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1일 만었다. 롯데 자이언츠 고승민은 2019년 입단 당시 ‘대형 내야수’로 각광을 받았다. 2루수로서 공수에서 재능을 보여줄 수 있는 유망주로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고승민은 2019년 9월4일 사직 삼성전 이후 2루수로 출장하지 않았다. 군 입대를 하면서 병역을 해결했고 이후 외야수, 1루수 등으로 포지션을 오갔다. 고승민의 타격 재능을 살리고 포지션 교통정리를 위해서 였지만 고승민 입장에서는 혼란스러운 상황들이었다.
그리고 올해, 고승민은 다시 혼란과 마주했다. 지난해 마무리캠프부터 2루수로 돌아가기 위해 훈련했다. 하지만 경쟁력을 보여주지 못했고 외야로 밀려났다. 그래도 주전 좌익수로 낙점을 받았다. 타격적인 면을 극대화 하기 위한 방안이자 김민석의 내복사근 부상 공백을 채우기 위한 대안이었다.
하지만 고승민은 페이스를 끌어올리지 못했다. 시범경기 6경기 타율 4할7푼4리(19타수 9안타)의 페이스가 다시 떨어졌고 올라오지 않았다. 고승민은 2군으로 향해야 했다.
2군에서 고승민은 타격적인 정비는 물론 다시 2루수로 나서기 시작했다. 내야진 전체의 공격력이 확연하게 차이나는 상황에서 고승민이 다시 2루수로 정착해준다면 고민이 어느정도 해소될 수 있기 때문. 2루수로는 아직 불안한 수비력으로 신뢰를 얻지 못했지만 김태형 감독은 할 수 있는 모든 수를 동원할 수 밖에 없었다.
지난 1일 고승민은 2루수로 다시 선발 출장했다. 2019년 9월4일 이후 1701일 만에 2루수로 선발 출장했다. 지난달 30일 2루수로 교체 출장했고 타석에서도 2타수 2안타 3타점을 기록했다. 그리고 1일 선발 2루수로 출장해서 4타수 2안타 1타점의 기록을 남겼다.수비에서는 문제가 될 만한 장면이 포착되지 않았다. 비교적 많은 타구들이 2루 방면으로 향했다. 하지만 고승민은 무리 없이 이 타구들을 처리했다. 병살 처리 과정도 매끄러웠다. 6회 1사 만루에서 변상권의 강한 타구를 잘 잡아냈다. 7회 무사 만루에서 송성문의 2루수 땅볼 타구도 병살타로 연결시킬 수 있었지만 바운드를 맞추는 과정이 원활하지 않았다. 아웃카운트 1개만 얻을 수밖에 없었다.
이날 롯데는 3-6으로 역전패를 당했다. 다시 5연패에 빠졌다. 하지만 5연패 과정에서 2루수 고승민의 가능성을 봤다. 현재 롯데의 2루수 WAR(대체선수대비승리기여도)는 -0.27로 10개 구단 최하위다(스탯티즈 기준). 현재 롯데의 포지션별 WAR은 대부분 최하위지만 고승민이 2루수 자리에서 시원한 타격을 보여준다면 내야 운영이 숨통이 트일 수 있다.
내야진 전체에서 타격감이 괜찮은 손호영을 3루나 유격수 자리에 쓰면서 공격력을 극대화 시킬 수 있다. 현재 롯데는 공격력을 좀 더 강화해야 하는 상황이다. 팀 타율 2할6푼2리로 9위이고 31경기에서 126득점을 올렸다. 경기 당 평균 4.06점 밖에 뽑지 못했다. 지키는 게 당장 문제가 아니다. 점수를 뽑는 게 급선무이기에 공격 지향적인 라인업을 구축해야 한다. 고승민의 2루 정착은 공격력 극대화를 위한 키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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