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진만 살아난다면...
SSG 랜더스가 조용하게 추격의 힘을 모으고 있다. 선두 KIA 타이거즈가 치고 나가지 못하고 있다. 21승18패를 기록해 KIA와 3.5경기차이다. 충분히 충격할 수 있는 가시권이다. 개막 이후 선발진과 구원진이 흔들리고 부상선수들이 속출하는데도 3승 흑자를 이루고 있다. 그만큼 힘이 있다는 것이다.
KIA 타이거즈와 광주 3연전을 펼치는 이숭용 감독도 "아직 독주 하는 팀이 없다. KIA도 외인(윌 크로우 팔꿈치 인대부분손상) 문제가 생겼다. 우리도 고비가 빨리온 것이 다행이다. 외인투수를 빨리 바꾸어 리셋 상황이 되고 있다. 5월만 잘 하면(버티면) 6월 부터는 괜찮을 것 같다"고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이런 희망을 낳게 만드는 것이 선발진의 움직임이다. SSG 선발진은 개막 이후 힘겨운 상황을 이어왔다. 국내파 에이스 김광현이 확실한 에이스 노릇을 못했다. 외국인 투수도 기둥이 아니었다. 로에니스 엘리아스는 6경기에서 2승(3패) 평균자책점 4.89, 퀄리티스타트 2회 작성에 그쳤다. 로버트 더거는 6경기 3패, ERA 12.71의 참담한 성적을 냈다.
최근 3년의 부진에서 재기를 기대받은 박종훈도 6경기에서 1승3패, ERA 8.10의 성적을 남기고 1군엔트리에서 빠졌다. 2군에서 재조정 시간을 갖고 있다. 선발투수들의 평균자책점 6.60으로 리그 최하위이다. 팀 퀄리티스타트도 8개로 역시 최하위이다. 선발진의 회복이 곧 전력 회복을 의미하고 있다.
최근 선발진의 회복 조짐이 보이고 있다. 김광현이 잠실 LG전에서 6회까지 단 1피안타 무실점 행진을 펼쳤다. 7회 3점을 주며 패전을 안았지만 변화구 비중을 높이는 투구패턴을 바꾸면서 위력과 자신감을 되찾은 모습이다. 선발진의 중심을 잡아줄 것으로 기대를 받고 있다.
과감하게 더거를 방출하고 새로 영입한 드류 앤더슨이 10일 광주 KIA전 데뷔전에서 위용을 과시했다. 빌드업 과정이라 3이닝만 소화했는데 6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최고 156km짜리 볼을 구사하는 등 강렬한 볼을 던졌다. 변화구도 일부러 많이 던지지 않았다. 당장 6이닝을 소화하지는 못하지만 충분히 경기를 잡을 수 있는 힘을 보였다.
박종훈도 퓨처스 실전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 7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퓨처스리그 경기에 선발등판해 6이닝 2피안타 2볼넷 2사구 6탈삼진 무실점 승리를 기록했다. 열흘을 보냈기 때문에 1군에 복귀할 것으로 보인다. 엘리아스도 자극을 받는다면 선발진의 힘을 빠르게 되찾을 수 있다.
불펜요원 고효준과 서진용이 부상으로 빠졌지만 마무리 문승원을 정점으로 불펜진도 제몫을 하고 있다. 선두 추격의 힘은 방망이가 아니라 마운드에서 나와야 한다. 특히 선발진의 힘이 중요하다. 조금씩 선발진에서 긍정적인 신호와 함게 좋은 흐름으로 바뀌고 있는 이숭용호가 발톱을 날카롭게 가다듬고 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