으로 리그 환경과 구장 특성을 반영한 타자 생산력 지표로 평균 100이 기준이다. 2001년 이치로의 wRC+는 124였다.
타율 2할6푼9리(93타수 25안타) 2홈런 7타점 OPS .699를 기록 중인 이정후의 생산력은 리그 평균보다 조금 더 나은 수준. 하지만 채프먼(타율 .228 4홈런 14타점 OPS .694), 솔레어(타율 .228 4홈런 6타점 OPS .729), 에스트라다(타율 .232 3홈런 12타점 OPS .653), 플로레스(타율 .226 무홈런 9타점 OPS .589)가 모두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상대적으로 이정후가 부각되고 있다.
머큐리는 샌프란시스코의 또 다른 하락 요소로 리그 최악의 구원 평균자책점(5.92)을 기록 중인 불펜을 꼽으면서도 ‘큰 문제로 보이진 않는다. 라이언 워커, 테일러-타일러 로저스 쌍둥이, 카밀로 도발 등 불펜투수 상위 4명은 평균자책점도 낮고 제 몫을 잘하고 있다. 리드를 잡으면 마무리할 수 있는 상태이지만 뒤지고 있을 때을 막아줄 불펜이 필요하다. 션 젤리 같은 롱릴리프가 불펜 출혈을 막으면 좋을 것이다’고 평가했다.
상승 요소로는 선발진을 꼽았다. 머큐리뉴스는 ‘선발진은 견고해 보인다. 로건 웹은 부진했던 출발을 딛고 19이닝 무실점으로 반등했다. 조던 힉스는 선발다운 모습으로 최고 컨디션일 때에는 뛰어난 투구를 한다. 키튼 윈도 포심 패스트볼을 높게, 변화구를 낮게 던지며 투구 방법을 알아나가고 있다. 카일 해리슨도 괜찮다’며 부상으로 이탈한 블레이크 스넬, 알렉스 콥이 돌아온다면 더 나아질 구석이 있다고 기대했다.
이어 포수 베일리를 상승 요소로 따로 지목하며 ‘샌프란시스코 최고 타자는 수비를 우선시하는 포수다. 타율 3할에 홈런 2개를 치며 장타율 .483으로 놀라운 활약을 하고 있다. 오프시즌 체중을 늘린 효과를 타석에서 보고 있다. 팝타임과 송구 정확도는 여전히 뛰어나다’며 주전 포수로 자리잡은 베일리를 치켜세웠다.
머큐리뉴스는 ‘샌프란시스코는 타석에서 다소 고전하고 있지만 승률 5할에 근접하며 괜찮은 출발을 보이고 있다. 4월에 지구 우승을 할 순 없지만 패배할 수 있다는 오래된 진리가 있다. 지구 우승은 LA 다저스 몫이지만 와일드카드 경쟁에서 탈락하진 않았다. 지금이 바닥이라면 시작하기에 좋은 위치’라며 5월부터 서서히 치고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샌프란시스코는 27일부터 피츠버그 파이어리츠를 상대로 홈 3연전을 갖는다. 27일 3연전 첫 날 좌완 해리슨이 선발로 나서는 가운데 피츠버그에선 2019년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자(전체 18순위)인 우완 유망주 퀸 프리스터가 선발등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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