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보기에 한국은 더 이상 라이벌이 아니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U-23 축구대표팀은 지난 달 26일 새벽(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압둘라 빈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8강전’에서 인도네시아와 2-2로 비긴 뒤 승부차기서 10-11로 무릎을 꿇었다.
이로써 10회 연속 올림픽 본선진출에 도전했던 남자축구는 40년 만에 올림픽에 나가지 못하게 됐다. 구기종목의 전멸이다. 한국선수단 단체구기종목 중 유일하게 여자핸드볼만 파리에 가게 됐다.
반면 조별리그서 한국에 0-1로 패했던 일본은 토너먼트에서 승승장구했다. 일본은 8강 카타르 4-2승, 4강 이라크 2-0승, 결승 우즈베키스탄 1-0 승리로 우승컵을 차지했다.
더욱이 일본은 축구뿐만 아니라 농구, 배구 등 인기종목은 물론이고 럭비, 하키 등 비인기종목까지 단체구기종목에서 전부 파리올림픽에 진출하는 기염을 토했다. 학창시절 1인 1종목을 체험하는 생활체육에 엘리트스포츠의 시스템이 접목된 효과다.
일본 ‘교도통신’은 8일 한국구기종목의 파리올림픽 전멸을 보도했다. 교도통신은 “오는 7월 개막하는 파리올림픽에 한국 구기종목은 거의 전멸했다. 아시아 맹주를 자처했던 남자축구마저 탈락했다. 한국은 50년 만에 200명도 되지 않는 선수단을 파리에 파견한다. 스포츠 강국을 쌓은 기존 스포츠 육성 시스템이 기로에 서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매체는 “한국 남자축구가 인도네시아에게 패하면서 10회 연속 올림픽 진출을 놓쳤다. 한국에서는 ‘축구 너마저…’라며 좌절하는 분위기다. 이미 농구, 배구 등의 올림픽 진출이 남녀 모두 좌절됐다. 한국에서 올림픽에 가는 단체구기종목은 여자 핸드볼 뿐”이라고 덧붙였다.
이제 일본은 더 이상 한국을 라이벌로 보지도 않는 분위기다. ‘교도통신’은 “한국은 최근 저출산으로 선수층이 더 좁아지고 있다. 가치관의 다양화로 메달 지상주의로 희미해졌다. 스포츠에 대한 열정이 사라지고 있다. 구기종목은 선수들이 높은 연봉을 받는 한국리그에 안주해 올림픽에 대한 동기부여도 떨어지고 있다”며 뼈아픈 분석을 내놨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