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30)가 앞으로도 투수 등판을 하지 않으면서 투타겸업을 포기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매체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는 지난 13일(이하 한국시간) USA투데이 밥 나이팅게일 기자의 기사를 인용해 “오타니와 가까운 2명의 관계자는 만약 다저스가 오타니에게 투수를 포기하고 주전 외야수로 뛰어줄 것을 요구한다면 오타니가 응할 것 같다고 말했다”라고 전했다.
오타니는 메이저리그 통산 타자 756경기 타율 2할7푼9리(2642타수 737안타) 182홈런 464타점 461득점 95도루 OPS .932, 투수 86경기(481⅔이닝) 38승 19패 평균자책점 3.01을 기록하고 있다. 2021년과 2023년에는 모두 만장일치로 아메리칸리그 MVP를 차지하면서 메이저리그 역사상 만장일치 MVP를 두 번 이상 수상한 최초의 선수가 됐다.
지난 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얻은 오타니는 지난해 9월 팔꿈치 수술을 받아 올 시즌 투수 등판이 불가능함에도 다저스와 10년 7억 달러(약 9576억원) 계약을 맺어 모두를 놀라게 했다. 프로스포츠 역사상 최대 계약이다.
2018년 토미존 수술(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은 뒤 타자로만 뛰었던 2019년에 이어서 두 번째로 타자에만 전념하는 시즌을 보내고 있는 오타니는 2019년과 달리 놀라운 타격 성적을 보여주고 있다. 2019년에는 106경기 타율 2할8푼6리(384타수 110안타) 18홈런 62타점 51득점 12도루 OPS .848을 기록하는데 그쳤지만 올 시즌에는 40경기 타율 3할5푼2리(159타수 56안타) 11홈런 27타점 33득점 9도루 OPS 1.090으로 맹활약중이다.
오타니에게 10년 계약을 안긴 다저스 입장에서는 오타니가 건강하게 계약을 마치는 것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오타니는 지난 12일 샌디에이고전에서 허리에 타이트함을 느꼈고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9회 마지막 타석에서 곧바로 오타니를 대타 엔리케 에르난데스로 교체했다. 13일 경기에서는 아예 결장하며 휴식을 취했다.
오타니의 건강만 생각한다면 투타겸업은 큰 불안요소가 될 수 있다. 다저스가 오타니에게 투수를 포기하고 전업 외야수로 뛸 것을 요구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오는 이유다. 오타니는 이미 메이저리그 진출 이후 팔꿈치 수술만 두 번을 받았고 타자로도 150경기 이상 뛴 시즌이 2021년과 2022년밖에 없었다.
나이팅게일 기자는 "오타니는 명백하게 야구에서 타격을 가장 좋아한다. 오타니와 가까운 관계자들은 오타니가 타격만큼 투구에는 열정적이지 않다고 말한다. 오타니는 단순히 둘 다 할 수 있기 때문에 투타겸업을 하는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는 이러한 주장이 흥미로운 3가지 이유를 소개했다. 첫 번째는 오타니가 투구에 열정적이지 않다는 말을 믿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 매체는 "오타니는 공개적으로 많은 것을 말하지 않지만 우리는 오타니가 항상 투타를 모두 좋아하고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인상을 받았다. 미국에 온 이후 두 번째 팔꿈치 수술을 받았기 때문에 재활을 하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라고 분석했다.
두 번째 이유는 오타니가 주전 외야수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알 수 없다는 점이다.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는 "오타니는 메이저리그 진출 이후 단 7경기만 외야수로 뛰었다. 일본에서 뛰었던 시절부터 붙박이 외야로 뛴적이 없다. 오타니는 앞으로 몇 달 뒤에 만 30세가 된다. 오타니가 그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지, 그의 몸이 어떻게 적응할지는 알 수 없지만 매일 수비적으로 기여를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치있게 생각할 수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은 오타니의 계약 규모다.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는 "오타니가 10년 7억 달러 계약을 따낸 것은 타격 능력, 투구 능력, 시장성 때문이었다. 만약 그가 앞으로 투구를 할 수 없다면 다저스는 오타니에게 그런 계약을 안긴 것을 후회할까? 아마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는 지금 타율 3할5푼2리에 11홈런을 기록중이며 세계적으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투수를 하지 않았을 때의 가치에 대해서는 생각해 볼 필요는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