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트로 멤버 차은우가 먼저 세상을 떠난 친구 문빈을 하염없이 그리워했다. 끝까지 지켜주지 못한 죄책감에 눈시울까지 붉혀 보는 이들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차은우는 8일 오후 전파를 탄 tvN ‘유퀴즈 온더 블럭’에 출연해 지난해 힘들었던 이야기를 조심스럽게 꺼냈다. 아스트로 멤버 문빈은 지난해 4월 19일 서울 강남구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돼 많은 이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스스로 25살 짧은 생을 마감했고 그를 사랑한 남은 이들은 큰 슬픔에 젖었다.
차은우 역시 마찬가지. 그는 문빈의 얘기를 쉽사리 꺼내지 못하며 “작년에 조금. 작년이 저한테는 되게 힘든 해였다”고 울컥했다. “오래 기억할 의미 있는 방법으로 이번 앨범 신곡 가사를 쓰게 됐다. 마음 속 이야기가 너무 하고 싶었다. 밤낮으로 촬영하고 와서 가사를 쓰고 녹음했다. 문빈 입장에서. 펑펑 울면서 썼다. 아직도 그 노래는 못 부른다”고 밝혀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문빈을 외롭게 보낸 죄책감이 컸다. 차은우는 “내가 밥을 먹어도 되는 건가. 잠을 잘 만한 가치가 있나 싶더라. 빈이는 꿈에 자주 나온다. 헬스장에 나올 때도 있고 녹음실에 나올 때도 있고. 누가 괜찮냐고 물으면 괜찮다, 안 괜찮다 얘기하는 게 싫더라. 오늘 긴장한 것도 그 이유인 것 같다. 괜찮아 보이는 것도 싫고 안 괜찮아 보이는 것도 싫으니까”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이어 그는 “제가 택한 삶의 방향과 방식은 더 잘 살자. 그래서 열심히 하고 있다. 그걸 더 원할 것 같다. ‘원더풀 월드’ 대사 중에 ‘사람은 누구나 다 아픔이 있을 거고. 상실의 아픔믈 가진 모든 사람들이 편안해지기를. 세상이 그들에게는 더 다정하기를’ 있다. 가슴이 쿵했다. 평생 안고 가야 될 거라고 생각을 한다. 더 열심히 잘 살아야겠다. 문빈 몫까지 더. 정신을 차리고 열심히 해야 제 주변이 무너지지 않을 것 같다”며 눈물을 글썽거렸다.
그도 그럴 것이 차은우가 3년 반이라는 고된 연습생 생활을 버틸 수 있었던 아스트로 멤버들 덕분이었다. 차은우는 “멤버들이 다 너무 착하고 괜찮아서. 우리끼리관계, 유대감, 친밀함으로 극복했다. 그렇게 데뷔했는데 나보다 더 잘하는 멤버들이 많은데도 저한테만 집중하니까 미안하고 힘들었다. 체력적으로도 힘들었지만 멤버들이 너무 좋아서 무거워도 버텼다”며 팀 내 핵심 멤버로 9년간 팀을 이끈 남다른 무게감을 토로했다.
이어 그는 “어떻게 우리 같은 애들이 팀이 됐을까 싶다. 우리 20년 뒤에 뭐하고 있을까 계속 얘기한다. 멤버들이랑 술 한 잔 하면 신기하다고 얘기한다. 단칸방에서 다 같이 가로 세로로 껴서 잤는데 지금은 각자 사는 곳이 다 있다. 그땐 음식도 6천원 짜리만 먹을 수 있었는데 지금은 먹고 싶은 걸 시키다니. 우리 잘 컸다 싶다. 10년 전에 저는 지금의 저를 상상하지 못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아스트로의 우정은 유난히 돈독하다. 지난해 4월 문빈이 세상을 떠난 뒤 소속사 판타지오 측은 사옥에 추모공간을 마련했다. 수많은 국내외 팬들 뿐만 아니라 아스트로 멤버들도 이곳을 찾아 하늘에서 보고 있을 문빈에게 편지를 띄웠다.
특히 차은우는 “빈아, 네가 보고픈 밤이다. 이 나쁜 놈아. 산하랑 산책 겸 잠이 안 와서 같이 왔다. 잘 자고 있어?, “너랑 당연스레 했던 모든 것들이 정말 사소한 것들까지 왜 이리 그립고 후회되는지”, “달나라에선 꼭 몇 백배 더 행복해라. 남기고 간 건 내가 책임지고 챙길 테니 너무 걱정말고. 고생했다. 사랑하고, 미안하다. 친구야"라는 메시지를 남겨 많은 이들을 숙연하게 했다.
이날 ‘유퀴즈 온더 블럭’에서도 차은우는 끝으로 문빈에게 “빈아. 잘 지내냐? 보고 싶네. 네 몫까지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은 잘하고 있을게. 걱정하지 말고.다시 만나자”라고 뭉클한 메시지를 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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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OSEN DB, 유퀴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