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 폭투 때 1루에서 3루까지 질주해서 세이프 됐다. 기민한 주루 플레이. 그런데 감독부터 동료들까지 칭찬하기는 커녕 "미쳤냐"고 혼냈다. 왜 그랬을까.
1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키움과 LG의 경기. 키움은 2-0으로 앞선 7회 1사 후 김혜성의 내야 안타, 이주형의 우전 안타로 1,3루 찬스를 만들었다. LG 투수 이우찬의 폭투 때 3루주자는 득점했고, 1루주자 이주형이 2루를 돌아 3루까지 뛰었다.
이후 1사 1,3루에서 송성문의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3루에 있던 이주형이 득점을 올렸다. 그러나 덕아웃에 돌아온 이주형은 동료들로부터 축하 보다는 질책과 핀잔을 들어야 했다.
이주형은 스프링캠프에서 왼쪽 햄스트링 부상으로 중도 귀국했고, 재활을 마치고 4월초 1군에 합류했다. 4할대 맹타를 터뜨리다가 4월 중순 오른쪽 햄스트링 부상으로 다시 이탈했다. 몸 상태에 최대한 조심해야 한다. 지난 4일 1군에 복귀한 이후로 지명타자로만 뛰고 있다.
부상이 재발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하는데, 1루에서 3루까지 뛰면서 무리한 것을 동료들이 걱정해서 아쉬운 소리를 한마디씩 한 것이다.
홍원기 감독은 “육두문자가 나올 뻔 했다. 그런데 그 전에 선수들이 미쳤냐고, 왜 그렇게 했냐고 한마디씩 하더라. 내가 할 얘기들을 하고 있어서 어금니 꽉 깨물고 있었다”고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부상을 당하기 전 4할8푼3리의 고타율로 활약한 이주형은 복귀 후 5경기에서 22타수 4안타, 타율 1할8푼2리를 기록 중이다. 아직 타격감이 완전치 않은 상태다.
홍 감독은 "지금 타석에서 밸런스도 안 맞고 좀 고민이 많은 것 같다. 그런데 결국에는 한 두 타석에서 어떤 터닝 포인트가 필요할 것 같다. 타이밍을 잡는 어떤 계기가 있으면, 또 한번 잡히면 워낙 영리한 선수니까, 지금 안 좋다고 해서 다시 재조정할 수 있는 그런 여유가 없으니까, 타석에서 반등이 꼭 필요한데 본인이 알아서 잘 찾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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