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지옥’ 베트남 아내 “17년 동안 생활비 4번 받아.. 여기 살려면 나보고 내라고”[종합]
OSEN 임혜영 기자
발행 2024.05.14 08: 25

‘외톨이 부부’ 아내가 결혼 생활 동안 생활비를 받은 적이 손에 꼽을 정도라고 말했다.
지난 13일 방송된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약칭 결혼지옥)'에서는 남편만 믿고 한국으로 왔으나 무시당하며 살고 있다는 베트남 아내와 되려 자신이 아내에게 무시당한다는 남편, ‘외톨이 부부’가 등장했다.
부부의 일상이 공개되었다. 출근했던 남편이 집으로 돌아왔고 아내는 남편에게 무신경하게 반응했다. 남편은 “아침 7시에 나가서 저녁 깜깜할 때 들어와서 ‘밥 좀 줘’ 하면”이라고 서운한 감정을 표출했고, 아내는 “나도 일한다. 여기서 살려면 나한테 생활비 달라고 하지 않았냐. 생활비 낼 거냐, 애들 교육비 낼 거냐고 물어봤다”라고 말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아내는 인터뷰를 통해 “남편의 월급이 얼마인지 모른다. 17년 동안 생활비 3, 4번밖에 안 줬다”라고 말했다. 남편은 그동안 번 돈을 못 준 이유에 대해 “급여통장 압류까지 들어온 상황이다. 어머니, 동생한테 빌리기도 했다. 둘째 아들 휴대폰 요금이 6개월 밀렸는데 어머니가 다 내주셨다. 아내한테는 솔직히 표를 낼 수가 없다. 창피하니까”라고 설명했다.
아내는 모든 일에서 남편이 혼자 결정하고 이후에 자신에게 통보해 서운하다고 밝혔다. 자신을 무시한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말하기도. 남편은 “내세울 것도 없고 이룬 것도 없고. 창피했다”라고 해명했다. 오은영은 “아내분이 이야기하는 것은 ‘나한테 자세히 얘기 안 해주는 건 나를 무시하는 거야. 나에게 깊은 믿음과 신뢰가 없는 거야’라고 생각하시는 것 같다”라고 아내의 마음을 설명했다.
오은영은 아내를 향한 지적을 하기도 했다. “가족으로부터 떨어져 나가 있는 것 같다. 억울함도 속상함도 많았던 것 같다. 남편뿐만 아니라 아이들에게도 무심하고 차갑다고 느껴질 수도 있다. 셋째 딸도 너무 걱정이다. 말이 너무 늦다. 발음에도 상당한 문제가 있다. 엄마는 말을 많이 하는데 대부분 베트남어를 쓰고 있다. 대체로 남편하고 대화를 안 한다. 대화할 때는 싸운다. 자녀한테 영향이 가면 안 된다”라고 말했다.
이들 부부는 세 자녀를 두고 있었고 그중 첫째 아들은 소아 우울증과 대인기피증을 심하게 앓고 있었다. 이에 남편은 “제가 목소리가 커서 첫째가 쉽게 겁을 먹고 트라우마가 생긴 것 같다. 집사람이 매번 정신병원 이야기를 하는 게 화가 나고 속이 상한다”라며 첫째 아들과 관련해 자신도 모르게 아내를 탓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오은영은 남편이 자식들 앞에서 폭력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에 대해 “매를 안 든다고 폭력적이지 않은 건 아니다. 언어적 폭력이다. 아이가 얼마나 혼란스럽겠냐. 어떨 때는 너무나 다정한 아빠다. 그러다 갑자기 강압적이다. 이 혼란을 아이가 어떻게 해결하겠냐. 왜 그러는 것이냐”라고 답답해했다.
오은영은 두 사람에게 힐링 리포트를 선사했다. 먼저 남편에게 “아내와 함께 처가를 방문하는 베트남 여행을 권한다”라고 말했다. 소유진 또한 여행을 갈 때 베트남 인사말을 외워서 존중하는 마음을 전달하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다음으로 오은영은 아내에게 “한국어 공부가 조금 더 필요하다. 막내에게 한국어 동화책을 읽으면서 같이 배워갔으면 좋겠다. 셋째가 한창 말을 배워야 하는 나이라 같이 배우는 게 도움이 될 것 같다. 베트남어도 가족들에게 알려줘라. 엄마의 나라에 대한 존중을 실천했으면 좋겠다. 그럼 ‘내가 베트남 사람이라 무시하나?’ 하는 마음이 풀려나가지 않을까 싶다”라고 말했다.
김응수는 “큰아들, 방에 더 이상 놔두면 안 될 것 같다”라고 말했고 오은영 또한 “이 분야에는 전문이다. 아이가 어려움이 있는 건 맞다. 일단 집안이 편안해야 한다. 또 운동을 해야 한다”라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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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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