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김호중이 도로에서 사고를 내고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는 가운데 불거진 운전자 바꿔치기 의혹이 사실인 것으로 드러났다. 소속사 대표가 자신이 지시한 거라고 밝히며 해당 의혹을 인정했다.
16일 김호중 소속사 이광득 대표는 김호중의 뺑소니 혐의가 알려진 후 직접 입장을 밝혔다. 이 대표는 뒤늦게 해명을 하게 된 이유에 대해 “조사 중인 사건이기에 경찰 측에서 외부로 조사내용을 유출하지 말라는 당부가 있어 수많은 의혹에 빠른 의견을 전달 드리지 못한 점 죄송합니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김호중 교통사고에 대한 사건 경위에 대해 “김호중은 지난 9일 친척이자 소속사 대표인 저 이광득과 함께 술자리 중이던 일행들에게 인사차 유흥주점을 방문했습니다. 당시 김호중은 고양 콘서트를 앞두고 있어 음주는 절대 하지 않았습니다”고 강조했다.
이광득 대표는 “얼마 후 김호중은 먼저 귀가하였고 귀가 후 개인적인 일로 자차를 운전하여 이동 중 운전 미숙으로 사고가 났고 사고 당시 공황이 심하게 오면서 잘못된 판단을 한듯합니다”고 밝혔다.
이어 “사고 이후 매니저에게 전화가 와서 사고 사실을 알았고, 그때는 이미 사고 후 심각한 공황이 와 잘못된 판단으로 김호중이 사고처리를 하지 않고 차량을 이동한 상태라는 사실을 알았고, 이후 이러한 사고의 당사자가 김호중이란 게 알려지면 너무 많은 논란이 될 것으로 생각해 너무 두려웠습니다”라고 털어놓았다.
이에 운전자 바꿔치기와 블랙박스 메모리 카드를 제거했다고. 이 대표는 “현장에 먼저 도착한 다른 한 명의 매니저가 본인의 판단으로 메모리 카드를 먼저 제거하였고, 자수한 것으로 알려진 매니저에게 김호중의 옷을 꼭 뺏어서 바꿔입고 대신 일 처리를 해달라고 소속사 대표인 제가 부탁했습니다. 이 모든 게 제가 김호중의 대표로서 친척 형으로서 김호중을 과잉보호하려다 생긴 일입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 사건의 관련자 모두 성실히 조사에 임하고 있으며, 소속사는 사후 처리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지금까지 전해드린 내용은 경찰 조사내용과 모두 같습니다. 다시 한번 고개 숙여 사과드립니다”고 사과했다.
앞서 경찰에 따르면 김호중은 지난 9일 밤 11시 40분쯤 서울 신사동에서 진로를 변경하는 과정에서 마주오던 택시와 접촉사고를 낸 뒤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서울 강남 경찰서는 김호중을 도로교통법상 사고 후 미조치 혐의로 입건했다.
특히 김호중이 운전자 바꿔치기 의혹을 받고 있던 상황. 사고 이후 김호중의 회사 관계자 A씨는 경찰서를 방문해 자신이 김호중의 차량을 운전했다고 자수했다. 그런데 A씨는 사고 당시 김호중이 입고 있던 옷을 입고 경찰서를 찾아갔다. 해당 의혹에 대해서는 소속사 대표가 직접 인정해 충격을 주고 있다.
경찰은 김호중에게 출석을 요구했고 17시간이 지나서야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김호중은 9일 밤 운전을 하지 않았다고 진술했지만, 경찰의 추궁에 운전 사실을 인정했다. 그런데 김호중과 매니저의 혐의를 입증할 결정적 단서인 블랙박스 메모리 카드가 사라졌다. 이에 경찰은 지난 14일 김호중에 대해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하고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더불어 경찰은 운전자 바꿔치기를 비롯해 김호중이 음주운전으로 사고를 낸 정황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김호중이 매니저에게 음주운전을 하다가 사고가 났다며 경찰에 대신 출석해달라고 한 녹취 파일을 확보했다고. 앞서 조사 당시 김호중은 음주측정 결과는 음성으로 나왔지만 사고 후 시간이 많이 흐른 뒤 측정이 이뤄진 만큼 경찰은 음주운전 가능성도 조사 중이었다.
무엇보다 김호중 소속사가 사건을 은폐하려 한 가능성을 조사 중이고, 경찰은 매니저 등에 대해 범인도피죄 적용 여부를 검토 중인 상황에서 소속사 대표가 직접 사건 은폐 시도를 한 것을 입장문을 통해 인정했다. 하지만 음주운전에 대해서는 부인하고 있다. /kangsj@osen.co.kr
[사진] OSEN DB