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의 포수 지형이 바뀌는 것일까?
KIA는 개막 이후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팀 평균자책점 2위(3.75)의 마운드와 팀 타율 1위(.298)의 강력한 타선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취약포지션이었던 포수 부문의 안정된 점도 한 몫하고 있다. 마운드를 잘 리드하고 공격에서도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다. 포수 기근에 시달리는 KIA가 아니다.
베테랑 김태군(34)과 풀타임에 도전하는 한준수(25)가 안방살림을 맡고 있다. 여전히 주전은 김태군이다. 노련한 투수리드와 수비력도 안정감이 있다. KIA가 주전 내야수 류지혁을 내주고 삼성에서 트레이드해온 효과는 분명히 작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한준수도 출전기회를 높이며 존재감을 보이고 있다. 30경기에서 김태군이 19경기, 한준수가 11경기에 선발출전했다.
공격에서는 4월29일 현재 경기와 타석수를 비교하면 거의 50대50이다. 김태군은 20경기에 출전해 60타석을 소화했다. 타율 2할5푼, 2홈런, 9타점, OPS(장타율+출루율) 0.724를 기록중이다. 득점권 타율은 1할8푼8리이다. 4월6일 광주 삼성전에서 생애 최초로 연타석 홈런을 터트리며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한준수는 22경기 59타석을 소화하며 타율 3할9푼2리, 9타점, OPS 0.914를 기록중이다. 타격능력을 보면 한준수가 뛰어나다. 정교한데다 파워도 갖추었다. 타석에서 투수들과 싸움도 능하다. 득점권 타율 3할3푼3리로 찬스에서도 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런 공격력을 갖췄기에 매력적이고 기회도 넓혀가고 있다. 훌륭한 대타감이기도 하다.
지난주 6경기에서도 나란히 3경기씩 선발마스크를 썼다. 26일 잠실 LG전에서 김태군은 흔치 않는 실수를 했다. 낫아웃 상황을 인지하지 못해 티자 태그 또는 1루 송구를 하지 않아 살려준 것이다. 실점을 허용하면서 승기를 건네는 상황으로 이어졌다. 이례적으로 6회말 2사후 경기 도중 한준수로 교체되었다. 이후 한준수는 2경기 연속 선발마스크를 쓰기도 했다.
실수는 나오기 마련이지만 분명한 점은 젊은 한준수의 기회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한준수는 아직은 볼배합 등 투수리드에서는 경험이 더 쌓아야 한다. 작년 6월 말 1군 콜업을 받아 데뷔 6년만에 기회를 얻어 경쟁력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여전히 주전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승리에 기여도 하고 실수도 하면서 주전포수를 향해 조금씩 지평을 넓혀가고 있는 것이다.
KIA에게는 이상적인 흐름이라고 할 수 있다. 작년 시즌 막판 김태군과 3년 최대 25억원에 다년 계약을 했다. 2026년까지는 베테랑 포수로 안방을 지켜달라는 의미였다. 대신 여기에는 한준수의 지속적인 주전 성장의 플랜도 포함되어 있다. 김태군의 도움이 필요하다. 이러한 장기플랜 아래 조금씩 포수 권력의 이동이 벌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KIA는 올해 2017년 이후 7년만에 통산 12번째 우승을 노리고 있다. 마운드와 타선 모두 리그 최강의 전력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수비와 공격까지 포수들의 활약도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서로 경쟁도 하면서 베테랑 김태군의 조언과 한준수의 성장까지 함께 이루어진다면 최상의 시나리오이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