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37·한화 이글스)을 누구보다 잘 따랐던 투수 알렉 마노아(26·토론토 블루제이스)가 8개월 만에 메이저리그 복귀전을 가졌지만 부진을 거듭했다.
마노아는 6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워싱턴 D.C. 내셔널스파크에서 벌어진 2024 메이저리그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등판, 4이닝 6피안타(2피홈런) 4볼넷 1사구 6탈삼진 7실점(6자책)으로 무너졌다. 타선 덕분에 패전을 면하는 데 만족했다.
마노아에겐 269일 만의 메이저리그 등판이었다. 지난해 8월11일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전 이후 모처럼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올랐지만 5회를 버티지 못한 채 끝없는 추락을 거듭해야 했다.
1회 시작부터 수비가 돕지 못했다. 제이콥 영을 유격수 땅볼 유도했지만 보 비셋의 송구 실책이 나왔다. CJ 에이브람스를 헛스윙 삼진 처리했으나 루이스 가르시아 주니어에게 우전 안타를 맞더니 제시 윈커와 조이 메네시스에게 연속 볼넷을 내줘 밀어내기로 첫 실점했다.
계속된 2사 만루에서 키버트 루이스를 헛스윙 삼진 돌려세우며 추가 실점을 막은 마노아는 2회 삼자범퇴로 안정을 찾았다. 트레이 립스컴과 영을 연이어 바깥쪽 싱커로 루킹 삼진 잡으며 커맨드를 보여줬다. 그러나 3회 1사 후 가르시아에게 중월 솔로 홈런을 맞아 추가 실점했다. 5구째 슬라이더가 한가운데 몰린 실투가 됐다. 이어 윈커를 몸에 맞는 볼, 메네세스를 볼넷으로 내보내며 불안불안한 제구를 노출했다.
결국 4회가 마지막 이닝이 됐다. 에디 로사리오에게 안타를 맞은 뒤 영을 볼넷으로 내보내 이어진 2사 2,3루에서 가르시아 주니어에게 2타점 중전 적시타를 허용했다. 닉 센젤에게도 좌전 적시타를 맞더니 윈커에게 우중월 투런 홈런까지 내줬다. 이번에도 슬라이더가 가운데 몰려 장타로 연결됐다.
토론토 타선이 5회초 2점을 내며 8-7로 재역전했지만 5회말 마노아는 네이트 피어슨으로 교체돼 경기를 마쳤다. 총 투구수 92개로 스트라이크 52개. 스트라이크 비율(56.5%)이 60%도 넘지 못할 만큼 제구가 되지 않았다. 최고 시속 96.5마일(155.3km), 평균 94.3마일(151.8km) 싱커(35개) 중심으로 슬라이더(34개), 포심 패스트볼(22개), 체인지업(1개)을 구사했다. 전반적인 구속은 좋았지만 제구가 되지 않으면서 계속 어려움을 겪었다.
‘MLB.com’에 따르면 경기 후 마노아는 “컨트롤이 중요한 게 아니다. 너무 외곽으로 잘 던지려고 노력했는데 내가 그렉 매덕스가 아니란 것을 알아야 한다. 난 그렉 매덕스가 되지 않을 것이다. 난 패스트볼 구위가 대단하다. 그 공을 믿겠다”는 말로 제구에 얽매이지 않고 구위를 살리겠다고 다짐했다. 존 슈나이더 토론토 감독도 다음 기회를 약속하며 “마노아의 구위와 딜리버리가 좋아졌다”고 반등에 대한 기대를 놓지 않았다.
지난 2019년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11순위로 토론토에 지명된 마노아는 2021년 메이저리그 데뷔 첫 해부터 20경기(111⅔이닝) 9승2패 평균자책점 3.22 탈삼진 127개로 연착륙했다. 당시 토론토 에이스였던 류현진에게 달라붙어 많은 노하우를 배우며 성장했고, 2022년에는 31경기(196⅔이닝) 16승7패 평균자책점 2.24 탈삼진 180개로 활약하며 올스타에 아메리칸리그(AL) 사이영상 3위에 올랐다.
그러나 지난해 19경기(87⅓이닝) 3승9패 평균자책점 5.87 탈삼진 79개로 부진했다. 부상이 있는 것도 아닌데 싱커, 포심 패스트볼 구속이 떨어지며 커맨드까지 무너져 두 번이나 마이너리그로 강등됐다. 구단과 불화설이 흘러나오며 트레이드 가능성까지 제기됐지만 토론토는 마노아의 반등을 기대했다.
지난겨울 체중 감량으로 부활 의지를 보였지만 시범경기 1경기 등판을 끝으로 어깨 통증을 느껴 부상자 명단에서 시즌을 시작했다. 마이너리그에서도 5경기(19⅔이닝) 2패 평균자책점 8.69로 부진했지만 5선발 야리엘 로드리게스가 허리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콜업됐다. 그러나 또 한 번 실망스런 투구로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한편 이날 경기는 난타전 끝에 토론토가 워싱턴에 8-11로 역전패했다.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가 시즌 4호 만루 홈런 포함 4타수 2안타 4타점으로 활약했지만 팀 패배로 웃지 못했다. 워싱턴 원정 3연전을 1승2패 루징시리즈로 마친 토론토는 16승19패(승률 .457)에 그치며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5위 꼴찌로 추락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