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캐스팅, 신선한 소재의 영화 ‘원더랜드’가 베일을 벗는다.
9일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는 영화 ‘원더랜드’ 제작보고회가 진행됐다. 행사에는 김태용 감독, 탕웨이, 수지, 박보검, 최우식이 참석한 가운데, 정유미는 건강상의 문제로 참석하지 못했다.
‘원더랜드’는 죽은 사람을 인공지능으로 복원하는 영상통화 서비스 ‘원더랜드’를 통해 사랑하는 사람과 다시 만나는 이야기로, 김태용 감독 특유의 섬세한 감성과 아름다운 영상미, 마음을 울리는 상상력이 어우러져 애틋한 여운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날 김태용 감독은 “제가 영상 통화를 자주 한다. 코로나 시기로 이후 화상으로 회의도 하고, 안부도 묻지 않나. 저도 그런 편인데, 영상 통화를 끊고 나면 ‘정말 저 사람과 내가 통화한 걸까?’ 싶기도 하고, 관계의 경계가 희미해진다는 생각이 들었다. 옛날에는 멀리 가면 헤어지는 것이었는데, 지금은 좀 달라진 것 같더라. 죽은 사람도 죽지 않고 영원히 소통하는 시기가 올 수도 있겠다 싶었다. 또 주변에 놓친 사람들, 보낼 사람들을 생각해 보면 이들과의 관계를 어떻게 이어가는 게 좋을까가 숙제로 느껴졌는데, 이 이야기를 담담히 써보게 되었다”라며 영화 준비 비하인드를 전했다.
이어 “죽음을 다루는 많은 이야기가 있고, 그 이후의 세계를 그리는 판타지물이 많은데, ‘원더랜드’는 우리의 이야기로 느끼길 바랐다. 현재의 과학기술로 가능한 이야기를, 동시대에 벌어지는 이야기처럼 느껴지기를 바라서 카이스트 교수님의 조언을 받았다. 수년 안에 발달할 방식, 인공지능 등에 대한 이야기를 논의해서 긴 시간을 시나리오에 담았다”라고 부연했다.
화려한 배우진에 대해서는 “보시다시피 여기 있는 분들이 스크린 안에서 모습만 봐도 웃음 나는 분들이다. 영화가 사람들이 어떻게 관계 맺고, 어떻게 상처받고, 극복하는가를 보여주는 잔잔한 드라마인데, 찍을 때마다 카메라가 조금 뒤에서 찍어야 하는데 자꾸 앞으로 가게 되더라. 그만큼 흡입력이 있는 인물들”이라며 자부심을 보였다.
그러면서 “사실 비결은 모르겠다. 저야 이 캐릭터를 이 배우들이 했으면 했지만, 이 배우들이 이야기를 좋아할 줄은 몰랐다. 그냥 어떤 순간에 이야기가 가지고 있던 것이 인연이 맞았던 거 같다”라며 “‘원더랜드’는 주로 혼자 연기하는 게 많았다. 그러다 보니 상대 배우와 케미가 좋은 이유는, 굉장히 배려가 많은 배우들이다. 예를 들어 박보검씨는 나오지도 않아도 수지씨가 촬영할 때 같이 나와서 호흡을 맞춰주는거다. 서로를 굉장히 배려해주는 연기를 했다. 영화를 보시면 섬세한 표정들이, 상대 배우로부터 받은 배려로 살아 있는 게 많다”
이날 자리하지 못한 정유미와의 재회에 대한 소감도 전했다. 김 감독은 “정유미 배우는 ‘가족의 탄생’을 함께 했었다. 2016년이니까, 꽤 오래되었다. 그 당시 정유미 배우가 굉장히 어려운 캐릭터를 맡았다. 그 역할을 너무 잘해줘서, 이번에는 인공지능 부모와 자라는 캐릭터를 맡겼다. 어릴 때 부모를 여의고 복원된 인공지능으로 부모와 자랐다면, 이 사람이 가지고 있는 인간과 기계를 넘어선 신뢰가 있지 않을까 싶었다. 정유미 배우는 기본적으로 물건 팔면 뭐든 사야 될 것 같은 신뢰감이 있지 않나. 그래서 출연 제의를 드렸고, 함께할 수 있어 좋았다”라고 설명했다.
탕웨이는 ‘바이리’ 역을 맡았다. 탕웨이는 “당연히 이 영화의 아이디어가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다. 동시에 김태용 감독님과 다시 한번 작업할 기회를 기다리고 있었기에 이 영화를 선택하게 되었다”라며 참여 계기를 밝혔다. 캐릭터 준비에 대한 이야기도 전했다. 탕웨이는 “여러 준비 했는데, 실제로 중국에서 고고학자를 하시는 분들과 많이 소통했다. 동시에 고고학과 관련한 책을 많이 사서 읽어봤고, 아이와 소통하는 장면에서도 나름 심혈을 기울였다”라고 전했다.
특히 탕웨이는 특별 출연한 공유 배우와 호흡을 맞추기도 했는데. 이에 탕웨이는 “공유 씨와는 코로나 기간에 처음 보아서, 화상통화로 처음 인사를 했다. 마치 ‘원더랜드’ 영화 자체 같았다. 굉장히 인상깊었던건, ‘저와 영상 통화하면서 스크린 크기가 얼마나 되냐’고 했더니 브라운관으로 보고 있다고 하길래 ‘내 얼굴이 너무 크게 나오는게 아닌가’ 고민하기도 했다. 처음에 핸드폰이나 아이팬드 사이즈인줄 알았더니, 실물 크기만한 스크린으로 저를 보고 있었다고 하더라”라며 비하인드를 전했다.
