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논란’의 중심에 선 김정년(32, 마스터욱)이 국내랭킹 1위다운 실력을 과시했다.
'NH농협은행 FIBA 3x3 홍천 챌린저 2024’가 5월 11일과 12일 이틀에 걸쳐 강원특별자치도 홍천군 홍천 토리숲도시산림공원 특설코트에서 개최됐다. 전 세계 16개 3x3 팀들의 참가해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세계적 강호인 미국(프린스턴), 라트비아(아다지), 네덜란드(위더레흐트), 독일(뒤셀도르프) 등이 참가했다. 올해 유일하게 국내서 열리는 3x3농구 국제대회다. 한국팀은 서울, 부산 올원뱅크, 하모진주, 예산 한울 총 네 팀이 출전했다.
특히 서울은 국내랭킹 1위 김정년, 2위 정성조, 3위 윤성수가 포진돼 있다. 서울은 11일 오전에 치른 1차전서 하모진주를 21-14로 잡았다. 2차전서 서울은 필리핀 다바오 시티와 접전 끝에 21-18로 이겨 메인드로우 진출권을 따냈다.
최근 ‘국가대표 탈락’으로 논란의 주인공이 됐던 김정년은 한풀이를 제대로 했다. 김정년은 진주를 상대로 서울이 넣은 21점 중 10점을 혼자 책임졌다. 그는 필리핀을 상대로도 화려한 개인기를 뽐내며 단연 출중한 기량을 보였다. 김정년은 이번에도 10점을 쏟아내며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이렇게 잘하는 선수가 태극마크를 달지 못했다. 이승준 전 감독이 국내랭킹 1위 김정년을 뽑지 않고 자신의 아카데미서 코치인 임원준을 선발했다. 기량에 따른 공정한 선발이 아닌 특혜선발이 아니냐는 논란이 불거졌다.
설상가상 임원준의 기량미달로 ‘대참사’가 발생했다. 지난 3월 개최된 FIBA 3대3 아시아컵에서 FIBA 랭킹 41위 한국은 62위 인도네시아, 78위 스리랑카에 패하며 조별리그서 탈락했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이승준 감독은 10일 국가대표팀 감독직에서 사퇴했다. 이 전 감독은 “논란의 대상이 된 선수가 같은 코칭 아카데미에 근무했던 것은 맞다. 그 선수가 기대했던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한 것도 인정한다. 대표팀을 맡으면서 코칭 아카데미를 떠났기 때문에 안일하게 생각했다. 보다 신중하게 판단했어야 한다. 앞으로 이런 논란이 재발하지 않도록 철저하게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해명했다.
이해할 수 없는 국가대표 선수선발로 김정년이 직접적인 피해를 입었다. 아울러 한국농구의 명예까지 실추됐다.
홍천 챌린저에서 만난 김정년은 “운동하다보면 이런 일 저런 일이 있다. 인생도 똑같다. 팀원들이 신경쓰지 않고 열심히 하기로 했다”며 담담하게 말했다.
이승준 감독의 사퇴로 김정년은 다시 태극마크를 달고 뛸 길이 열렸다. 그는 “(태극마크에) 연연하지 않고 열심히 하다보면 또 좋은 기회가 주어질 거라고 생각한다. 선수들도 정말 간절하다. 나도 힘이 된다”고 다짐했다.
3x3농구에서는 포인트제도를 시행한다. 김정년은 포인트로 보나 실력으로 보나 자타가 공인하는 랭킹 1위다. 상식적으로 국내랭킹 1위 선수는 당연히 태극마크를 달아야 한다.
김정년은 “국내랭킹 1위라 부담도 되지만 이겨내려고 한다. 팬들에게 제 이름이 더 불려지도록 열심히 하겠다. 자만하지 않는 자리로 만들겠다”며 자신을 채찍질했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