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부터 KBO는 프로야구 KBO리그에 수비 시프트 제한을 도입했고, 풀히터 좌타자들이 혜택을 볼거라고 예상했다. LG 김현수, 두산 김재환, KIA 최형우, 삼성 오재일 등 발느린 좌타 거포들은 그동안 1~2루 사이에 내야수 3명이 배치되는 수비 시프트로 안타를 많이 손해봤기 때문이다.
이제는 2루 베이스를 기준으로 양쪽으로 내야수 2명씩 위치를 잡아야 한다. 내야수가 외야 잔디로 넘어가서 수비 위치를 잡는 것도 안 된다.
키움 최주환은 스프링캠프에서 “수비 시프트가 없어진다는 얘기를 듣고 만세를 불렀다”며 “시프트가 활성화된 최근 3년간 타율이 낮아졌다. 지난해 (1~2루) 시프트에 잡힌 안타가 20개 이상이었다. 이제 시프트가 없어지면, 리셋 상황에서 내가 증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누구보다 의욕적으로 새 시즌을 준비하고 시작했는데, 최주환은 1할대 타율로 부진하다 결국 2군으로 내려갔다. 키움 구단은 지난 4일 최주환을 1군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2군에서 타격감을 재정비하는 시간을 갖게 했다.
최주환의 올 시즌 31경기에 출장해 타율 1할8푼2리(121타수 22안타) 4홈런 17타점 13득점 출루율 .259, 장타율 .314, OPS .573으로 부진하다. 타율은 규정 타석을 채운 66명 중 NC 김주원(.179)에 앞선 65위다. OPS는 최하위다.
2021시즌을 앞두고 SSG와 4년 최대 42억원 FA 계약을 한 최주환은 지난해 11월 2차 드래프트를 통해 키움으로 이적했다. 최주환은 지난해 134경기에서 타율 2할3푼5리(426타수 100안타) 20홈런 63타점 OPS .742를 기록했다.
타율과 출루율은 낮았지만, 2018년(26홈런) 이후 5년 만에 20홈런을 기록했는데, SSG는 샐러리캡 등 이런 저런 이유로 최주환을 2차 드래프트에 내놓았다. 키움이 전체 1순위로 가장 먼저 최주환을 지명했다.
이정후의 미국 진출로 공격력이 약해진 키움은 장타력을 지닌 최주환이 어느 정도 메워주기를 기대했다. 4월 중순까지는 중심타선에서 곧잘 타점을 올렸다. 그러나 최근 10경기 성적은 타율 1할1푼1리(36타수 4안타) 1타점 1득점으로 극심한 슬럼프다.
가뜩이나 이주형, 이형종 등이 부상으로 이탈해 있는데, 최주환이 타선에 힘을 보태지 못했다. 홍원기 감독은 최주환이 더 나빠지기 전에 재정비를 위해 2군행을 결정했다.
최주환의 인플레이 타구 타율이 2할3푼7리에 그친다. 규정 타석을 채운 타자들의 평균 인플레이 타구 타율이 3할7푼4리인데 최주환은 매우 낮은 편이다. 66명 중 최하위다. 지난해 최주환의 인플레이 타구 타율은 3할1푼이었다. 최주환이 올해 수비수 사이를 빠져나갈 수 있는 하드 히트 타구, 뜬공 타구를 많이 만들어내지 못하는 측면도 있겠지만 운도 없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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