‘정인’역을 맡은 수지는 “원더랜드라는 세계관 자체가 신선하게 느껴졌다. 데이터를 모아서 사람을 구현하고, 정말로 믿게 되는 것이 신선하면서, 한 편으로는 씁쓸하기도 한마음으로 흥미롭게 시나리오를 읽었다”라며 “감독님과 작업하며 제일 많이 느낀 것은, 설명할 수 없는 감정들을 잘 끌어내 주시는 것 같았다. 저도 연기하면서 그런 부분이 재미있었다. 복합적인 감정을 연기해야 하는데, 감독님이 제 의견도 많이 물어봐 주시고, ‘젊은 애들 감정을 모르겠다’라며 물어봐 주시고, 소통도 많이 하며 작업했던 것이 값진 경험이었다”라고 웃었다.
박보검은 수지의 남자 친구인 ‘태주’ 역을 맡았다. 박보검은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보고 싶은 사람, 그리운 사람을 AI로 구현되어 만나게 해준다는 설정 자체가 흥미로웠다. 저도 모르게 원더랜드 서비스를 신청하고 싶기도 했다. 무엇보다 김태용 감독님이 좋았다”라며 김태용 감독과의 호흡에 “굉장히 온화하시고, 부드러우시고, 사람의 마음을 끌어내는 리더십도 있으신 분이었다. 처음의 정인과 태주, 시간이 흐른 두 사람의 관계와 대한 서사를 많이 고민했는데, 거의 프리프로덕션처럼 참여를 했다. 감독님과 이야기를 많이 나눌 수 있어서 새로우면서 즐거운 작업이었다”라고 전했다.
최우식은 ‘원더랜드’의 신입 플래너 ‘현수’ 역을 맡았다. 최우식은 “현장에서 감독님이 너무 재미있게 해주셨다. 현장에서 너무 잘 저를 보살펴 주시고, 잘 케어해 주셔서 재미있게 잘 찍었다”라며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감독과의 호흡에 대해서는 “제가 ‘가족의 탄생’을 좋아했어서, 이번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미래를 생각하면 차갑고, 블루톤인데, 감독님이 가지고 있는 따뜻함과 글의 따뜻함이 너무 잘 어우러져 있더라. 현장에 갔는데도 감독님이 너무 따뜻하셨다.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소통인데, 감독님과의 소통이 너무 좋아서 항상 웃고 떠들고 재미있게 참여했던 현장이었다”라고 말했다.
정유미와의 케미도 전했다. 예능에서 이미 호흡을 맞추며 인연을 맺었던 최우식은 “사실 누나랑 너무 친하게 지내다가 작품으로 연기를 한 건 처음이라, 처음에는 더 긴장되더라. 왠지 더 잘해야겠다는 마음에 다른 때보다 더 긴장되더라”라며 "이 작품을 처음에 들었을 때 유미 누나가 먼저 캐스팅이 되어있을 거다. 저는 유미 누나와 어쩌다 보니 예능도 많이 하고, 작품도 하게 되었는데, 저한테 어찌 보면 제게 도전의 느낌이었다. 친한 사람과 호흡할 때 어떤 케미가 나올지 궁금했었다"라고 덧붙였다.
배우 들이 전하는 촬영 비하인드도 들을 수 있었다. 수지는 기억에 남는 장면에 대해 “태주와 함께 우주에서 노래 부르는 장면이 기억이 남는다”라고 언급했다. 이에 박보검은 “그 장면이 촬영 전날 만들어진 노래다. 김태용 감독님과 음악 감독님이 ‘같이 노래를 부르면 어떨까. 혹시 작사 한번 해볼 수 있겠냐’고 하더라. 그날 촬영 끝나고 같이 숙소에서 우쿨렐레를 치면서 가사를 작성하고, 외워서 다음날 수지 씨와 촬영하게 되었다. 그래서 인지 기억에 더 남았다. 일단 정인이가 만남을 상상하는 장면인데, 그게 원더랜드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함축적으로 전해지는 장면 같았다. 만날 수 없는 그리움 등 복합적인 감정이 함축적으로 전해지는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수지는 "태주를 그리워하는 거처럼 영화 개봉을 기다리게 되었는데, 개봉하게 되어서 기쁜 마음뿐이다. 오랜만에 스크린으로 관객들을 만날 생각을 하니 설렌다"며 소감을 전했다. 박보검은 "어떻게 보면 제대 후에 영화가 개봉되어서 감사하다. 오히려 좋다고 생각한다. 모든 분이 보시고 각 인물마다의 상황에 공감해 주시면서 이야기에 따라 감성을 잘 전달받아 주셨으면 좋겠다"고 전했고, 탕웨이는 "호사다마라는 말이 있다. 저는 영화를 기다리며 영화가 숙성되며 다른 힘을 가진 쪽으로 숙성된 거 같다. 여러분들도 보시면서 마음속의 ‘원더랜드’를 찾아봐주셨으면 좋겠다"라며 관람 기대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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