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류현진(37)이 KBO 통산 100승 달성 기념을 도와준 후배 노시환(24)에게 소고기 한 턱을 쏘며 5월 도약을 예고했다.
류현진은 지난달 30일 대전 SSG전에 선발등판, 6이닝 7피안타 2볼넷 1탈삼진 2실점(1자책) 호투로 한화의 8-2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달 11일 잠실 두산전에서 99승째를 거둔 뒤 3경기 만에 100승 고지를 밟으며 KBO리그 역대 33번째 ‘100승 클럽’에 가입했다.
김시진(전 삼성-186경기), 선동열(전 해태-192경기)에 이어 역대 3번째 빠른 100승으로 한화 소속 투수로는 1997년 송진우, 1999년 정민철, 2000년 이상군, 한용덕에 이어 24년 만이자 역대 5번째 100승.
이날 류현진의 100승 도우미는 3루수 노시환이었다. 0-2로 뒤진 3회 만루 홈런을 터뜨리며 승부를 한 방에 뒤집은 노시환은 3루 수비에서도 병살타 1개 포함 6개의 땅볼 아웃 타구를 처리했다. 4회 2사 1,2루에선 최지훈의 3루 선상 타구를 백핸드로 잡은 뒤 몸을 날려 글러브로 베이스를 터치했고, 5회 1사 1,2루에선 기예르모 에레디아의 3루 땅볼 타구를 잡은 뒤 빠르게 베이스를 밟고 1루로 빨랫줄 같은 송구를 하며 더블 플레이로 이닝을 종료시켰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노시환은 “현진 선배님이 소고기 한 번 사야 할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었고, 류현진도 “마음의 문은 항상 열려있다”며 후배를 위해서 한 턱 쏘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퇴근 후 곧바로 류현진이 노시환에게 소고기를 사줬다. 100승 기념 식사 자리에 가족, 지인들과 후배 투수 장민재가 함께했는데 노시환도 합세했다. 이날 식사 자리에서 류현진이 노시환에게 소고기를 먹여주는 사진이 류현진 소속사 99코퍼레이션을 통해 여러 장 공개됐다.
1일 SSG전을 앞두고 취재진을 만난 류현진은 “소고기 먹으러 간다고 하니까 시환이도 가도 되냐고 물어보더라. 오라고 해서 연출샷 한 번 찍었다. 시환이 많이 먹었다”며 웃었다.
이날 자리에는 절친한 후배 장민재가 100승 기념 케이크를 준비해오기도 했다. 류현진은 “감동은 안 했는데 잘 만들었다”며 “100승을 계기로 나도 팀도 좋아질 것 같다. 안 좋았던 4월은 끝났으니까 5월달 열심히 달려 나가야 한다. 5월에는 5월에 까먹은 팀 성적을 채우는 것이다. 개인 목표는 따로 없고 어제처럼만 던지는 것이다”고 말했다.
한화는 4월 한 달간 6승17패로 승패 마진이 -11에 달했다. 3월 개막전 패배 후 7연승 기세가 한순간에 꺼졌지만 4월 마지막 경기를 류현진의 100승과 함께 마무리하며 5월 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최원호 한화 감독도 “어제 승리는 의미가 있다. 류현진이 한국 복귀해서 100승이 걸린 경기였는데 공교롭게도 류현진이 던질 때 수비에서 문제 발생하고, 득점도 많이 안 나왔다. 선수들이 조금 부담을 갖고 있었는데 어제 승리로 야수들도 조금 더 편하게 경기에 임할 수 있을 것이다”고 기대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