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드래프트 4라운드로 미네소타 트윈스에 지명된, 상위 순번의 선수였던 반즈는 2021년 빅리거의 꿈을 이뤘다. 9경기 등판해 승리는 없었고 3패 평균자책점 5.92(38이닝 25자책점)의 성적을 남겼다.
만약 빅리그에 남았다면 스윙맨 역할의 선수로서도 기회를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2022년 당시 직장폐쇄 등의 변수로 반즈와 같은 입지의 선수들에게는 생계에 위협이 됐고 태평양을 건너 KBO리그 도전을 선택했다.
이런 반즈는 어느덧 KBO리그 3년차 시즌을 맞이하고 있다. 지난해 시즌이 끝나고 빅리그 재도전의 의지를 내비쳤지만 구미가 당길만한 제안을 얻지 못했고 롯데에서 3년차 시즌을 보내기로 결정했다. 총액 135만 달러에 롯데와 재계약을 맺었다.
반즈는 한국에서 성공적인 커리어를 써 내려가고 있었다. 롯데의 '좌승사자' 에이스로서 역할을 해내고 있었다. 그러던 중 지난 8일 한화 류현진과 선발 매치업을 이뤘다.
반즈는 2019년 마이너리그에서 생존의 사투를 벌이고 있었다. 2017년 입단한 뒤 루키리그, 2018년 상위 싱글A를 거쳤다. 그리고 2019년에는 상위 싱글A에서 시작해 더블A, 트리플A까지 올라섰다.
이 시기, 반즈가 더 성장하기 위해 모티브이자 롤모델로 삼았던 게 바로 '올스타 투수' 류현진이었다. 반즈는 "2019년 더블A에 있을 때 류현진 선수와 내가 비슷한 유형이라고 생각을 해서 류현진 선수의 영상과 자료들을 굉장히 많이 봤고 분석을 해서 배우려고 노력을 했다"라면서 "그 당시 다저스에 있을 때 굉장히 좋은 투수였다. 빅리그 타자들을 어떻게 상대하는지 영상을 많이 봤다. 류현진 선수는 커브르 많이 썼는데, 나는 커브를 쓰지 않았지만 슬라이더를 어떻게 류현진처럼 던질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했다. 싱커나 다른 구종들도 어떻게 하면 비슷하게 던질 수 있을까를 영상을 보고 많이 분석했다"라고 밝혔다.
류현진이 토론토와 4년 8000만 달러 계약을 맺고 이적한 뒤 여러 투수들이 '류현진 바라기'를 자처했다. 알렉 마노아가 대표적이었다. 반즈는 어떻게 보면 원조 '류현진 바라기'였던 셈이었다.
반즈는 "류현진 선수의 영상을 보고 배우려고 해서 성장을 했기 때문에 류현진 선수와 매치업을 할 수 있어서 너무 영광스러운 자리였다"라면서 "류현진 선수가 우리 타자들을 어떻게 상대하는지 지켜봤다. 2스트라이크 이후 좌타자를 상대로 몸쪽으로 투심을 던지는 것을 보면서 저렇게도 할 수 있구나라는 것을 또 배울 수 있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류현진과 함께한 모든 순간이 반즈에게는 영광이었다.
반즈로서는 뿌듯하면서도 남모를 감정으로 다가올 경기였다. 롤모델 앞에서 스스로 더 발전했다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날 13탈삼진은 롯데 구단 외국인 투수 한 경기 최다 탈삼진 신기록이기도 했다. 류현진을 롤모델로 삼은 반즈는 이제 롯데의 새로운 역사가 됐고 에이스의 진면목을 과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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