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SSG 랜더스 오원석(23)이 시즌 첫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를 달성하며 시즌 최고의 피칭을 해냈다.
오원석은 지난 14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 선발등판해 6이닝 2피안타 2볼넷 7탈삼진 무실점 승리를 기록했다.
1회초 삼자범퇴로 기분좋게 경기를 시작한 오원석은 2회 1사에서 이재현에게 홈런성 타구를 허용했다. 하지만 중견수 최지훈이 이 타구를 호수비로 잡아냈고 오원석은 오재일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화답했다.
3회에도 삼자범퇴를 기록한 오원석은 4회 2사에서 데이비드 맥키넌과 김영웅을 연달아 볼넷으로 내보내 2사 1, 2루 위기를 자초했다. 이재현에게도 3볼을 먼저 던지며 불리한 볼카운트에 몰렸지만 결국 유격수 땅볼을 유도하며 실점 없이 위기를 막았다.
오원석은 5회 2사에서 강민호와 김성윤에게 연속안타를 맞아 이번에도 2사 1, 2루 위기를 맞이했다. 류지혁에게는 1루 파울선상을 타고 흐르는 날카로운 타구를 맞았지만 1루수 고명준이 몸을 날려 타구를 잡아내 1루 베이스를 밟으면서 실점을 막았다.
6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오원석은 탈삼진 2개를 곁들이며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마지막 이닝을 정리했다. SSG가 4-0으로 앞선 7회에는 최민준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SSG는 경기 후반 타선이 폭발하며 9-0 완승을 거뒀다. 오원석도 시즌 3승을 수확했다.
투구수 88구를 기록한 오원석은 직구(62구), 커브(20구), 슬라이더(5구), 포크(1구)를 구사했다.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146km까지 나왔고 스트라이크 비율은 62.5%를 기록했다.
2021년부터 SSG 선발투수로 활약하고 있는 오원석은 매년 10승에 도전했지만 아깝게 실패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많은 기회를 받았지만 기대만큼 성장을 하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올 시즌에도 이날 경기 전까지 9경기(40이닝) 2승 2패 1홀드 평균자책점 5.63으로 아쉬운 성적을 거뒀다.
SSG 이숭용 감독은 "(오)원석이가 고비를 못 넘기는 것 같다. 배영수 코치와 시즌을 준비하면서 원석이를 10승 투수로 만들어보자고 고민을 많이 했다. 스프링캠프에서 준비를 잘했고 선발 로테이션도 계산을 해서 일부러 5선발로 시작을 했다. 그래도 계속 고비를 못넘기길래 배영수 코치에게 농담반 진담반으로 '우리가 본 원석이는 이게 다인가'라고 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지금까지의 모습이 전부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충분히 고비를 넘길 수 있을거라고 생각한다"라며 지금까지 보여준 오원석의 투구에 아쉬움을 토로했다.
특히 이숭용 감독이 아쉬워한 경기는 지난 8일 LG전이다. 오원석은 4회까지 1실점을 호투했지만 5회 4실점을 내줬고 6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가 선두타자 문보경에게 볼넷을 내주고 교체됐다. 이숭용 감독은 “5-1로 이기고 있는 상황에서 5-5가 되는 과정이 어떻게 보면 안타까웠다. 그런 투구를 하면서 본인에게 화가 났으면 했다. 5회가 끝나고 6회에도 안빼고 갈거니까 한 번 편안하게 던져보자고 말했다. 그러니까 죄송하다고 하더라. 나에게 죄송할 것은 없다. 동료들에게 미안해하고 스스로 화가 났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런데 6회에 올라가서 좋지 않았다. 경기가 끝나고 괜히 이야기를 해서 부담이 됐나 생각도 했다. 그래도 좀 더 독하게 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한다”라고 지난 경기를 돌아봤다.
이숭용 감독이 바라는대로 최고의 피칭을 선보인 오원석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올해 첫 무실점 경기다. 지금까지 선발등판을 해서 점수를 1점도 안준 경기가 없었다. 팀도 이겨서 너무 좋다"면서 "지난 등판에서 감독님이 너무 잘하려고 하지 말라고 말씀해주셨다. 부담스러운 것은 전혀 없었다. 오히려 감사했다”라고 말했다.
오원석은 이숭용 감독이 스스로에게 화를 내면 좋겠다고 말한 것에 대해 “나도 당연히 경기를 하다보면 화가 많이 날 때가 있다. 다만 그렇다고 글러브를 집어던지고 그럴 수는 없지 않은가. 그냥 마운드에서 자신있게 싸움닭처럼 투쟁심 있게 싸우는 모습을 바라시는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4회 순간적으로 제구가 흔들리면서 11구 연속 볼을 던졌던 오원석은 “볼넷 2개를 주고 3볼이 되자마자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았다. 만약 여기서 또 볼넷을 내주고 한 방 맞으면 또 그렇게 된다는 생각 뿐이었다. 그래서 그냥 가운데 보고 세게 던졌다. 내가 풀죽어 있으면 안되니까 가운데로 보고 세게 던졌다”라며 웃었다.
이숭용 감독이 고비를 못 넘는 것 같다고 지적한 경기에서 최고의 피칭을 해낸 오원석은 "항상 5회에 안 좋고 한 번에 우르르 무너지는 경기가 워낙 많았다. 맨날 같은 패턴으로 무너졌는데 오늘은 6회까지 던질 수 있어서 좋았다. 자신감도 붙은 것 같도 다들 응원을 해줘서 고마웠다"라며 이날 경기가 성장의 계기가 되기를 기대했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