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겨서 너무 좋다. 특히 역전패가 이어졌던 팀 상황에 도움이 될 수 있어 좋다. 결과를 보니 KIA에 강했던 것이지 의식하지는 않았다”.
올 시즌 만점 활약을 펼치며 ‘대헌곤’이라는 근사한 수식어를 얻게 된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외야수 김헌곤이 이번에도 연패 스토퍼 역할을 하며 위기에 처한 팀을 구했다.
지난달 6일 광주 KIA전에서 결승타를 터뜨리며 8연패 수렁에 빠진 팀을 구한 김헌곤. 지난 9일 대구 KIA전에서도 승리의 일등 공신 역할을 했다.
2-2로 맞선 삼성의 8회말 공격. 김영웅의 중전 안타, 이재현의 볼넷, 류지혁의 몸에 맞는 공으로 무사 만루 천금 같은 기회를 얻었다. 타석에는 김헌곤. KIA 필승조 최지민을 상대로 좌중간 2루타를 날렸다.
볼카운트 3B-1S에서 5구째 직구(143km)를 그대로 잡아당겨 김영웅과 이재현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삼성은 ‘약속의 8회’를 연출하며 KIA를 5-2로 꺾고 지난 3일 대구 롯데전 이후 3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이겨서 너무 좋다. 특히 역전패가 이어졌던 팀 상황에 도움이 될 수 있어 좋다. 결과를 보니 KIA에 강했던 것이지 의식하지는 않았다”. 김헌곤의 말이다.
그는 “(무사 만루 찬스에서) 긴장되기보다는 상황에 집중하려고 했고 내가 부담되는 만큼 상대도 그럴 것이라고 생각했다. 누가 더 과감하고 집중력을 잃지 않느냐의 승부였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헌곤은 또 “볼카운트 3B-1S 상황에서 어렵게 변화구를 던지지 않을 거로 생각했고 생각하던 존으로 오면 돌려보자고 생각했는데 다행히 실투가 들어온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2년간 부상과 부진 속에 힘겨운 시간을 보냈던 김헌곤. 그는 “힘든 시간이 있었는데 돌이켜보면 안 좋은 시간만은 아니었던 것 같다. 가족의 힘이 제일 컸고 스스로도 잘하려는 욕심을 버리려고 했더니 심적으로 많이 편안해졌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김헌곤은 “힘든 순간에는 누가 무슨 말을 해줘도 직접 느끼지 못할 때가 많다. 요즘은 (백)정현이 형과 이야기를 많이 나누며 그런 순간들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크게 동요되지 말자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후배들을 위해 언제든 마음의 문을 열 준비가 되어 있다. 그는 “조심스럽지만 후배들이 찾아오면 언제든지 내 경험을 들려주고 도와주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박진만 감독은 "김헌곤 선수의 무사 만루 찬스에서 경기를 가져오는 타점으로 오늘 경기의 승기를 잡을 수 있었다. 최근 타선 컨디션이 살짝 떨어져 어려운 경기를 펼쳤는데 다시 살아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