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김영웅(21)이 잠재력을 꽃피우고 있다.
김영웅은 2022 신인 드래프트 2차 1라운드(3순위) 지명으로 삼성에 입단한 대형 내야수 유망주다. 입단 당시부터 많은 기대를 모았지만 지난해까지는 68경기 타율 1할7푼9리(106타수 19안타) 3홈런 13타점 13득점 1도루 OPS .556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2년 동안 잠재력을 발휘하지 못했던 김영웅은 올 시즌 마침내 제 기량을 마음껏 발휘하기 시작했다. 41경기 타율 2할9푼5리(156타수 46안타) 9홈런 26타점 24득점 3도루 OPS .907을 기록하며 삼성 타선을 이끌고 있다. 삼성은 김영웅이 잠재력을 터뜨리면서 23승 1무 18패 승률 .561 리그 3위를 기록중이다.
김영웅은 최근 5경기 연속 4번타자로 출전하며 삼성 중심타선에 자리를 잡았다. 삼성 박진만 감독은 지난 14일 인터뷰에서 김영웅이 4번타자로 나서는 것에 약간의 부담감이 있다고 말했다는 것을 전해듣고는 "나한테는 그렇게 얘기하지 않았다. 부담이 없다고 했다. 그게 더 잘하는 것이다. 중요할 때 좋은 역할을 해주고 있다. 4번타자답다"라며 웃었다.
"이전부터 연습용 선수, 시합용 선수가 있다는 얘기를 많이 했다"라고 말한 박진만 감독은 "시합 때 자기 기량을 80%만 발휘해도 충분하다. 그렇게도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는 선수들이 많다. 그런데 김영웅은 80%가 아니고 그 이상을 해주는 것 같다. 부담이 큰 상황에서도 자신의 실력을 발휘하고 있다"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지난 2년 동안 김영웅이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자 박진만 감독은 스프링캠프 기간 김영웅에게 배트를 짧게 잡아볼 것을 제안했다. 김영웅은 배트 끝에 손가락을 걸고 배트를 길게 잡아 타격을 하는데 컨택 능력을 높이기 위해 조금 더 짧게 배트를 잡는 것이 좋겠다는 것이 박진만 감독의 생각이었다. 하지만 김영웅은 자신이 겨우내 준비한 것이 있다면서 이전처럼 배트 끝에 손가락을 걸어 잡겠다고 자신의 생각을 고수했다. 저연차 선수가 감독의 제안을 거부하고 자신의 방식을 유지하는 것이 쉽지는 않은 일이지만 박진만 감독은 그러한 김영웅의 모습에서 오히려 확신을 얻었다.
"나도 선수 생활을 해봤지만 배트를 걸어 잡으면 정타를 맞히는 것이 솔직히 쉽지 않다"라고 지적한 박진만 감독은 "그래서 이야기를 했는데 자기가 겨울 내내 준비한 것이 있으니 한 번만 믿어봐달라고 했다. 그렇게 준비를 했다고 하니까 그러면 결과로 보여달라고 했는다. 그리고 지금 결과를 잘 보여주고 있다"라며 미소를 지었다.
"김영웅이 그런 이야기를 할 것이라고 생각도 못했다"라며 웃은 박진만 감독은 "원래 성격이 조금 내성적이다. 그런 표현은 잘 안할 줄 알았는데 배트를 짧게 잡자는 얘기를 하자마자 그렇게 이야기를 하길래 이 정도면 정말 겨울 내내 준비를 잘했겠다고 생각했다. 믿음이 가더라. 그렇게 말을 했다는 것 자체가 믿어도 되겠다는 확신을 줬다"라며 김영웅에게 믿음을 보낸 이유를 설명했다.
삼성은 선두 경쟁을 하고 있지만 타격이 아주 강한 팀은 아니다. 경기당득점 7위(4.95), 타율 8위(.267), 홈런 6위(38), OPS 6위(.749)로 주요 지표에서 중하위권에 머무르고 있다. 삼성이 선두 경쟁에서 우위를 보이기 위해서는 타자들의 분발이 더 필요하다.
올 시즌 삼성 타선을 이끌고 있는 김영웅이 남은 시즌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팬들의 기대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