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성(29)이 스리런 홈런으로 부활을 알린 날,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도 5할 승률에 복귀했다. 트레이드로 합류한 루이스 아라에즈(27)가 샌디에이고 데뷔전에서 4안타를 폭발하며 팀을 활짝 웃게 만들었다.
김하성은 5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체이스필드에서 치러진 2024 메이저리그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원정경기에 9번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장, 7회 시즌 8호 스리런 홈런 포함 5타수 1안타 4타점을 기록하며 샌디에이고의 13-1 대승을 이끌었다.
앞서 7경기 타율 9푼1리(22타수 2안타) 무홈런 무타점 4볼넷 10삼진 출루율 .231 장타율 .091 OPS .322로 크게 부진하며 9번까지 타순이 내려간 김하성이지만 이날 홈런으로 반등 계기를 마련했다. 시즌 타율 2할1푼1리(128타수 27안타)를 유지하며 OPS를 .693에서 .706으로 끌어올렸다.
애리조나 우완 선발투수 브랜든 팟을 상대로 김하성은 3회 3루 땅볼, 4회 중견수 라인드라이브 아웃, 6회 유격수 내야 뜬공으로 물러났지만 7회 1사 1,2루에서 기다렸던 홈런 한 방이 나왔다.
애리조나 우완 불펜 브라이스 자비스의 4구째 시속 86.2마일(138.7km) 슬라이더가 가운데 낮게 들어왔고, 김하성이 제대로 잡아당긴 타구가 좌측 담장을 넘어갔다. 시속 97.2마일(156.4km)에 발사각 26도로 날아간 타구는 비거리 382피트(116.4m)로 측정됐다. 지난달 26일 콜로라도 로키스전 이후 9일, 8경기 만에 터뜨린 홈런으로 시즌 5호포.
스코어를 11-0으로 크게 벌린 한 방으로 김하성은 9회 마지막 타석에도 무사 3루에서 유격수 땅볼로 3루 주자를 홈에 불러들였다. 시즌 개인 최다 4타점 경기로 시즌 타점도 21점으로 늘렸다.
샌디에이고가 13-1 대승을 거두며 4연승을 질주, 시즌 18승18패로 5할 승률 복귀한 가운데 이날 승리의 주인공은 ‘이적생’ 아라에즈였다. 샌디에이고가 고우석 포함 4명의 선수를 마이애미 말린스에 주고 영입한 아라에즈는 이날 1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 6타수 4안타 1타점으로 강렬한 신고식을 치렀다.
2년 연속 양대리그를 오가며 타율 1위에 오른 타자답게 극강의 컨택 능력이 빛을 발했다. 1회 첫 타석부터 우측 라인드라이브 2루타로 이적 첫 안타를 신고하더니 3회 좌전 안타, 4회 1타점 좌전 적시타, 7회 중전 안타를 폭발했다. 시즌 타율은 2할9푼9리에서 3할1푼5리(143타수 45안타)로 껑충 뛰었다.
‘MLB.com’을 비롯해 미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아라에즈는 “첫 타석에서 2루타를 쳤을 때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했다”며 “매니 마차도,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 잰더 보가츠 등 에너지 넘치는 선수들이 있다. 나도 여기 와서 에너지 전달하고 싶었다. 정말 멋진 경기였고, 내게도 정말 멋진 하루였다”고 말했다.
팀 동료가 된 타티스 주니어는 “아마 현재 토니 그윈과 가장 가까운 선수일 것이다”고 극찬했다. 故 그윈은 1982~2001년 샌디에이고에서 20년 뛰며 통산 타율 3할3푼8리(9288타수 3141안타)에 타격왕 7번, 최다안타 7번으로 극강의 컨택 능력을 과시한 최고 교타자로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마이크 쉴트 샌디에이고 감독은 “아라에즈를 그윈과 비교하긴 어렵지만 현대 시대에 그윈이 있다면 우리 팀에 있는 것이다. 그 말이 딱 맞다”며 “그는 필드 전체에 타구를 보낼 수 있는 아티스트다. 정말 대단한 재능을 가졌다. 이전에도 리그에서 그를 본 적이 있지만 이렇게 가까이서 보니 정말로 특별하다. 그가 우리 팀에 와서 기쁘다. 5월초 아라에즈 같은 선수를 영입한 A.J. 프렐러 단장과 프런트 오피스에 공 돌리고 싶다. 우승에 대한 구단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토레이 로불로 애리조나 감독도 “프렐러는 가만히 있지 않는다. 그는 팀을 더 좋게 만들기 위해 움직인다. 때로는 시간이 촉박해 당장 결정을 내려야 할 때도 있다. 아라에즈가 샌디에이고에 합류하게 돼 조금 놀랐다. 샌디에이고 타선이 좋은데 거기에 아라에즈가 더 좋게 만들어줄 것이다”고 부러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