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변요한이 유재석도 인정한 고품격 토크로 팬들을 흐뭇하게 했다.
15일 전파를 탄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나온 변요한은 이날 나란히 영화 ‘그녀가 죽었다’와 디즈니+ ‘삼식이삼촌’ 두 편이 공개된다고 알렸다. ‘삼식이 삼촌’은 1960년 대 격동기를 배경으로 하는 디즈니+ 대작이고 ‘그녀가 죽었다’는 배우 신혜선과 함께 찍은 미스터리물이다.
변요한은 “송강호 선배는 그동안 존경해 온 선배이자 국가 대표 배우지만 드라마는 처음인 신인이다. 제게 많이 의지를 하시더라. 하지만 ‘새로울 신’이 아니라 ‘귀신 신’이다. 작두 타니까 쭉 가시더라. 신인상? 걸출한 신인들이 나올 테니 긴장하셔야 될 것 같다”고 말하며 MC들을 들었다 놨다 했다.
2년 전 청룡영화제에서 영화 ‘한산’으로 남우조연상 수상 후 “받을 줄 알고 있었습니다” 소감이 화제였다는 말에는 “진짜 그런 마음이었다. 제가 아니라 팀이 받는다고 생각해서 욕심이 났다. 거짓말 하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엄마한테 ‘그래도 되냐’고 문자가 왔다”고 유쾌하게 답했다.
변요한은 박정민과 함께 한예종 09학번 동기다. 그는 “20대 중반에 한예종에 들어갔다. 가족 반대가 심해서 유학도 갔다가 군대도 다녀왔다. 한예종 아니면 연기를 반대한다 해서 준비 5개월 만에 입학했다. 운이 좋았다. 아버지께서는 떨어질 거라 까다로운 미션을 주신 거 같은데 저는 군대에서 즉흥 연기 훈련이 돼 있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한예종 재학 당시 변요한은 300편 정도의 단편영화를 찍으며 독립영화계 황태자로 불렸다. ‘미생’ 김원석 감독도 ‘들개’의 변요한을 인상 깊게 봤다고. 덕분에 변요한은 ‘미생’ 촬영 2주를 앞두고 한석율 역에 전격 캐스팅,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이미 김원석 감독이 점찍어 둔 신예였다.
변요한은 “그동안 오디션에 너무 많이 떨어져서 세상에 반감이 컸다. 그런데 김원석 감독님은 가자마자 하자고 하셨다. 절 위해 준비해놨다고 하시니 도파민이 터졌다. 이분 앞에서는 자존심이고 뭐고 다 내려놓고 다 쏟아내자. 그동안 30편 이상 찍은 걸 다 쏟아내 보자. 무조건 잘 소화하고 싶어서 긴장도 컸다”고 힘줘 말했다.
하루 30분씩 잠을 자며 첫 드라마 ‘미생’을 완벽하게 성공시킨 변요한. 그는 “’미생’ 다음에 바로 주연이 됐다. 이 말은 아끼려고 했는데 tvN 최초로 제가 주연을 맡아서 조기종영이 됐다. ‘구여친클럽’이었다. 종영 인사도 못하고 각자의 집에서 헤어진 셈”이라고 고백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후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로 재기했지만 어쩐 일인지 이 작품이 끝난 후 변요한은 잠시 연기를 쉬었다. 알고 보니 건강 문제가 컸다. 그는 “독립영화를 쭉 쉬지 않고 찍다가 더 큰 필드에 와서 압박을 받다 보니 조금 몸이 안 좋아졌다. 흔들리기 시작하고 숨이 안 쉬어졌다”고 힘겹게 말했다.
“물 들어올 때 노 저어야지 하는데 나는 노를 미리 젓고 있어서 쉬었다”는 변요한은 “2년 쉬면서 좋은 걸 찾으려고 했다. 병원에서도 ‘명연기는 할 수 있겠지만 빨리 죽는다’고 했다.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다. 하루하루 살더라도 맺고 끊는 걸 구분하는 시간을 가졌다. 모니터링도 하고 부족한 게 뭔지 봤다”고 회상했다.
2년 정도 휴식기를 가진 그는 2018년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으로 완벽하게 복귀했다. 이병헌, 유연석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김희성 캐릭터를 완성한 변요한은 “2년간 대본을 아예 안 봤다. 연기하고 싶게 될까 봐. 쉬고 있는데 김원석 감독님 연락 왔다고 해서 봤는데 김은숙 작가더라. 저의 컨디션을 말씀 드렸는데 너무 따뜻하게 봐주셨다”고 미소 지었다.
이어 그는 “이병헌, 유연석 형님들도 너무 좋았다. ‘미스터 션샤인’ 첫 촬영이 끝나고 집에 가면서 살짝 눈물을 훔쳤다. 다시는 연기를 못할 줄 알았는데. 다시 하게 되니까 너무 좋았다. 저한테는 기적이었다. ‘내일은 할 수 있을까’ 두려움도 있지만 재능이 아예 없어진 게 아니라 세포가 살아나니까 좋았다”며 활짝 웃었다.
유려하게 고품격 토크를 이어간 변요한을 보며 조세호는 품질이 좋다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유재석도 "미스터 변 토크 좋은데"라고 칭찬해 훈훈함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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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유퀴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