탬파베이 레이스와 밀워키 브루어스의 경기에서 격렬한 벤치 클리어링이 발생했다.
탬파베이는 1일(한국시간)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 아메리칸 패밀리 필드에서 열린 밀워키와의 경기에서 2-8로 패했다. 하지만 이날 경기는 경기보다 벤치 클리어닝이 더 큰 화제가 됐다.
양 팀 선수들의 난투극은 탬파베이 타자 호세 시리와 밀워키 투수 애브너 유리베의 말다툼으로 시작됐다. 밀워키가 8-2로 앞선 8회초 선두타자 시리가 유리베를 상대로 1루수 땅볼을 쳤고 유리베가 1루수 리스 호스킨스의 송구를 받아 시리를 1루에서 아웃시켰다. 그런데 시리와 유리베가 말다툼을 시작했고 유리베가 시리의 얼굴을 가격하며 갑작스럽게 싸움이 시작됐다. 두 선수가 격하게 싸우자 양 팀의 모든 선수들이 뛰쳐나와 격한 몸싸움을 벌였고 한동안 경기가 중단됐다. 결국 이 벤치 클리어링으로 인해 시리와 유리베가 퇴장조치 됐다.
싸움의 전조는 밀워키가 6-1로 앞선 6회에 있었다. 밀워키 구원투수 프레디 페랄타가 3회 홈런을 치고 세리머니를 했던 시리를 95.2마일(153.2km) 포심으로 맞추자 심판은 곧바로 페랄타를 퇴장시켰고 이에 항의하던 밀워키 팻 머피 감독 역시 퇴장 명령을 받았다. 밀워키는 이러한 일로 시리를 좋지 않게 보고 있었고 결국 유리베와 시리의 감정싸움이 몸싸움으로 번진 것이다.
메이저리그 공식매체 MLB.com은 “박스 스코어는 오늘 경기에 대해 일부분만 말해준다. 밀워키 투수 프레디 페랄타와 애브너 유리베, 감독 팻 머피, 탬파베이 중견수 호세 시리는 서로 펀치를 날리고 벤치 클리어링을 일으키면서 모두 퇴장당했다”라며 이날 경기의 소동을 전했다.
페랄타는 “팀으로서 우리는 괜찮다. 우리는 올바른 방식으로 경기를 했다. 하지만 경기를 하다보면 통제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지곤 한다”라고 말했다. 페랄타가 6회 시리를 맞췄을 때 탬파베이 캐빈 캐시 감독은 곧바로 항의를 했고 심판진은 항의를 받아들여 페랄타에게 퇴장을 명령했다. 캐시 감독은 “올바른 결정이다”라고 말했지만 페랄타는 “잘못된 결정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서로 팽팽한 입장을 고수했다.
이날 심판조 조장을 맡은 크리스 구치오네 심판은 “우리는 경기에서 일어난 일을 종합하고 의논한 결과 페랄타가 시리를 의도적으로 맞췄다고 판단했다. 그렇다면 퇴장 조치가 뒤따를 수밖에 없다”라고 설명했다. 구치오네 심판이 보기에 이는 당연한 명령이었지만 머피 감독은 동의하지 않았고 항의 역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시리는 3회 홈런을 치고 타구를 잠시 감상한 뒤 천천히 걸어나갔다. 페랄타는 시리가 과하게 홈런 세리머니를 했다고 생각하지 않았으며 의도적으로 맞춘 것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페랄타는 “나는 영상으로 시리가 이전에도 홈런을 치고 그런 식으로 그라운드를 도는 것을 본적이 있다. 내가 7년 동안 얼마나 많은 홈런을 맞았겠나? 많이 맞았고 한 번도 보복구를 던진적이 없다. 이번에 7시즌을 뛰면서 처음으로 퇴장을 당한 것이다. 나는 그를 맞출 이유가 없었다”라고 해명했다. 페랄타는 이번 퇴장이 메이저리그 데뷔 후 첫 퇴장이다. 시리는 홈런 장면에 대해 “나는 그렇게 천천히 뛰지 않았다. 공을 타격했고 몇 발짝을 걸어간 뒤 평범하게 뛰기 시작했다”라고 말했다.
구치오네 심판은 퇴장을 하기 전에 선수들에게 별다른 경고를 하지 않았음을 인정했다. 그렇지만 “우리는 그 상황에서 3가지 선택지가 있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거나, 경고를 하거나, 퇴장을 시키는 것이다. 심판들이 모여서 의도적으로 시리를 맞췄다고 판단한 시점에서는 퇴장 명령을 내리를 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선택지였다”라고 퇴장명령을 내린 이유를 밝혔다.
페랄타는 “나는 그를 맞추려고 하지 않았다. 그런데 심판이 ‘이봐 프레디, 넌 퇴장이야’라고 말했다. 나는 화가 났지만 상황을 악화시키지 않기 위해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나는 이미 퇴장된 상태였다. 심판진이 나를 퇴장시킨 이유를 모르겠다”라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시리와 시비가 붙으면서 직접적으로 벤치클리어링을 일으킨 유리베는 “시리와 이야기를 나눌 때 해서는 안될 경기와 상관없는 말들이 오갔다”라고 말했다. 시리는 “내가 1루로 뛰어갈 때 그냥 정상적으로 뛰어갔다. 그런데 그가 내 어깨를 때렸다. 나는 왜그러냐고 물었고 그는 ‘그냥 그러고 싶어서’라고 답했다”라며 당시 상황을 돌아봤다. 이러한 대화가 오가면서 감정 싸움이 주먹다짐으로 이어졌다.
머피 감독은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오늘 아무도 크게 다치지 않아서 다행이라는 것 뿐이다. 경기를 하다보면 많은 감정이 생기기 마련이다”라고 말했다. 탬파베이 외야수 랜디 아로자레나는 “나는 이번 벤치클리어링이 계속 될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렇지 않기를 바란다. 동료들이 다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그냥 야구를 했으면 좋겠다”라고 양팀의 격한 감정이 이번 벤치클리어링으로 끝나기를 바랐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