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독신으로 살며 연기만 바라보던 배우 박주아가 세상을 떠난 지 13년이 흘렀다.
1942년생인 박주아는 1962년 KBS 공채 1기 탤런트로 데뷔했다. ‘여로’, ‘토지’, ‘전설의 고향’, ‘가시고기’, ‘사랑이 꽃피는 나무’, ‘서울뚝배기’, ‘TV 손자병법’, ‘창공’, ‘왕과 비’, ‘태조 왕건’, ‘눈꽃’, ‘반올림’, ‘온에어’, ‘시티홀’, ‘하나뿐인 당신’ 등에 출연해 시청자들에게 친숙한 얼굴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남자를 믿었네’를 촬영한 2011년 신우암 초기 판정을 받았고 그해 4월 로봇을 이용한 신장 절제 수술에 들어갔다. 그런데 수술 중 십이지장 천공이 발생했고 이후 그는 뇌사상태에 빠졌다. 결국 박주아는 한 달 뒤인 5월 16일 홀연히 세상을 떠났다. 향년 68세.
유족과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등은 고인의 사망원인이 병원에서 밝힌 다발성 장기손상이 아닌 십이지장 천공이라고 주장하며 의료진 등 병원 관계자 5명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반면 해당 병원 측은 로봇수술 과정에서 십이지장 천공이 생긴 것은 맞지만 사전에 천공 등 예상 부작용을 설명했고 수술 동의서도 받았다면서 천공은 어떤 수술에서나 발생 가능한 일이라고 의료사고 의혹을 부인했다.
이에 대해 2013년 1월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고흥 부장검사)는 의료진의 과실을 입증할 만한 구체적인 증거를 찾기 어렵다는 이유로 혐의 없음 처분을 내렸다. 유족 측은 의료진의 과실을 거듭 주장했지만 끝내 박주아의 죽음은 그렇게 끝맺음 됐다.
그럼에도 여전히 많은 이들은 고인이 남긴 푸근한 미소와 연기를 기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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