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투수가 대기록을 향해 힘차게 던지고 있다.
KIA 타이거즈 양현종(36)이 어김없이 에이스의 길을 가고 있다. 작년보다 훨씬 짠물투수가 됐다. 정교해지고 강해졌다. 퀄리티스타트 행진을 펼치며 팀 선발진을 받치는 대들보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토종 선발 가운데 가장 경쟁력 있는 볼을 던지고 있다. 대투수 덕택에 팀도 1위를 달리고 있다.
양현종은 지난 8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서 6이닝을 1실점 비자책으로 호투했다. 87구를 던지며 3피안타 무사사구 4탈삼진의 위력이었다. 0-1 패전위기에서 내려왔으나 팀이 연장 12회 승부끝에 4-2로 이기는데 결정적인 발판 노릇을 했다.
이범호 감독은 경기후 "양현종이 오늘도 호투해줬는데 승리 투수가 되지 못해 아쉽다. 그래도 양현종이 선발로서 역할을 잘 해줬기 때문에 결국 역전 승리까지 할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양현종도 “순위권 싸움이고 중요한 경기에서 선발이었기 때문에 최대한 집중하며 던졌다. 직전 경기에서 완투를 했지만 힘들다거나 하지 않고 컨디션도 좋다. 더 긴 이닝을 소화하지 못해 조금 아쉽다”고 덧붙였다.
양현종은 이날까지 6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작성했다. 개막 이후 2경기, 롯데와 KT를 상대로 5⅓이닝씩 소화하더니 4월 7일 광주 삼성전 6이닝 3실점을 시작으로 이날까지 6경기를 모두 3실점 이내로 막았다. 7이닝 경기도 있었고 직전 1일 광주 KT전에서는 9이닝 완투승까지 따내는 기염을 토했다.
모든 수치들이 에이스의 가치를 증명하고 있다. 평균자책점 2.66(4위)으로 내렸고 피안타율은 2할1푼2리(4위), 이닝당출루허용률(WHIP) 1.09(4위)에 불과하다. 9이닝당 볼넷도 2.13개에 그치고 있고 피OPS도 0.607(5위)로 짠물이다. 리그에서 가장 많은 50⅔이닝을 소화하며 경기당 평균 6⅓이닝을 던졌다.
나이를 한 살 더 먹었는데도 작년 성적보다 훨씬 짠물투수가 됐다. 작년에도 8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 5회, WHIP 1.29,피안타율 2할6푼7리, 9이닝당 볼넷 2.65개, 피OPS 0.657를 기록했다. 작년보다 못한 것은 9이닝당 탈삼진 정도였다. 작년에는 9이닝당 9.28개였고 올해는 6.57개로 줄었다. 맞춰잡는 횟수가 늘었기 때문이다.
흥미로운 대목은 좌우 타자 피안타율이 작년에 비해 크게 역전된 점이다. 작년 같은 기간(8경기 기준)에는 우타 피안타율이 3할3푼7리, 좌타는 1할9푼4리를 기록했다. 올해는 우타에게 1할8푼9리로 상당히 강해졌다. 좌타는 2할6푼6리로 높아졌다. 우타자에게 강해진 것이 호투의 비결로 꼽힌다.
특히 이런 추세라면 10년 연속 170이닝은 무난하게 작성할 것으로 보인다. 양현종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목표이다. 선발투수로 30경기 가량 풀타임을 뛰면서 던져야 이룰 수 있는 대기록이다. 이미 9년 연속 기록도 신기록이었다. 양현종이 든든하게 마운드를 지키면서 KIA도 흔들림없이 1위를 지키고 있다. 선두의 힘이 되고 있는 것이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