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상하고 면목이 없었다".
KBO리그를 지배했던 거포도 풀리지 않을때는 속상했다. 처음으로 시즌 출발부터 찾아온 슬럼프에 쫓기는 시간이었다. 후배들에게 면목도 없었다. 물론 부끄러움의 시간이 길지는 않았다. 이틀연속 홈런으로 살아나면서 주장으로 팀에 귀중한 1승을 안겼다. 제자리에 돌아온 것 같다.
나성범은 15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승리의 주역으로 활약했다. 역전 투런홈런 포함 5타수 3안타 4타점 1득점의 맹타였다. 팀은 8-4 승리를 하며 2연패에서 벗어났다. 두산은 나성범을 막지 못해 10연승에 실패했다.
부상에서 복귀했으나 계속되는 부진에 시달렸다. 타이밍이 좀처럼 맞지 않았다. 인플레이 타구가 나오지 않았고 헛스윙도 많았다. 30타석 넘게 부진이 이어졌고 타율은 8푼까지 떨어졌다. 팀도 선두로 치고 나가지 못햇다. 드디어 14일 광주 두산전에서 실마리를 풀었다. 2회 첫 타석에서 125m짜리 중월투런아치를 그렸다.
이어 이날은 3번 우익수로 출전해 0-1로 뒤진 3회말 1사1루에서 또 125m짜리 우중월 투런포를 가동했다. 이틀연속 홈런으로 완전히 자신감을 찾았다. 이어 4회에서는 2사만루에서 가볍게 밀어쳐 2타점 적시타를 뽑아냈다. 여세를 몰아 6회에서도 좌전안타로 출루했다.
경기후 수훈선수로 뽑혀 단상에 올라 홈팬들에게 인사를 했다. "3회 홈런에 이어 4회 2타점 안타도 되게 좋았다. 전타석에서 좋은 타구를 날렸다. 욕심 내지 않고 정확하게 맞추자는 생각을 갖고 컨택을 했다. 컨택이 잘되어 안타로 이어지고 점수가 되어 좋았다. 최근 실투성 볼이 타구가 앞으로 나가고 결과가 나왔다. 더 자신있게 돌리다보니 홈런과 타점이 나온 것 같다"며 비결을 설명했다.
본인 뿐만 아니라 이범호 감독을 비롯해 주변인들도 당황스러운 슬럼프였다. "시즌 초반 부진은 처음 겪는 일이었다. 동료들이 열심히해 승리를 많이 쌓고 1위를 달리고 있는데 주장에도 불구하고 도움이 많이 못됐다. 내가 오고나서 뭔가 침체되는 분위기였다. 많이 속상하고 후배들에게 면목이 없었다. 어제와 오늘 좋은 타구 많이 나왔다. 내가 잘해서 이길 수 있는 경기 많이 보여드리고 팀에 도움됐으면 좋겼다"며 후련한 표정을 지었다.
마지막으로 "선수들이 매일 열심히 잘해고 있다. 힘든 경기도 하고 실책도 나온다. 더 격려를 하면서 선수들에게 힘이 되어주어야 한다. 선수들도 실수한 거 다 알기 때문에 한마디 한마디 힘이 되는 말을 해주고 있다. 1위를 하고 있고 선수들의 목표도 우승이다. 나도 우승하고 싶다. 지금 선수들과 꼭 우승하고 싶다"고 약속했다. /sunny@osej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