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26)가 빠른 발을 앞세워 메이저리그 데뷔 첫 3안타 경기를 만들었다. 미국 중계진도 이정후의 빠른 스피드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정후는 8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 쿠어스 필드에서 열린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경기에 1번 중견수로 선발출전해 5타수 3안타 1득점을 기록했다.
1회초 선두타자로 나선 이정후는 콜로라도 우완 선발투수 다코타 허드슨의 5구째 시속 89.7마일(144.4km) 포심을 받아쳐 우전안타를 뽑아냈다. 타구속도 105.8마일(170.3km), 기대타율 4할9푼짜리 깔끔한 안타를 때려냈다. 하지만 뒤이어 타이로 에스트라다가 병살타를 치면서 득점으로 연결되지는 않았다. 3회에도 선두타자로 나선 이정후는 허드슨과 9구까지 가는 치열한 접전을 벌였다. 하지만 풀카운트에서 82.8마일(133.3km) 슬라이더에 방망이가 헛돌아가며 삼진으로 물러났다.
샌프란시스코는 4회 1사에서 맷 채프먼의 볼넷과 블레이크 사볼의 안타로 1사 1, 3루 찬스를 잡았다. 닉 아메드는 1타점 내야안타를 만들어내며 선취점을 뽑았다. 1사 1, 2루에서 세 번째 타석에 들어선 이정후는 허드슨의 초구 82.3마일(132.4km) 슬라이더를 때렸다. 타구는 3루수 방면 약한 땅볼 타구로 굴러갔지만 3루수 라이언 맥마혼이 제대로 처리를 하지 못하면서 내야안타가 됐다. 1사 만루를 만든 이정후는 에스트라다의 1타점 진루타에 이어서 라몬테 웨이드 주니어의 2타점 적시타가 터지며 득점까지 성공했다.
이정후는 샌프란시스코가 4-0으로 앞선 6회 1사 1루에서 좌완 구원투수 타이 블락의 3구 88.9마일(143.1km) 싱커를 때렸지만 1-6-3 병살타를 치고 말았다.
아쉽게 득점 기회를 살리지 못한 이정후는 8회 별명 '바람의 손자'다운 스피드를 과시했다. 8회 2사에서 우완 구원투수 닉 미어스의 초구 97.2마일(156.4km) 포심을 때렸지만 1루수 방면 땅볼 타구가 됐다. 그런데 투수의 1루 베이스 커버가 살짝 늦었고 이정후는 그 틈을 놓치지 않았다. 이정후가 생각보다 빠르게 1루로 쇄도하면서 투수는 공을 제대로 받을 준비를 하지 못했고 1루수 몬테로도 투수 미어스의 키를 넘어가는 악송구를 했다.
샌프란시스코 경기를 중계한 지역매체 NBC스포츠 베이 에어리어 중계진은 "이정후의 스피드가 콜로라도에게 압박감을 준 것 같다. 투수 미어스가 실수를 했다. 1루 커버를 빠르게 들어가지 못했고 1루에 이정후가 먼저 들어갔기 때문에 몬테로가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기록원이 이 플레이를 어떻게 기록할지 궁금하다. 나는 안타를 줘야한다고 생각한다. 만약 좋은 송구를 했다고 하더라도 세이프가 됐을 것이다"라고 이정후의 빠른 발을 칭찬했다. 중계진의 예상대로 기록원은 이 타구를 내야안타로 기록했다. 덕분에 이정후는 메이저리그 데뷔 첫 3안타 경기를 하게 됐다. 샌프란시스코도 5-0으로 승리하고 4연패를 끊었다.
이정후는 메이저리그에서도 상위권에 해당하는 빠른 스피드를 보여주고 있다. 메이저리그 공식통계사이트 베이스볼서번트에 따르면 이정후의 스프린트 스피드는 초속 28.4피트(시속 31.2km)로 최고 10번 이상의 스프린트 기회가 있었던 380명의 선수 중 66위에 올라있다.
빠른 발로 3안타 경기를 해낸 이정후는 올 시즌 35경기 타율 2할6푼4리(140타수 37안타) 2홈런 7타점 14득점 2도루 OPS .643을 기록중이다. 최근 5경기 연속 안타와 2경기 연속 멀티히트를 이어가며 타격감을 끌어올렸다. 이정후가 앞으로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 팬들의 기대가 크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