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류현진(37)이 KBO리그 통산 100승에 재도전한다. KBO리그 통산 최다 홈런(469개) 기록을 바꾼 ‘천적’ 최정(37·SSG 랜더스)과 12년 만의 대결에 관심이 모아진다.
류현진은 30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리는 SSG와의 홈경기에 선발투수로 나선다. 지난 11일 잠실 두산전에서 KBO리그 복귀 첫 승이자 통산 99승을 거둔 뒤 2경기 연속 100승 달성이 불발돼 아홉수에 걸린 류현진에겐 이날이 3번째 도전이다.
직전 등판이었던 지난 24일 수원 KT전에서 류현진은 5이닝 7피안타 2볼넷 4탈삼진 7실점(5자책)으로 무너지면서 패전을 안았다. ABS(자동투구판정시스템) 존에 예민한 반응을 보인 류현진은 이튿날 공개적인 불만을 표출했고, KBO가 이례적으로 ABS 투구 추적 데이터를 공유하며 반박했다.
ABS를 둘러싼 논란이 가속되면서 류현진에겐 이날 등판이 꽤 부담스럽게 됐다. 올 시즌 6경기(32이닝) 1승3패 평균자책점 5.91로 기대에 못 미치고 있는데 소속팀 한화도 최근 20경기 4승16패로 급추락, 순위가 1위에서 8위까지 떨어지며 류현진의 반등이 절실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류현진은 팀 홈런 1위(39개) SSG를 만난다. SSG는 지난주 팀 타율 1위(.291)로 타격 사이클이 올라왔다. 무엇보다 류현진의 천적 중 한 명이었던 KBO리그 통산 홈런왕 최정이 있다.
최정은 류현진이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기 전이었던 2006~2012년 7년간 65차례 맞붙어 타율 3할6푼2리(58타수 21안타)로 강했다. 홈런 4개, 2루타 5개로 장타를 많이 쳤다. 삼진을 14개 당하기도 했지만 고의4구 3개 포함 볼넷 5개를 얻었다. 몸에 맞는 볼과 희생플라이도 각각 1개씩 있었다.
류현진은 2012년 연말 MBC ‘무릎팍도사’에 나와 가장 만나기 싫은 타자로 최정을 꼽으면서 “내가 어떤 공을 던지든 다 친다. 일부러 느린 공을 던져도 따라와서 친다. 내 표정만 봐도 뭐를 던질지 알겠다고 하더라. 팀 동료들이 ‘왜 최정만 나오면 맞냐’고 하는데 그 이유를 모르겠다. 맞고 싶은 투수가 어디 있나”라며 답답함을 감추지 못했다.
그로부터 12년의 세월이 흘렀고, 류현진이 돌아온 지금도 최정은 KBO리그 대표 타자로 군림하고 있다. 올 시즌 25경기 타율 2할8푼6리(91타수 26안타) 11홈런 27타점 OPS 1.072를 기록 중이다. 홈런 공동 1위, 장타율·OPS 단독 1위로 여전히 위협적이다.
두 선수의 마지막 대결은 2012년 8월23일 문학 경기. 당시 류현진은 7⅔이닝 8피안타 1볼넷 9탈삼진 5실점(2자책) 패전을 안았다. 최정은 5회 희생플라이에 이어 8회 추가점의 발판이 된 중전 안타를 치며 2타수 1안타 1타점 1득점을 기록, SK의 5-2 승리를 이끈 바 있다.
메이저리그 출신 추신수(42)와의 맞대결도 주목할 만하다. 한국인 투타 대표 빅리거였던 두 선수는 2013년 7월28일 다저스타디움에서 투타 대결을 벌인 바 있다. 당시 LA 다저스 선발투수였던 류현진은 신시내티 레즈 1번타자 추신수를 맞아 1회 첫 타석에 볼넷을 내줬지만 3회 1루 땅볼, 6회 헛스윙 삼진을 잡아 2타수 무안타로 막았다. 당시 류현진은 7이닝 2피안타(1피홈런) 1볼넷 9탈삼진 1실점 호투로 다저스의 4-1 승리를 이끌며 시즌 9승째를 올렸다.
그 이후 11년 만에 무대를 한국으로 옮겨 맞대결을 하게 됐다. 개막전 때 손가락 부상을 당해 18일간 공백기를 가진 추신수는 올해 15경기 타율 1할8푼6리(43타수 8안타) 1홈런 6타점 OPS .618로 부진하지만 지난주 5경기 타율 2할6푼3리(19타수 5안타) 1홈런 5타점 OPS .796으로 살아나고 있다.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는 추신수라 어쩌면 류현진과의 마지막 승부가 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