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배우, 작품에도 자신의 몫을 톡톡히 하면서 풍미를 살려주는 김혜윤. 그를 ‘케미 굴소스’라 부른다. 여배우에게 ‘굴소스’라는 별명이 너무하다 싶을 수 있지만, 그만한 별명이 또 없다.
굴소스는 소금에 절인 굴에서 나오는 진한 국물과 굴을 곱게 갈아서 소금, 간장, 전분, 감미료 등과 혼합해 만들고 아미노캐러멜로 색을 입힌 중국 광동식 소스. 달콤짭짤한 맛에 특유의 감칠맛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굴소스는 어떤 요리에 넣어도 어울린다. 요리의 풍미를 높여주고 감칠맛을 돋우기 때문에 ‘마법의 소스’로 부른다.
그렇다면 왜 김혜윤이 굴소스일까. 드라마, 영화, 뮤직비디오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주연, 조연, 특별출연도 마다하지 않는다. 자신이 필요한 곳이면 어디든지 달려가는데, 단순 출연에 그치지 않고 작품(요리)의 맛을 더해주기 때문이다.
‘SKY캐슬’을 통해 주목을 받아서 그럴 뿐, 다작을 하면서 드라마계에도 굴소스처럼 스며들어 있는 게 바로 김혜윤이다. 2012년 단역으로 출연한 ‘대풍수’, ‘보고싶다’, ‘닥치고 패밀리’부터 시작해 ‘야왕’, ‘왕가네 식구들’, ‘나쁜 녀석들’, ‘펀치’, ‘딱 너같은 딸’, ‘신분을 숨겨라’, ‘미세스 캅’, ‘닥터스’, ‘쇼핑왕 루이’, ‘푸른 바다의 전설’, ‘도깨비’, ‘밥상 차리는 남자’ 등에서 활약했다. ‘SKY 캐슬’ 이후로는 ‘어쩌다 발견한 하루’, ‘청춘기록’, ‘라이브온’, ‘여신강림’, ‘여사와 조이’, ‘설강화’, ‘클리닝업’, ‘선재 업고 튀어’까지. 약 12년 동안 쉼 없이 작품 활동을 해왔고, 주연과 조연, 특별출연을 가리지 않고 필모그래피를 쌓고 스펙트럼을 넓혔다.
이 과정에서 ‘굴소스’ 김혜윤은 상대 배우를 빛나게 했다. ‘어쩌다 발견한 하루’ 로운, ‘어사와 조이’ 옥택연, ‘선재 업고 튀어’ 변우석 등이 김혜윤과 호흡을 맞추며 청춘 스타로 떠올랐다. 상대 배우를 빛나게 해준다는 점에서 김혜윤은 공효진, 서현진에 이어 ‘케미 여신’으로도 각광 받고, 이를 넘어 ‘케미 굴소스’라는 별명을 얻었다.
드라마 뿐만 아니라 영화, 웹드라마, 뮤직비디오 등 장르도 가리지 않고 스며들었고, 특유의 맛으로 시청자들의 입맛까지 사로잡은 ‘굴소스’ 김혜윤이다. ‘어쩌다 발견한 하루’에서는 1인 3역을, ‘불도저를 탄 소녀’에서는 첫 영화 주연작임에도 2시간을 끌고 가는 힘을, ‘선재 업고 튀어’에서는 청춘물 장인으로 그동안 쌓아온 깊은 맛을 냈다.
그 결과 지상파 연기대상 신인상(2019년), 백상예술대상 TV 부문 여자 신인 연기상(2019년), 대종상 신인여우상(2022년) 등을 싹쓸이했다. 평생 한번 받을 수 있다는 신인상, 그것도 권위와 역사가 있는 시상식에서 신인상 트로피를 휩쓸었다는 점에서 김혜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함께 호흡을 맞추는 배우를 돋보이게 해주면서 본인 스스로도 빛나는 김혜윤을 사랑하지 않을 이유가 있을까. 작품을 보는 눈부터 상대 배우와 호흡, 자신의 역할을 모두 해내는 김혜윤은 지금 가장 주목 받는 배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lnino891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